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7-04 11:17:47
- 조회수
- 2,170
비몽 사몽간에 비 내리는 소리가 무척이나 크게 들립니다.
아~~오늘은 로얄제리 쉬는 날이지
이렇게 비가 내리는날 새벽부터 로얄제리 하러 나가려면 솔직하게 무지 일어나기
싫은데 순간 몰려오는 행복감이란
조금 더 자도 되겠구나!
몇시나 되었을까?
6시쯤 되었을꺼야!
누가 깨워주지 않아도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우리 몸은 매일 일어나는 시간을 어찌
아는지 절로 그 시간이 되면 눈이 떠집니다.
오늘이 일요일인가? 아마 잠이 덜 깬 모양입니다. 로얄제리 쉬는 날이라고 일요일을
생각했으니, 한참 생각하니 아닙니다.
이런...
조금만 더 누었다 밥해야겠다.
다시한번 비 내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이렇게 누워 마음놓고 잠을 청하지 못하는 이유가 또하나 있습니다.
울 신랑 어제밤 산까치녀석 밖에서 자라며 데리고 나갔는데 날아가서 들어오지
않았고, 어디서 비 쫄닥맞고 있을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시간을 보려 벽을 바라보니 시계 가는 소리는 나는데 3시입니다.
건전지가 다되어 느림보로 간지 며칠이 되었는데, 바쁘다보니 아직
못갈아주어 시간이 맞지않으니 이렇게 불편하네요.
문을 살짝 열어 시간을보니 생각했던것보다 많이 지났습니다.
딸을 깨우고 밥을 하려 쌀독을 여니 텅텅...
밥하러 나오는 마눌보고 보일러 돌리고 나가라며 편하게 자리잡던 신랑
문열고 빨리 쌀을 가져오라고하니 로봇처럼 가만 누워 끔쩍도 하지 않습니다.
"얼른 갖다줘 . 쌀 하나도 없어"
이번엔 휙 돌아누우며 이불로 얼굴을 덮습니다.
저사람이 저럴땐 분명 두가지 이유입니다.
비가오니 가질러 가기 싫은것과, 쌀을 안 사온것.
아니나 다를까.
"쌀 안사왔어"
참말로 답답합니다.
어제 저녁 볼일 보러 시내 간다며 쌀 사온다고 돈은 가져갔는데, 털털거리고 그냥
온 모양입니다.
깜박할것이 따로있지. 어떻게 온 식구가 먹을 쌀을 잊고 안사올수 있냐구요.
할수없이 쌀독 박박 긇고 보리쌀 잔뜩넣어 밥을 했습니다.
가스불 켜놓고 얼른 베란다로 나가봅니다.
"짹짹" 하고 산까치를 불러보니 조용합니다.
울 신랑 따라나와 하는소리 "각시가 잔소리 하더니 잘됐지"
자기가 잘못하곤 또 내게로 살짝 떠넘깁니다.
밥을 주니 아이들 반응
딸아이
"오늘은 웬 보리쌀이 이렇게 많아요"
"너희 아버님께서 쌀을 안 사오셨단다"
아들
"난 좋구만, 보리쌀 많으니"
세식구 밥을 퍼주고 나니 제밥은 없습니다.
눈치 빠른 딸 얼른 밥을 덜어 같이 먹자고 합니다.
죄 지은 사람 " 늙어서 깜박했지"
소리지를때보면 팔팔하기만 하더만, 저럴때만 늙었다지.
순간 어디선가 까악~~ 까악 하는 소리가 자그만하게 들립니다.
"정우아빠, 짹짹이 운다"
밥 수저놓고 어디서 우냐며 뛰어나갑니다.
아이들은 다용도실 창문으로 저쪽에서 운다며 알려주고
잠시후에 비 홀딱 맞은 짹짹이녀석 생쥐꼴로 신랑손에 안겨 옵니다.
"저녀석 새벽부터 울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대, 새벽만 되면 시끄러워 잠도 못자게
울더디, 비오다고 어두우니 밤인줄알고 아직까지 잤나"
며칠전 힘들어 죽겠는데, 자꾸 꺼내놓아 거실 바닥 여기저기 응아를 해대어
신랑속 박박 긁었더니, 화가 난 신랑
"죽어도 나 원망 말아라 " 하면서 날려보내주건만, 날아갈 생각은 않고 자꾸
창문으로 날아와 짹짹거려 할수없이 다시 키우는 중입니다.
그래도 새는 산에서 살아야하는데....
어찌 되엇건 아이들 아침은 굶기지않고 보냈네요.
밤새 무섭게 내리던 비도 그치고 이제 햇님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정우아빠~~~~~~~~~~~~~~~~~~~~ 쌀사러 가자.
댓글목록
깜박이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쌀이 없으니 이상하게 밥이 먹고싶어지고 배도 일찍 고프더라구요.ㅎㅎ
역시 밥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