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날도 잊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2-10 00:34:23
- 조회수
- 1,569
어제부터 봉이들 이층집 제거하고 1층집으로 내려주고 새끼 키우라고 화분떡을 줍니다.
겨울에 춥지말라고 지푸락으로 꽁꽁 싸주었더니 덕을 본듯합니다.
병없이 씽씽한 봉이들을보니 신이 납니다.
아들 작은 점퍼입고 눈 안쏘일속셈으로 안경쓰고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신랑은 벌 정리하고 화분떡을 주면 나온 소비들 먹이있는것과 없는 두종류로 분류하고
화분떡 날라다주고 벌통뚜껑열어주고 가끔은 연기도 풍겨줍니다.
어제하고도 반이상이 남았습니다.
오늘 아들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예전과 너무도 다른 졸업식풍경에 놀랏습니다.
우는 아이도 없고 교장선생님을 비롯 말씀하는도중 나가서 사진찍고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예전엔 무엇이 그리 슬퍼서 울엇는지 모르겟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나오니 벌써 밀가루를 뒤집어쓴 아이들이 여럿 보입니다.
갑자기 한아이가 지나가는데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눈도 잘 못뜨는데 얼굴에서
붉은것이 흐릅니다. 깜짝놀라 장난놀다 다친줄알고 달려가려다 멈췄습니다.
토마토 케찹이었습니다.
장난도 어지간하게하면 좋을텐데, 추운날 밀가루 씻어내려도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먼저나와 교문밖에서 기다리며 학부형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는데 수위실에
빼앗아놓은 밀가루가 수북합니다.
"우리 정우는 말끔하게 나올거에요"
"그게 마음대로 돼. 친구들이 뿌리는걸"
"그래도 워낙 깔끔한아이라 피해서 올거에요"
조금 있으니 친구들과함께 아들이 보입니다.
역시 깔끔한 그대롭니다. 가만 보고있으니 친구들이 자꾸 밀가루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면 피하고 또 피합니다. 그러더니 결국 한친구가 앞가슴에 슬쩍 뭉개고 갑니다.
꽃다발도 예전과 달리 참으로 많이 바뀐 모습입니다.
예전에있던 바구니는 사라지고 마술봉같은것과 사탕 그리고 만원짜리로 통일을
했습니다.
졸업식 끝내고 집에와 점심먹고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해보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불어 좀 일찍 일을 끝냈습니다.
방에 들어오니 나갔다온 아들
"엄마 오늘이 보름이라는데"
"졸업식과 벌들 신경쓰냐고 보름도 잊었다. "
아이들한테 공연히 미안해집니다.
정우는 기숙사 발표하는 날이라고 긴장하고 있는듯하더니 나중에 기숙사 결정났다며
안심을 합니다.
집 사정을 잘 아는지라 걱정이 많이 되엇나 봅니다.
이젠 아들 떠나보낼 준비만 하면 되나 봅니다.
"엄마 이제 저 볼날 얼마 안남았어요"
23일에 기숙사에 들어가야하고 다음주에 무엇때문인지 학교에 가봐야한다며
웃습니다.
2학기때도 기숙사생 새롭게 성적순으로 뽑으니 공부를 게을리할수가 없다며
말하는 아들녀석이 고맙고 대견스럽고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아들 앞날에 좋은일들이 가득하길 달님에게 빌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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