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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즉독선기신(窮則獨善基身, 궁핍할 때에는 홀로 깨우침을 얻기에 힘쓰고)이요, 통즉겸선천하(通則兼善天下, 깨우침을 얻었을 때에는 세상에 나가 좋은 일을 한다)라. 맹자(孟子)의 진심장(盡心章)에 나오는 글이다. 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과 지혜를 얻어 세상에 나가 봉사한다.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었다. 그러나 나는 늘 궁핍했다. 마음도 몸도 지식도 늘 굶주렸다.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기에 앞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깨달음을 얻는 것이 내 삶의 존재 이유였다. 이 땅의 풀과 나무들을 깊이 알고 싶었다. 식물의 생김새와 이름, 화학적인 성분 따위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마음과 영혼을 알고 싶었다. 풀, 나무, 공기, 바위, 물, 흙, 바람, 별, 달, 새, 벌레, 산짐승 같은 것들과 마음과 뜻을 통하고 싶었다. 차라리 풀이나 나무, 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자연과의 완전한 교감을 꿈꾸면서 온 세상을 순례했고, 수많은 밤을 대오각성을 향한 갈증으로 지새웠으며, 풀잎에 맺힌 이슬같은 것에서 영원한 진리를 배우려 했다. 옥계 석병산은 십 몇 년 전에 지식과 영혼과 육신의 가난이 극에 이르렀을 때 육신을 버릴 결심으로 찾아갔던 곳이다. 석병산 꼭대기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거대한 바위병풍 아래로 몸을 날려 흔적없이 이 땅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석병산 꼭대기 바위 절벽에 일월문(日月門)이라는 제법 큰 구멍이 뻥 뚫려 있는데, 그 구멍으로 건너편의 산등성이들이 보인다. 이 구멍을 건너편 능선에서 보면 해와 달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일월문 왼쪽 아래에 20m쯤 높이로 솟아 있는 뾰족한 바위 봉우리 발치로 조심조심 내려갔다. 풍화가 심한 석회암 바위들은 건드리기만 하면 맥없이 부서져 내렸다. 돌 하나를 던졌더니 그것이 절벽에 부딪히면서 수많은 돌이 함께 굴러 떨어져 온 산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을 내며 수백 길 절벽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여기서 떨어지면 저 돌맹이들처럼 몸이 가루가 되어 버리겠지. 떨어질 때의 기분이 어떨까. 그거야 떨어져 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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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꾼의 즐거움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까지 가서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비틀려 자란 아름드리 노간주나무와 분재처럼 자란 회양목, 신갈나무, 산오이풀, 산부추, 억새 따위들이 자라고 있는 좁은 바위틈을 기어 내려가 마침내 1cm도 앞으로 갈 수도 없고 옆으로도 갈 수 없는 절벽 틈에 섰다. 머리 위도 발 아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직 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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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몸을 던지려고 마지막 숨을 크게 들이쉬는 순간에 스르르 스륵 소리가 나서 밑을 보니 바로 발 옆에 팔뚝만큼 굵은 살무사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나를 노려보고 있지 않은가. 죽을 때 죽더라도 저 놈한테 물리는 건 기분 나쁘다.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그 놈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3~4분을 기다렸지만 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4m 뒤돌아와서 서너 평 되는 풀밭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그때 바람에 더덕 냄새가 진하게 묻어왔다. 불에 타 죽은 참나무 그루터기 옆에 칡넝쿨로 착각할 만큼 굵은 더덕덩굴이 눈에 띄었다. 죽은 싸리나무 막대기를 하나 꺾어서 더덕을 캐기 시작했다. 팔뚝만큼이나 굵은 더덕이었다. 주변에 더덕 내음이 진동했다. 큰 더덕을 캐고 나니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졌다. 더덕은 주변에 수십 뿌리가 더 있었다. 죽으려고 왔다는 것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한참동안 정신없이 더덕을 캤다. 다 캔 더덕을 모아 보니 백 개가 넘었고 무게도 5kg은 넘을 것 같았다. 그 때의 그 황홀한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온 몸에 넘쳐 났다. 무아경(無我境)! 열락(悅樂)!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채약(採藥) 올가즘! 죽다니, 내가 왜 죽어! 이렇게 좋은 일을 두고 죽으려 하다니 내가 미쳤지! 나는 죽으러 갔던 산에서 가장 큰 기쁨과 희망을 얻어 산을 내려왔다. 약초를 캐는 기쁨, 약초를 발견했을 때의 그 황홀함! 그 아름다움! 그렇다. 그 맛을 알아버린 탓에 나는 약초뿐이라는 직업과 산을 떠나서는 살 수 없게 되었다.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끊고서는 살 수 없고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약초꾼은 약초를 떠나서 살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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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고혈압 예방하는 고욤나무 거의 10년 만에 다시 찾은 석병산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산 아래 마을에는 감나무마다 홍시가 익어가고 길옆에 구절초, 쑥부장이, 각시취 같은 것들이 저마다의 빛깔과 모양대로 꽃을 피웠다. 묵은 밭에 진득찰이 일부러 심은 것처럼 무리 지어 자랐고 간혹 도꼬마리 열매도 옷자락에 달라붙었다. 닥나무, 고욤나무, 호깨나무, 뽕나무, 참죽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같은 것들도 눈에 띄었다. 여느 산에서는 보기 힘든 초피나무도 더러 보였다. 독활, 향유, 배초향, 장구채, 비단풀, 마디풀 같은 것도 흔했다. 석병산 자락에는 고욤나무가 유난히 많다. 고욤 풍년이 들어 나무마다 가지가 휘어질 만큼 달렸다. 고욤나무는 야생 감나무라고 할 수 있다. 감나무는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 키운다. 감나무는 사람이 손을 대지 않으면 스스로 번식을 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닌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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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욤은 감의 원종이며 시조이다. 무엇이든지 야생에 가까운 것, 원종에 가까운 것이 가장 고유의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는 법이다. 그래서 감보다는 고욤이, 개량종 배보다는 돌배가, 장미보다는 찔레가, 옻나무보다는 개옻나무가, 개량 복숭아보다는 돌복숭아가, 포도보다는 머루가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이름 앞에 ‘돌’자나 ‘개’ 자나 ‘쇠’자가 붙은 것이 토종에 가장 가까운 성질을 지니고 있는 것이 많다. 그래서 참다래라고 이름 붙인 키위는 가짜 다래이며 참옻나무라고 부르는 나무는 가짜 옻나무이다. 늦가을 잎이 다 떨어진 뒤에 고욤을 따서 오지항아리에 차곡차곡 넣어 두면 차츰 발효되어 죽같이 된다. 겨울철에 반쯤 언 고욤반죽을 몇 숟가락씩 떠서 먹는 재미가 각별하다. 고욤나무를 잘 활용하면 갖가지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 고욤나무 잎에 흑설탕이나 황설탕을 반씩 넣고 발효시켜 복용하면 중풍이나 고혈압, 관절염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고욤잎을 발효시키면 면역력을 키우는데에도 좋고 술독을 푸는데에도 신통한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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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꼬마리로 무병 장수한 이야기 |
묵은 밭에 도꼬마리가 무성하게 자라 가시투성이 씨앗이 익었다. 옛사람들은 도꼬마리 씨앗을 창이자라고 하여 나병, 축농증, 비염, 갖가지 피부병,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써 왔다. 도꼬마리는 축농증 치료에 효과가 좋다. 씨앗을 술에 타서 수시로 콧속을 씻어 주고 또 양치질을 하고, 이와 함께 잎과 줄기를 달여서 차 마시듯 마시면 웬만한 축농증은 보름이면 고칠 수 있다. 도꼬마리는 중풍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에도 효력이 있다. 씨앗을 볶아 가루 내어 한 번에 한 찻숟갈씩 하루 3번 먹거나 술에 담가서 우려내어 먹는다. 두통, 고혈압, 가벼운 중풍 등이 낫고 오래 복용하면 중풍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눈과 귀가 밝아지고 흰머리가 검어져서 무병장수할 수 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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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서문시장에 야생약초를 채취해서 노점에서 파는 노인이 한 분 계셨는데, 이 할아버지는 나이가 90이 가까웠으면서도 머리털이나 수염 한 올도 희어지지 않고 얼굴에 주름도 별로 없으며 젊은이 못지않게 기력이 왕성하였고 또한 힘이 장사였다. 몇 번 그 비결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어느 날 막걸리를 한 잔 대접하면서 넌지시 장수비결을 알려 달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할아버지의 선조들이 모두 단명하여 50을 넘긴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할아버지도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여 어머니는 아들이 요절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노인이 17살쯤 되었을 때 태백산에서 왔다는 한 관상쟁이가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지나가는 말로 “이 아이는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어머니가 요절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더니 “앞으로 평생 돼지고기와 개고기, 닭고기를 먹지 말고 도꼬마리씨를 날마다 달여 먹으면 혹 요절을 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날부터 어머니는 들에 나가서 도꼬마리 씨를 따서 날마다 열심히 달여 먹이고 절대로 돼지고기와 개고기, 닭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였다. 그랬더니 허약하고 피부병 투성이던 몸이 차츰 튼튼하게 되고 피부도 깨끗해졌다. 지금까지 70년 동안 도꼬마리씨를 복용하였더니 이제 체질이 무쇠처럼 강해져서 술을 아무리 마셔도 잘 취하지 않게 되었으며, 나이 90이 가까웠으나 머리털 한 올도 희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에게는 50세가 넘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역시 어려서부터 병약하여 도꼬마리 씨를 달여서 먹였더니 역시 살결이 고와지고 잔병치레를 일체 하지 않았으며 힘이 장사가 되었다. 음력 5월 5일에 도꼬마리 줄기와 잎을 채취하여 씻어 말렸다가 오래 달여서 고약처럼 만든 것을 만응고(萬應膏)라고 한다. 만응고는 모든 종류의 종기, 악창, 치통, 축농증, 중이염, 두드러기, 습진, 피부병 등에 놀랄 만큼 뛰어난 효과가 있다. 악창과 종기에는 아픈 곳에 바르고, 치통에는 아픈 치아에 바르며, 혓바닥이 부었을 때는 혓바닥에 바른다. 좋은 술과 함께 한 찻숟갈씩 복용하면 그 효력이 더욱 빠르다. 몸살, 감기, 뼈마디가 쑤시고 아플 때에는 씨앗을 가루 내어 더운 물에 타서 먹든지, 물 한 되에 볶은 씨앗 반 홉을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골수가 튼튼해지며 뼈가 단단해지고 관절염이 낫거나 예방되며, 머리카락이 검어지고 힘이 솟아나며 무병장수한다. 흔하면서도 그 참 가치를 모르고 있는 약초가 도꼬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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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수염에는 피나무 기름이 최고 |
피나무가 길옆에서 시원스럽게 자랐다. 넓적한 잎이 보기에 좋다. 피나무 꽃과 줄기는 약재로 중요하다. 초여름에 하얗게 피는 꽃은 꿀이 많은 것으로 이름이 높지만 발한 작용이 뛰어나 감기, 몸살 등에 땀을 내는 약으로 쓰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어서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을 치료하는 약으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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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나무 꽃에는 향기가 나는 정유 성분과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기침을 삭이고 열을 내리며 통증을 멎게 한다. 위암, 위염, 위궤양, 헛배 부른데, 류마티스 관절염, 신경통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꽃, 잎, 껍질에는 정유 성분과 후라보노이드 배당체, 사포닌, 탄닌, 망간 등이 들어 있는데, 특히 껍질에는 쿠마린이 많이 들어 있다. 피나무 껍질과 꽃, 잎에는 열을 내리고 온갖 균을 죽이며 염증을 없애는 작용이 뛰어나서 모든 열병과 염증성 질병에 쓸 수 있다. 골수염으로 오래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피나무 기름을 내어 복용하기를 권한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골수염으로 15년을 고생하다가 피나무 기름을 내어 먹고 마침내 나았다. 피나무 기름을 내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 피나무 줄기를 30cm 길이로 잘라서 토막을 낸 다음 잘게 쪼개어 3말 이상 들어가는 오지항아리에 넣는다. 그런 다음 피나무가 들어 있는 항아리보다 약간 더 큰 항아리를 땅을 파서 묻되 항아리 주둥이 부위만 땅 밖으로 나오게 한다. 그런 다음 피나무가 들어 있는 항아리의 주둥이를 삼베 천으로 두 겹 씌우고 명주실로 단단히 묶은 다음 땅에 묻힌 항아리 위에 거꾸로 엎어 놓고 새끼줄로 항아리 전체를 칭칭 동여맨다. 그 위에 진흙을 물로 이겨서 손바닥 두께로 붙이고 항아리 주둥이가 맞물리는 부분을 잘 밀봉한 다음 그 위에 왕겨를 10가마니쯤 쏟아 부어 놓고 불을 붙여 태운다. 일주일쯤 뒤에 왕겨가 다 타고 항아리가 식으면 아래 항아리에 고여 있는 피나무 기름을 꺼내어 깨끗한 그릇에 담아두고 한 번에 소주잔으로 반 잔에서 한 잔씩 물을 3~4배 타서 하루 3~5번 먹는다. 처음에는 조금씩 먹다가 차츰 양을 늘린다. 이밖에 피나무 껍질을 달여서 얼굴을 씻으면 살결이 고와지고 기미, 주근깨가 없어진다. 피나무 속껍질을 달여서 먹으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를 예방 치료할 수 있다. 피나무 잎과 껍질에는 매우 센 항암작용이 있어서 암 치료약으로도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장염, 종기, 간염에 좋은 가래나무 가래열매가 익어서 떨어져 땅에 뒹군다. 알맹이가 호도를 닮았되 조금 더 작고 길쭉하게 생겼다. 돌맹이로 딱딱한 겉껍질을 깨뜨리고 알맹이를 꺼내어 먹으면 호도보다 더 고소한 맛이 난다. 가래나무 아래에서 잠시 풀숲을 뒤져도 가래열매를 한 자루쯤 주울 수 있겠다. 여기 와서 가래열매만 주워 먹고 살아도 겨울철 양식 걱정 따위는 안 해도 될 것을. 강원도 깊은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은 가을철 가래열매가 익을 철이 되면 가래가 많이 달린 나무를 베어 눕히고 가래를 따서 한 군데 모은 다음 풀을 베어서 덮고 그 위에 흙을 얇게 덮어둔다. 한 달쯤 지나서 가래 겉껍질이 삭아 김이 무럭무럭 날 때 가래알맹이만을 골라 광에 쌓아두고 겨울철 내내 까서 먹는다. 화롯불에 가래 열매를 올려놓고 2~3분 지나면 ‘피이피이’하는 소리가 나면서 딱딱한 껍질에 금이 가면서 김이 새어나오는데, 그 때 낫끝을 금간 틈에 밀어 넣어 알맹이를 까서 먹는다. 가래열매는 호도와 마찬가지로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등의 약효가 있으나, 민간의학에서는 가래열매보다는 가래나무 껍질을 추목피(楸木皮)라고 하여 약으로 더 많이 쓴다. 가래나무의 약효에 대해서는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다음과 같이 적혔다. “맛은 쓰고 성질은 약간 차며 독이 없다. 토하고 구역질이 나는 것을 고치고 몸 속과 피부에 있는 온갖 벌레를 죽인다. 악창, 종기, 옹종, 치질 등에 고약을 만들어 붙이면 피고름이 잘 빠지고 새살이 살아나며 힘줄과 뼈가 튼튼해진다. 잎을 짓찧어 다친 상처나 종기에 붙이거나 달여서 피고름이 나오는 헌데를 치료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마른 잎을 달여서 쓴다. 범왕방에는 모든 종창과 옹종이 터지지 않은 데에는 가래나무 잎을 10겹으로 붙이면 낫는다고 하였다.” 가래나무 껍질은 항암 작용이 뛰어나다. 전에 발목 부위에 피부암에 걸린 사람이 가래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암 부위에 계속 바르고 조금 연하게 달여서 먹었으며, 가래나무 껍질과 잎을 짓찧어서 아픈 부위에 붙였더니 종양이 있는 부위에서 진물이 계속 흐르더니 차츰 나았다고 했다. 이밖에 갖가지 암에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가 있다.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가래나무 껍질을 대표적인 암 치료약으로 쓴다. 가래나무 껍질은 만성 장염, 이질, 간염, 간경화증, 요통, 신경통, 무좀, 습진 같은 갖가지 피부병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줄기껍질보다는 뿌리껍질을 쓰는 것이 더 좋으며, 독이 약간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무좀이나 습진, 황선 같은 피부병에는 고약을 만들어 바르거나 진하게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씻는다. 가래나무로 간염, 간경화증과 요통을 치료하는 방법을 적는다. ① 간염, 간경화증:가래나무뿌리껍질, 다래나무껍질, 두릅나무껍질, 이스라지나무 가지 각 1kg, 창출 2kg을 잘게 잘라서 섞은 다음 물을 20~30ℓ붓고 3~4시간 동안 10ℓ가 될 때까지 달인다. 그런 다음 이것을 600g쯤 되게 졸여서 물엿처럼 만든다. 여기에 전분이나 인진쑥 가루를 섞어 한 알이 2g이 되게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만성 간염에는 1번에 2알씩 하루 3번 밥먹기 한 시간 전에 먹고, 간경화증에는 한 번에 3알씩 하루 3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3~7일 뒤부터 좋아지기 시작하여 차츰 모든 증상이 좋아진다. ② 요통:가래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자른 것 10kg을 물 30ℓ에 넣고 솥에서 천천히 달이고 졸여서 1.2~1.5kg의 가래나무 엿을 만든다. 이것을 여러 겹의 천에 얇게 바른 다음 아픈 곳에 붙이고 붕대를 감는다. 하루 걸러 한 번씩 5~10번 붙인다. 갑자기 생긴 요통에 거의 100% 효과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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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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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중 제가 쓴 글에서 설명에 착오가 있어 고쳐놓고
파란색글씨의 원문을 옮겼습니다.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