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 가족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12-11 10:30:31
- 조회수
- 1,887
어제가 결혼 19년째 되는 날이다.
봄날같이 따스한 날씨에 벌들은 나들이로 분주하다.
아직도 녹차꽃이 한참이기에 부지런한 벌들 다리에 화분을 달고오는 모습들이 보인다.
따스한 날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수있을까?
울신랑 훈연기피우고 벌통 내검에 나섰다.
늦가을 화분떡 하나 더 얹어준탓인지 벌들식구가 많이 늘었다.
월동 먹이를 넉넉하게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통은 많고 어느통은 간당간당한다.
많은 통에 소비를 꺼내 벌을 털고 적은통에 넣어준다.
가을 날씨가 따뜻했던 탓으로 생각보다 많이들 먹은것 같다.
아직도 갈길은 먼데 어두움이 슬슬 밀려온다.
"정우아빠 빨리해야할것 같은데, 어둠이 비행기떨어지듯 몰려와"
그소리에 울신랑 웃으며 제주갔다오더니 표현이 달라졌네.한다.
신랑은 오랫만에 무거운 벌통을 들면서 끙끙거린다.
"여름내 너무 무리했나봐" 하며 벌을 잡아 팔꿈치에 몇방을 쏘인다.
12매든 벌통을 로얄제리한다고 하루에도 수없이 들어내리더니 팔이 아푼가보다.
"당신 나이 생각해야지. 매일 이팔청춘이 아니잖아"
"그러게. 이젠 십매상으로 모두 바꾸어야할까봐"
두런 두런 이야기소리에 어둠이란 녀석이 우리앞에 턱하니 와있다.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아침부터 서두르자며 일과를 끝냈다.
택배 포장하고 들어오니 정우 노래방타령이다.
"수능점수 잘나왔니? 노래방가자고 하게"
"죽썼는데 잘나올리가 있어요"
"너 얼굴 두껍다. 시험도 못봤으면서 무슨 노래방을 가자고 그래"
아들도 미안한지 웃음으로 흘려보낸다.
그러고보니 가족끼리 그 흔한 노래방 한번 같이간적이 없다.
"정우아빠. 오늘 내가 당신 어른 만들어준 날이니 떡뽁이나 사주라"
"짜장면 먹지"
"떡볶기 먹고싶은데"
그렇게 떡볶이먹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얼마전 정우가 한소리가 귀에 남아있기때문이다.
노래를 못하니 친구들하고 노래방엘 가도 앉았다 그냥 온다는것이다.
노래방에 들어서니 아들과 신랑은 서로 노래 예약하고 불러대기 정신이없다.
아들은 기집에처럼 조용한 노래만 불러대고 신랑은 그 큰 목소리로 소리소리 불러댄다.
아이들좀 부르라고 데리고갓더니 제일 신이 난 사람은 울 신랑이다.
영섭이는 가만 앉아 있기에 좋아하는 노래 부르라고했더만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는
모두 음이 높아 하기 힘이든단다.
역쉬나 예약하고 끝낸 노래가 한곡도 없다.
"영섭아 좋아하는 노래와 부르기 좋은 노래는 다르니 몇곡 만들어 놓아"
그렇게 음치 가족 노래방에서 신나게 부르는데 노래방 기계가 사람 기분좋게
만들어 놓았는지 맨 가수왕 탄생이다.
에공 엉터리~~~
그렇게 난생 처음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나오는데 울 큰넘 하는소리
"엄마 아빠가 노래를 못하니 내가 못하는것이 당연한거구나"
댓글목록
자유인님의 댓글
칼질 하자고 그러지.
연말이라 더 바쁘네요. 오늘은 벌이 떨어져서 우리학교 샘들 많이 서운해 하셔요.
교장샘부터 줄지어 환자들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아씨처럼 벌 많은 분들이 제일 부러워요. 어쩌다 벌통에 벌이 그득하면 배가 부르고...하하하
소망이님의 댓글
미술선생님 맞죠?~
소망이님의 댓글
무슨 음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 보냈다는게
보기 좋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정규문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규문님 우리 부부는 그런날 잘 안따지고 살아서 울랑이는 그런가보다 합니다.ㅎㅎ
죽기전에 선물한번 신랑한테 받아보고 죽을라라 몰라요.ㅎㅎ
언제부터 반지하나만 사주라고해도 말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마눌 성격아는지라 그때만 넘어가면 되는것을 넘 잘알고있나 봅니다.
소망이님의 댓글
학교 샘들 얘기 하시는거보니 맞는것 같아요^^
운영자님의 댓글
땅강아지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처음한두해는 잊는다고 앙탈을 부리기는 했지만 지금껏 그냥 지나갔거든요~
땅강아지님은 누구실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