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거래사(귀농을 꿈꾸시는 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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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08-10-05 09:07:02
- 조회수
- 1,806
귀거래사 도연명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없음을 깨달았고
앞으로 바른 길을 좇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리 벗어나지 않았다.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한들한들 옷자락을 헤친다.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보며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 한다.
도연명이 살던 시기는 신흥 군벌이 서로 각축을 벌이던 때라 사회가 혼란했던 시절...
평생 다섯 번 조정으로 나아갔는데... 이유는 굶주리던 가족들을 위해서..
도연명의 마음은 다음의 귀거래사 서문에 잘 나타나 있지요.
서문.
집이 가난하여 농사를 지어도 자급자족할 수가 없었다. 어린 것들은 많은데
항아리에는 저장된 곡식이 없어, 생계를 꾸려나갈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친척들이나 벗들이 모두 나에게 지방 관리가 되라고 권했고, 나 또한 서슴지 않고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자리를 찾아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정변이 자주 일어나 사방에서 일자리가 생겼고, 또 실권을 잡은 제후들은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 자신들의 덕으르 보이고자 했다.
마침 숙부께서 가는으로 고생하는 나를 위해 길을 터서 조그만 마을의 벼슬아치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당시는 세상이 편온하지 못하여, 멀리까지 가서 벼슬을 하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평택은 집에서 백 리 거리에 지나지 않았고, 또 녹으로 주어지는 공전의
수확으로 충분히 술을 빚어 마실 수 있었으므로, 이내 팽택령을 승낙했다.
그런데, 며칠이 못되어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유인즉, 나는 무위자연을 본성과 성품으로 타고 났는데, 그러한 성질과 본성은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굶주림과 추위에 몰려 절박한 상황에 빠졌다 하나, 천성을 어기고 뜻에 맞지
않는 일을 하니 백가지 병이 돋는 듯 했다.
전에도 남의 밑에서 벼슬살이를 했지만, 그 모두가 입에 풀칠하기 위한 것으로, 스스로
내 몸을 학대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새삼 서글픔과 비분강개하는 마음이 가슴을 메우고, 나 자신이 평소에 지녔던
뜻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그저 그 해의 추수가 끝나기를 기다려
옷을 챙겨 벼슬에서 물러날까 망설이던 차에 마침 정씨에게 출가했던 누이가 무창에
서 죽으니, 나의 마음은 오직 장레식에 참석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결국 스스로 벼슬을 버리고 말았다.
음력 팔월에서 겨울까지 벼슬에 있은 지 80여일이었다.
뜻밖의 일로 인해 나는 본심을 좇아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한 편의 글을 지어 "귀거래혜" 라 이름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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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다음카페// 머무는바 없이 스스로 돕는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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