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에서 백도로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11-11 10:57:41
- 조회수
- 2,410
거문도 다녀온 이야기 잊기전에 올려야겠습니다.
동도에서 등대를 구경하고 서도로 건너가니 맛난 밥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밥상을보니 상에 야채라곤 달랑 깍두기 한가지 나머진 회를 비롯 모두 해산물이었습니다.
배고픔을 달래며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입에서 살살녹던 고소롬한 회가 그 비싼 다금발이였다고 합니다.
점심을 먹고 낚시를 하고싶다고하니 식당주인 아들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양식장에 줄 사료인 멸치를 잔뜩 가져오곤 배에 오르라고 합니다.
양식장에 도착해서 낚시끈에다 바늘까지 달아주고 양식장 주변인 가드리에 앉아서
낚시를 하라고 합니다.
다들 아시겟지만 거문도 바다는 너무맑아 물속에서 헤엄치고노는 고기들이 훤하게 보입니다.
낚시바늘에 새우를껴서 물속에 내리면 이녀석들 다가와 무는것까지 보일정도였습니다.
주인장 아드님 말이 눈에 보이는 고기들은 독이있는 녀석들이니 깊게넣어 낚시를
해야한답니다.
낚시줄을 넣기가 무섭게 막내동서 걸렸다고 소리치고 옆에있던 시숙님도 나도합니다.
우린 낚시줄 넣기도전에 먼저시작한 분들이 고기를 낚아댑니다.
그렇게 잡아올린것은 우리가 못보던 녀석들이라 물어보니 아지란 고기랍니다.
그렇게 네집식구들 둘러앉아 낚시를 하고 우리 시누는 낚아올린 고기 수집하러다니고
한참 열을 올리고있는데 이번엔 돔을 잡았다고 동서와 울서방님 큰소리칩니다.
우리 막내서방님^^낚시는 혼자다녔는데 마눌한테 밀리니 이젠 큰소리도 못치겠다고
은근히 마눌 자랑을 합니다.
희희락락 즐기고있는데 주인장 아드님 또 회를 가져다 주고 갑니다.
횡재를 한것이지요. 어디서 이런 비싼회를 마음놓고 먹겠어요.
그렇게 해가 서서히지고 밥먹으러왔던 녀석들이 배가 불렀는지 뜸해집니다.
주인아드님 그만 가자고~~~
두시간 잡은 아지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배에서 내리니 광주에서 오셨다는 아저씨들 당신들이 낚은것을 보여주는데
윽^^이분들은 참돔으로 그것도 무지 큰것으로 50여마리 잡았답니다.
이분들을 인솔한 아저씨 내일 새벽 일찍나오면 돔맛을 보여준다고 바람을 넣습니다.
조개국을 비롯 칼치구이 매운탕등..그런데 이곳에 매운탕엔 야채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거문도에는 야채가 하나도 나질않는답니다.
그래서 이곳에 갈때는 야채와 육류를 가지고가야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맛있게 저녁을먹고 나오는데 고소한 냄새가 풍깁니다.
거문도로 고양이를 찍으러오신 모 방송국에서 오신분들 저녁대신 아지구이에 소주로
대신하고 있엇습니다.
우리도 인터뷰했는데 나오려나 모르겟습니다.
같이 먹자고 하셔서 구운아지를 먹고 다시 숙소로 갔습니다.
내일 새벽 돔 잡을 욕심에 잠이 잘 오질않습니다.
새벽 4시 30분 누가 깨우지않아도 알아서들 척척 일어나 준비를 합니다.
돔의 위력이 이리 큰줄은 몰랐습니다. 바닷가로 나가니 광주아저씨들 나오시고
배있는곳으로 가는데 배를 몰아줄 주인아저씨가 안보입니다. 낚시온 아저씨들 이야기론
어젯밤 술을 고래로 마셨다고하는데...기다려도 안나오셔서 핸폰으로 연락하고있는데
다른배 아저씨가 가드리까지 태워다 주셨습니다.
앉기가 무섭게 광주아저씨들 큰돔을 낚아올리는데 정말 내가 낚은것처럼 신이납니다.
그분들은 전문 낚시대 우리는 끈에 낚시바늘 달랑달랑 단 낚시
그렇게 자리잡고 앉아서 하는데 갑자기 내가잡은 낚시줄이 묵직합니다.
결렸다며 조금씩 올리는데 어찌나 무거운지 딸려오려하질 않습니다.
우리 서방님 천천히 끌어올리라하지만 내 손가락이 잘라질것같은 통증이오는데도
조금 딸려오는듯 싶더니 꼼짝을 않습니다.
급한김에 도와달라는 소리지르니 막내서방님 달려오셔서 같이 올려주시는데
아무래도 끈달린 낚시론 그넘의 무게를 감당할수가 없었습니다.
놓친고기가 더 크게느껴진다지만, 우리서방님 정말 컸다고 아쉬워합니다.
하긴 낚시를 몇번 해본 경험으로 이런무게를 느껴보긴 처음이었습니다.
바윗돌을 끌어올리는듯한 느낌이었거든요. 절대 뻥아닙니다.
낚시꾼들 모두 뻥쟁이란소리가 왜 나왔는지 알것같습니다.
그렇게 옆아저씨들은 척척 잘도 잡아올리는 돔을 우리는 아무도 못잡고 타는 가슴만
달래야했습니다.
그때 우리형님 "어 나도 모 걸렸나봐" 하시기에 달려가서 끌어올리니 아주 묘하게
생긴넘이 우리앞에 나타났습니다.
복어가 턱하니 걸린거였어요. 이넘 생긴것도 우끼지만 하는짓은 더 웃깁니다.
옆에 아저씨 복어를 살짝 발로밟습니다. 화가난 복어란넘 요상한 뿍뿍소리를 내더니
배가 터질듯이 부풀어오릅니다.
돔 못잡아 우울하던 기분이 한순간 이녀석으로인해 잊게되었지요.
서로들 한번씩 이녀석과 사진을 찍겠다고 소동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녀석 몸에서 나는 냄새는 윽^^소리 절로나옵니다.
옆에 아저씨들은 복어잡은것 우리보고 가져가라고 주시곤 당신들은 돔만 챙깁니다.
그렇게 돔은 잊기로하고 백도여행길을 나서기위해 다시 배를타고 나왔습니다.
아침먹고 배를 기다리는데 거문도엔 택시배가 있었습니다. 부르면 언제나 달려오는
한사람당 2천원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택시배를 기다리고있는데 방송국에서 온
아저씨들 바닷가에 모여 떠들썩합니다. 가서보니 바닷물에 문어란넘이 턱하니
버티고있고 낚시대로 문어를 걷어올리려고 애쓰고있는 중이었습니다.
pd아저씨 문어머리에 낙시대를 가져다대고 살살끌고오는가 싶더니 문어란넘
줄행랑을 처버리고 식당아저씨 남의 양식장에서 뭐하는거냐고 달려오십니다.
ㅎㅎ 자기집 앞 바닷가를 자기들 양식장이라고 부릅니다.
"내가키우는 문어잡으면 만원내야혀" 하시면서 큰 장대를 가져오셔서 이넘으로
해야한다며 설명을 해줍니다. 문어가 나타나면 건지려고 고리달아서 만들어놓은것이
있더라구요. 문어도 놓치고 돔도 못잡고 미련을 남긴채 백도로 향했습니다.
몇번을 와도 날씨때문에 못보고가는분들이 많다는데 우리는 운좋게 화창한 날씨에
백도를 봤습니다.
바다한가운데의 작은 섬들의 형상들 우뚝우뚝 솟은 갖가지모습을 하고있는 바위들
설명해주시는 할아버지는 지금도 일본놈들에게 한이있는듯 일본사람들이 탐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십니다.
우리 시숙님은 너무 멋져서 사진찍냐고 자세하게 못봤다하고 우리 신랑은 켐코도로
열심히 찍었는데 바닷물이 렌즈에 튀어 못쓰게되었다며 아깝단소리를 되뇌입니다.
그렇게 백도구경까지 끝을내고 돌아오는길 서도에 남겨놓은 차를 싣고
우리가 잡은 냉동시켜놓은 아지를 건네받고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정읍에 도착해서 잡은고기를 나누려고보니 세상에나 우리가 잡은 아지는 간데없고
그곳엔 그 비싼 다금발이로 가득했습니다.
한마디로 땡잡은거지요.
아는분의 소개로 갔는데 형부란분이 그곳에선 생선으로 치지도않는 아지대신
다금발이로 주신거였어요.
한집에 두마리씩 나누어갔곤 각자 보금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다금발이 받고 그냥있을수없어 귀한 야채들을 보내려고했더니 울신랑 꿀과 식초를
보내자고해서 그리했습니다.
겨울에 다시한번 아이들데리고 가자며 약속을 했는데 잘 지켜질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갈때엔 그곳에서 귀한 야채 잔뜩 가지고 가야겠습니다.
(돌아오는길 배에서 자고있는모습)
댓글목록
정서룡님의 댓글
정서룡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이번 여행은 아이들을 떼어놓고 간것이라 좀 미안하고 아이들하고 경험했으면 좋았을일들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계획없이 간것이라 아이가 걸음마걷든 그렇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거든요. 이곳을 지나는일이 있으면 한번 들리세요.
자유인님의 댓글
자유인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맛이 좋던데 그건 안주고 다금바리만 넣어주시다니....
다금바리가 훨씬 비싸다지만 우린 양이 많은게 더좋은데
에구 아까워라....^^
벌집아씨님의 댓글
자유인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