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많은나무 바람잘날 없다더니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4-07 08:47:36
- 조회수
- 1,652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도 포근한 하루입니다.
뜰안엔 어느새 수줍은 새색시의 모습을하고있던 살구나무꽃은 어디로가고
어머니의 미소를 닮은 하얀 자두꽃이 만발합니다.
벌들은 자두향의 유혹을 뿌리치지못하고 윙윙거리며 이꽃저꽃 소풍을 다니고있습니다.
어제 신랑은 하루종일 흙을 받아야한다며 트럭을 놓고 나가라합니다.
집에와 무거운 몸을 방바닥에 맡겨봅니다.
엄마 생신이라 버스에 전철가라타며 갔다왔더니 몸이 이리 힘들다합니다.
조금있으니 울신랑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소리 지릅니다.
나가보니 흙퍼준분과함께 오리탕을 먹고왔다며 탕이 남아가져왓다며 먹으랍니다.
혼자 밥먹기싫어 대충 라면한봉 끓여먹었기에 냉장고에 밀어넣고 다시 누워보지만
연신 정우엄마를 불러대는 신랑이란 사람때문에 편히쉬긴 틀렸습니다.
"왜 또"
"낭군님 일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라도하지"
에휴^^내가 지켜본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것도 아닌데
"힘들어서 목욕탕도 못가고 왔거든" 모른체 되돌아 돌아왔습니다.
등이 바닥에 닿기도전에 또 불러댑니다.
"사진좀 찍어"
이럴땐 한대 쥐어박고 싶습니다.
마눌이 꾀부리지않고 몸 부서지도록 일하는 성격을 알면서도 저럽니다.
대충 눌러대곤 들어오니 큰넘한테서 멧세지가 옵니다.
"엄마 기숙사에 못있겠어요. 방을 구해주던지 고시원에 들어갈래요"
암튼 잘하는것 같으면서도 세녀석들이 돌아가면서 신경쓰이게 합니다.
"왜? 너 방얻어줄 돈이 어디있어.너희 셋한테 들어가는돈이 얼마인데 "
막내만빼고 둘이 기숙사에 있으니 밥값에 기숙사비에 만만치가않습니다.
일을 하는데도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전화를걸어 왜그러냐고 물으니 대답을 않하기에 선배녀석들이 귀찮게하냐고했더니
한참후에 대답을 합니다.
같은방쓰는 형이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데 숙제하냐고 컴퓨터를 하면 자판소리가
시끄럽다고 성질을 부린답니다.
4학년 선배이니 말도못하고 답답한가봅니다.
하루종일 방에서 시험공부를하니 낮에는 피해주고 될수있으면 늦게들어가는데도
숙제도 못하게하니 어떻게 있냐는 것입니다.
쉬고싶을때 들어가고 싶을때 못들어가는것이 무슨 내방이냐는 아들말에 화가 납니다.
우리 큰아들 성격이 원체 조용한것을 좋아하고 말이없습니다.
지도 기숙사생활 4년째면 그정도는 알텐데 자판소리 듣기싫으면 지가
해드폰을 끼던지해야지 ~~~~답답한 마음에 신랑한테 이야기를 전해봅니다.
"사회생활이 다 그렇지. 하고싶은대로 다할수있나"
그래도 그건 아닌것 같다. 애가 방에들어가고 싶어도 마음놓고 못들어갈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머리속은 벌써 벌집쑤셔놓은듯하다.
밤에 다시 온 메세지 그냥 밥값만 보내달랍니다. 나머진 알바를해서라도 살겠다고.
말이쉽지 고시원방에서 생활하는것은 쉬운줄 아나봅니다.
방이야 궁색해도 마음편한것이 먼저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안식할 방이있는것과는
또 다른데....밤은 깊어가는데 한숨만 나옵니다.
먹을것 안먹고 입을것 안입고 자식들위해 산다고 사는데 이럴때 아들 방하나 얻어줄
형편이 안되나 싶은것이 착찹합니다.
밤새 잠 못이루고 뒤척여보지만 시원한 답이있을리 없습니다.
그래 조금만 더 참아보라해야지. 곧 방학이고 2학기땐 방배정 다시할테고
밥주고 옷만 입혀주면 되던 초등학교때가 제일 좋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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