도토리 풍년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9-16 23:06:59
- 조회수
- 1,978
추석이라 시댁과 친정엘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차타는것이 싫어 멀리가는것이 점점 싫어집니다.
저녁에 음식 준비를 하는데 형제들이 서울숲에 간다고들 나가더니 돌아올때는
주머니가득 무언가를 가져왔습니다.
아이들 고모는 정우엄마 어디갔냐며 부릅니다.
"정우엄마 얼른 도토리묵 쑤워"
무슨소리인가 했습니다.
주머니에서 나온것은 왕도토리였습니다.
서울 숲에 심어놓은 대왕참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왔는데 묵 쑤면 크게한모는
나오는 양이었습니다.
시숙님도 고모도 귀찮은지 싫다하는데 먹돌이 울신랑은 마눌이 귀찮던 말던
당신이 먹고싶으니 얼마나 열심히주워왔을지 짐작이 됩니다.
귀찮아 싫다고하자. "낭군님이 먹고싶다는데 귀찮은게 어디있어"
추석날에도 바람쐬러 나가보니 도토리가 많이 달려있어 가끔 배낭메고 주우러
다니는 아줌마들이 보였습니다.
주운 도토리는 울신랑 열심히 챙겨왔는데 딸아이한테 맡겼던 옷보따리는 대신
놓고왔습니다.
이번엔 친정엘갔습니다.
가서 잠깐 이야기하는데 엄마
"셋째야 도토리 가져가서 묵쑤워먹을래"
아고 올해 왜 이런다냐. 오나가나 도토리가 날 괴롭일줄이야.
"엄마 귀찮게 언제 껍질벗기고 우려내고 갈아서해먹어 "
껍질벗겨 다 우려냈으니 먹고싶을때 믹서에 조금씩 갈아서 해먹으랍니다.
바쁜 딸을위해 그리 해주신거지요.
올해 도토리가 풍년이라 집집마다 몇말씩 주워왔답니다.
올때 도토리라고 꺼내주시는데 한말은 되지싶습니다.
설마 그리 많을줄은 몰랐는데...
껍질 벗기려면 손이 무지아팠을텐데...딸과 사위가 묵을좋아하니 힘들어도
아푼줄모르고 하셨을겁니다.
엄마생각하며 시간내서 한번 묵을 해봐야할것같습니다.
그리 잘해먹던 묵을 지난해엔 못해먹었는데 잘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자유인님의 댓글
잘 사는 동네에 사는 쥐들이라 먹을 것은 많겠지만..
시골 다람쥐 굶는 것보다는 좋네요.
이왕이면 강남 근처 산이었으면 좋겠는데...
벌집아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