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다녀오는길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3-01 23:35:25
- 조회수
- 1,773
오늘 랑이를 따라 금산에 다녀왔습니다.
신랑이 김치를 주고싶어하기에 맛이있던 없던 한통 꺼내들고 가져다 주고
오랜시간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점심도 먹고 그렇게 볼일도 보고 돌아왔습니다.
고운 인연이기에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금산에 가면 북어찜을 맛있게하는곳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냇가에 수없이 앉아있는 청둥오리떼를 보았습니다.
"정우아빠 모래밭에 나와있는 오리들은 발 시려워서 올라온거지?"
그소리에 울 신랑 웃습니다.
"이사람아 오리들은 더우면 물로 들어가"
"아냐 추우니까 나온거지"
"더워서 이제 추운나라를 찾아갈건데 더워서 들어간거지"
똑같은것을 보고도 이렇게 생각이 다릅니다.
추위를 잘 타는 나는 오리가 추워서 햇살쬐러 올라온것으로 보이고
더위를 못참는 신랑눈엔 그리 보이나봅니다.
맛있게 점심도먹고 돌아오는길 갑자기 다른 봉우댁을 들려서 가자고 합니다.
"우잉 난 몰라. 어제 얼굴 경락 받아서 말이 아닌데 어떻게 가"
"괜찮어"
"나도 여자인데 얼굴이 온통 붉게 얼룩지고 각질까지 일어나는데 괜찮기는"
"아주 전국으로 데리고 다녀보세요"
신랑은 들은척도 않고 나이와 생일 직업까지 같은 친구네 집으로 차를 몬다.
역시나 반갑게 맞이하는 친구댁에 들려 고로쇠 물과 곶감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왔다.
돌아오는길 친구는 곶감 한상자와 고로쇠 물을 쥐어준다.
"미안해서 어쩌라고 이런걸 주세요"
"우리집엔 이것밖에 줄것이 없어요"
돌아오는길 곶감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큰아들 생각이 난다.
내일이 개강인데 기숙사에 들어간 아들한테 메세지를 날려본다.
"아들 엄마 안보고 싶어. 엄마는 어제 호떡을 해먹을때도 지금 곶감을 보고도 아들 생각이 나는데"
"전들 엄마가 안보고 싶겠어요. 어쩔수없으니까 그냥 참는거지요"
짜슥 엄마가 그런소리 좋아하는줄은 어찌알고~~
하늘엔 붉은 노을을 머금고 햇님이 들어갈 준비를 한다.
집에 혼자있는 막내한테서 전화가 온다.
"엄마 안제오세요. 맛있는것 사오세요"
짜슥 매일 맛있는것 사오래.
집에 돌아와 얼큰한것이 먹고싶다는 막내아들에게 김치찌게끓여 부자지간 밥주고 앉았는데
전화가 온다.
"김장 김치가 뭐이리 맛있어요"
맛있어 쭉 찢어 저녁먹었다는 전화다.
빈말이라도 맛있다니 다행이다.
3월의 첫날이 이리 즐거웠으니 3월 한달 내내 행복할것 같다.
그나저나 울님들 생각은 어떤지요?
오리가 추워서 물에서 나왔을까요?
아님 더워서 물에 들어갔을까요? ㅎㅎ
댓글목록
정서룡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두산아파트라던가...
땀흘려서 맛있는 채소 드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