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아줌마와의 술래잡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3-25 09:13:53
- 조회수
- 1,705
우리집엔 봉이들말고도 멍멍이 네마리와 꼬꼬 한마리가 있습니다.
못난이가 새끼 네마리를 이세상 구경을 시켜주었는데 두마리는 벌써 자라 이모네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오골계 아줌마가 한분 계신데 지난해 가을 신랑과 사별을 했지요.
벌을 보기위해 밖에서 지낸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녀석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지요.
사람이고 짐승이고 길들이기 나름인것을 우리집 멍멍이들을 보면서 알게되었습니다.
다른집과 달리 우리는 멍멍이들 사료를 주지 않습니다.
예전엔 그날그날 주었는데 울신랑 어느날 갑자기 시료푸대를 뜯어놓고 알아서 먹으라했지요.
우리가 줄때는 흘리면서까지 욕심을 부리고 먹던 멍멍이들이
사료푸대채 놓아두자 조금씩 먹고싶을때 와서 먹는데 매번 한개도 흘리지않고 먹습니다.
닭과 멍멍이를 같이 키우니 가끔 재미있는 모습을 볼수있습니다.
작은 강아지들은 닭들한테 꼼짝도 못합니다.
닭 아주머니 눈에도 강아지는 작게 보이는지 앞에서 알짱거리면 쏜살같이 달려가 강아지를 쪼아댑니다.
놀란 강아지 달아나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닭 아주머니를 처다봅니다.
강아지의 수난 시대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어떤지 모르는 어린 강아쥐녀석 아무것도 모르고 벌통앞에다 엉덩이를 돌리고 볼일을 보려다
갑자기 달려든 벌한테 쏘이곤 죽는다 줄행랑을 치는데 그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나지요.
벌에 쏘인 강아지녀석 잔디밭에 등을 쭉쭉밀고 다닙니다.
벌침이 빠지라고 그러는것인지 그리하면 좀 시원해서 그런지 그것은 잘 모르겟습니다.
이번엔 닭아주머니
신랑이 있을때엔 눈꼴셔서 못봐주던 아줌씨입니다.
닭도 사람과 같이 남자라고 알을 날때엔 먼저가서 알날 자리를 봐줍니다.
그럼 뒤를 따라와 기다리다가 남편이 만들어준 자리에 알을 낳지요.
또 가끔 헤어져서 모이를 먹다가 마눌닭이 안보이면 숫탉녀석 비상이라도 걸린듯 소리처 울어댑니다.
그때 암탉이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숫탉녀석한테 혼줄이 나야합니다.
늦게 나타난 마눌을 정신없이 달려가 목덜미를 쪼아대지요.
그러다가 맛난 먹이라도 있으면 또 소리소리질러 마눌을 불러댑니다.
그리곤 큰 먹이를 여러번 쪼아 먹기좋게 만들었다가 마눌이 오면 넘겨줍니다.
그렇게 알콩달콩 보살펴주던 신랑닭이 초겨울에 그만 죽었습니다.
그러자 마눌닭이 몇날 며칠 힘없이 다니더니 신랑이 죽고부터는 사람을 피해 멀리 돌아서 다닙니다.
얼마전 우리가 벌을 보고있는데 꼬꼬아줌마가 나타나자 우리 신랑
"아줌마 오랫만이네"
혼자 다니는 꼬꼬아줌마를 보면 왠지 안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알을 낳다가 우리가 꺼내오면 자리를 옮기고 또 옮기고 매일 이녀석들과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죽어서 그런지 추워서 그런지 알을 볼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막내 남의 살이라면 사죽을 못쓴는 녀석
"엄마 저 닭 알도 안낳는데 잡아 묵어요"
"불쌍해서 어떻게 잡아먹냐. 신랑도 없구만"
"그러니까 잡아먹어야지요"
잡아 먹지도 못하고 보고있는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꼬꼬아줌마 용감하게 살고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리신랑 시내가는 마눌앞에 턱하니 무언가 내밉니다.
역쉬 마당 곳곳을 뒤지고 다니는 신랑이 제일먼저 아줌마의 알낳는 공장을 알아낸것이지요.
"어~~~어디서 찾았어?"
"조기" 하며 가리키는곳을보니 세상에나 어쩜 집을 저리도 이쁘게 만들어놓았을까요.
동그랗게 안전하게 집을 만들곤 그곳에 4개의 알이있더랍니다.
우리 막내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엄마 제발 한개는 냅두고 꺼내오세요. 욕심부리지말구요"
나참 기막혀 말이 안나옵니다.
우짜다가 내가 중3아들녀석한테 저런소리를 들어야하는지 모르겟습니다.
요 닭 아주머니가 계란을 몽땅 꺼내오면 귀신같이 알고 자리를 옮겨갑니다.
그런데 엄마 말씀대로 하나를 냅두고 꺼내오면 계속 그자리에 알을 낳지요.
언제나 내가 꺼내올땐 한개씩 냅두고 꺼내왔는데 나쁜넘 지가 욕심많게 다 꺼내온것은 아닌가 몰러
오늘 아침 계란 세개를 또 들고오는 신랑보고 막둥이 이야기를 했더니 신랑 또 키득거립니다.
"내가 다 꺼내왔는데"
범인은 울 신랑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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