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뻐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4-25 09:11:37
- 조회수
- 1,909
이틀 관광대학때문에 집을 비웠더니 할일이 산같습니다.
물론 아무때나 해야하는 일같으면야 걱정이 없겟지만 우리가 하는일은 때를 놓치면 내년을 기약해야하지요.
관광대학에서 돌아오는길 뉴질렌드에서 우리집이 보고싶어 오셧다며 정읍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다행이다싶엇습니다.
30분정도후 도착해 같이 모시고 집에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진에서 본 얼굴들이 맞다며 아주 오랜친구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대화를 할수있엇습니다.
잠시 머물고 돌아가시면서 겨울에 꼭한번 오라는 부탁을 몇번이고 하십니다.
남편분은 태권도 사법으로 가셨다가 지금은 직업을 바꿔 도자기를 만들고 계시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때론 생각지도 못했던 인연들로 인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제는 새벽부터 월동준비했던 지푸락들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나중엔 팔에 힘이없어 땡칠이처럼 켁켁거려야했지요.
한참 열을 올리며 일을하는데 일하기 싫은 날라리 벌이 사정없이 다리를 쏘고 갑니다.
나보다 많이쏘이는 신랑앞에서 아프다 소리도 못하고 참았습니다.
벌들은 자기집 건드려놓았다고 아우성이고 동네에선 요란한 소리가 들립니다.
"개 삽니다. 큰게 작은게. 염소 삽니다"
그소리에 우리집 멍멍이두녀석들 정신없이 지져대는것을보니 아마도 자기들 팔라는소리를 알아듣나 봅니다.
벌통아래에서 꺼낸 지푸락을 한쪽으로 치웁니다.
나중에 이모네 복분자밭에 깔아놓을수있게 가져가기 좋은곳으로
주인은 정신을 빼고 일하는데 우리집 흰둥이넘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낮잠을 즐기고있습니다.
앞산에선 소쩍새가 청승맞게 울어댑니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싫은소리가 소쩍새 소리입니다.
어린시절 그소리 들으며 엄마를 기다려야했고 결혼후엔 가족과 이별하는 시간이 가까워짐을 알게되었기때문이지요.
소쩍새소리도 듣기싫은데 느리게 울어대는 구구 구구 비둘기도 한몫 거들고있습니다.
역시나 힘없는 난 그만 주저앉아 쉬고있는데 신랑은 산더미처럼 큰 지푸락을 날르고있습니다.
큰 집더미를 들고가는 신랑이 위대해보입니다.
그렇게 지푸락을 치운후 이젠 로얄제리 이충을 합니다.
처음이라 준비해야할것도 많고 그동안 아름다운 봄을 보던 나의눈은 벌집의 작은 구멍을 들여다보며 알에서 막 깨어난 애벌레를
꺼내어 인조 왕대에 넣어주어야합니다.
신랑은 벌을 내검하면서 어린 애벌레가 많은것을 찾아다 주면 다음은 내몫이지요.
그렇게 이충이 끝아면 신랑은 다시 제리틀을 벌집에다 넣어줍니다.
그렇게 일을 끝내고나니 5시가 넘었습니다.
신랑은 배고프다고 난리입니다.
늦은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밥을 먹고 다시 설거지도 못하고 나갑니다.
신랑은 벌통뒤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난 화분을 받을기구를 조립합니다.
조립이 끝날무렵 해는 벌써 오디론가 숨어버리고 어둠이 몰려옵니다.
신랑은 8시가 넘도록 들어오지않기에 얼른 준비하고 학원으로 달려갑니다.
하루종일 애쓴 몸을 부드럽게 풀고 집에오니 11시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흰둥이넘은 꼬랑지를 흔들며 반기는데 못난이가 보이지않습니다.
마당에 들어서니 바시락 바시락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우리 못난이 따스하고 고실고실한 지푸락더미에서 꼬랑지만
흔들고있습니다.
와^^오늘 일과 끝이다~~~~
그시간이 왜 그리 행복한지 모르겟습니다.
오늘부터 화분을 받으려고 어제 그리 애써 준비를 했는데 오늘 하늘이 잔뜩 찡그리고 있네요.
오늘 화분은 틀렸고 얼른 내려가 로얄제리 이충을 해야겠습니다.
빨리 끝내야 6시부터 시작하는 교육에 참석할수있을것 같습니다.
교육갔다와서 찾아뵙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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