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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약먹은 못난이 > 자유게시판

쥐약먹은 못난이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9-02-14 23:28:40
조회수
2,020

목요일아침 밥을하고있는데 문자가 울린다.

"언니  생일축하해"

문자를 받곤 그래도 동생밖에없네. 신랑이나 아들넘들이나 하나같다며 신랑한테

퉁생이를 줬다.

생일이라도 별다를것없지만 오늘만큼은 각시 생일 기억못했다고 신랑하고 말씨름할

시간이 없다.

오늘은 기술센타에서 교육생들에게 1시간 강의를 해달라고 한 날이다.

그동안 홈페이지를 만들고 지금까지 경험한것을 들려주는것이기에 준비할것은 없지만

시간을 투자해 오시는 분들이 무언가 배워갈것은 있어야하기에 마음이 편치않다.

엄마대신 아빠도와 일좀해달라 정우한테 부탁하고 기술센타에 갔는데 딸아이한테서

문자가왔다.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이래서 아들보다 딸이라고 하나보다.

언제나 다른 사람앞에 선다는것은 떨리기도하고 가슴 설레기도 한다.

끝나고나니 빼먹은것들이 하나둘 생각이 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오니 정우가 뛰어오며 못난이가 이상하다는것이다.

못난이 부들부들 떠는것이 심상치않다.

"정우아빠 못난이가 이상해"

"아무렇지도 않고만 뭐가 이상해?"

내뒤를 졸졸 따라오며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보며 머리에 스쳐가는것이있다.

"아무래도 못난이가 쥐약먹은것 같아"

안쓰러워 물을떠다주니 마다한다. 조금있다 연못에가서 물을먹곤 비틀거리며

올라온다.

별스럽게 멍멍이들을 좋아하는 울신랑 도 속이 상해 한마디한다.

"그러니까 왜 아무거나 주워먹어"

힘이 없어 축쳐진 못난이 그래도 주인이라고 꼬랑지 열심히 흔든다

가축병원에 전화를 해보던지 뭣좀 먹여봐.

병원에 전화를해보니 약먹었을때 바로 데려와야한다며 그정도면 틀렸단다.

신랑은 프로폴리스를 타서 못난이 입을 벌리고 먹인다.

"저녀석도 안쓰럽지만 못난이 새끼들이 불쌍해서 어떻해. 아직 젖도 안뗐는데"

조금있다 못난이 새끼있는곳으로 들어가니  울 신랑 젖먹이면 안된다고 다시 불러낸다.

못난이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오는지 더욱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죄를 어떻게 받으려고"

아까 낮에 토해놓은것중에 돼지 비계가 있었다며 신랑은 죽어가는 못난이 다리를 한참이나 주물러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보고 이모가 사골국물 가져다 먹으라해서 내려갔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있는데 울 막내녀석 이모할머니한테 오늘이 엄마 생일이라고

말을한다.

이모는 조카 생일이란 소리에  맛있는것 사주신다고 가자고한다.

집에 올라오니

마당에서 엎드려 꼬랑지만 흔들고있는 못난이를 보고있으려니 왠지 살것같은

느낌이 든다.

"못난아 새끼 생각해서 이겨내야해"   못난이 알아들었는지 또 꼬랑질 흔든다.

잠을자고 아침에 학원에 가면서보니 흰둥이만 보이고 못난이는 보이지않는다.

못난이를 불러보지만 아무 소식이없다.

순간 불안이 엄슴해온다.

"개들은 죽으려면 집에서 멀리 떨어진곳에 나가서 죽는단다"

예전에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나고 또한 그런 경험이 있기에 마음이 불안하다.

학원갔다와서도 보이지않아 방에 들어와 신랑한테 물어보니

"못난이 쌩쌩해"

"못난이 녀석 정말 목숨한번 무지 기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흰녀석들만 키우다 누우런놈을 이웃마을에서 가져왔는데 어찌나 이상하게 보이던지

못난이라 불렀다.

성남에서 낑낑거리며 가져온 화분도 물어뜯어 죽이고해서 원 주인한테 돌려주었는데 어떻게 찾아왔는지 다시 돌아왔다

주인이왔기에 다시 데려가라 했는데 3일도안돼 또 되돌아왔다.

두번이나 주인이 데리고갔는데 먼거리 다시 찾아온 녀석을 모른척할수없어

그냥 둘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못난이와 한가족이되었다. 못난이녀석 한해에 두번씩 꼬박꼬박 새끼를

두번씩 낳아 동네 할머니들 잘되는집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며 노래를 불렀다.

못난이를 본 사람들은 저리 잘생긴 개를 왜 못난이라고 부르냐며 한마디씩한다.

그런소리 들을때마다 못난이한테 미안했다.

주인한테는 어찌나 순종파인지 미워할래야 할수없는 못난이

못난아 살아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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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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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님의 댓글

가은
작성일
못난이가 죽은 줄 알고 읽는 내내 맘 졸였습니다. 다행입니다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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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피가 굳지말라고 한참 주물러주다가 절명의 순간까지 가더군요.
눈빛이 점점 촛점을 잃고 다리는 뻣뻣하게 굳어가고....
목이 막히는지 호흡은 무지무지 거칠고...
내손이 약손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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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님의 댓글

소망이
작성일
아휴~
안도감.....히유~
ㅠ,ㅠ
저도 못난이가 죽은줄 알았어요~
다행이에요~
제가 더 놀래고 갑니다.
청심환 먹어야 할려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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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젖도 안뗀 새끼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한시름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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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강아지님의 댓글

땅강아지
작성일
어미이기에 이겨냈을겁니다. 주인의 정성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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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땅강아지님 짐승이나 사람이나 자식에대한 사랑은 한이없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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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룡님의 댓글

정서룡
작성일
혹 프로폴리스 덕은 아닐까요^^ 쥔장님과 아씨님의 사랑 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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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두컵이나 먹였으니 효과를 안볼수는 없었겠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