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숙성꿀 따는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6-08 22:42:27
- 조회수
- 1,892
양봉인들은 5~6월에 꿀을 따기위해 1년동안 벌들을 보살핀다.
아카시아피는 오월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한없이 희망에 부풀어보기도한다.
7~8년전인가 꿀 흉작의때를 생각하며 걱정을 하기도한다.
이제 밤꽃이 하나둘 피기시작하기에 고숙성꿀을 채밀하기로했다.
지난해 고숙성꿀이 부족한탓에 울 신랑 고숙성꿀 딸 벌들을 많이 남겨놓았다.
매번 꿀 채밀할때마다 사진좀 찍어야지해보지만 벌들 틈에서 정신없이 손발이 맞아야
하는것인지라 생각뿐이다.
어둠이 가시기도전 이모부도 올라오시고 벌통을 열기시작한다.
벌 볼때 밀집모자 하나쓰고 하는 신랑 벌들이 들러붙는다며 면포를 찾는다.
벌들은 밝을때 건드리면 괜찮은데 어두울때 건드리면 이상하게 사나움을 낸다.
봉하지 않아야 일이 척척 진행되는데 모두가 봉해놓으니 일이 늦어진다.
신랑은 벌털고 이모부는 신랑이 털은 소비를 나에게 갔다주면 난 봉한것을 칼로 자르고
채밀기에 돌린다.
이 칼로 자르는 일이 더디다. 케익을 자르듯 부드럽게 해야 벌집도 망가지지않고
살짝 잘라야 꿀이 허비되지 않는다. 깊제 자르면 꿀 들은것이 다 잘려나가기에
이것도 기술이다.
벌들도 사람하고 똑같다. 꿀이 들어오지 않으면 일정한 집을 짓고있다가 꿀이 들어오면
집을 더 길게 내어짓는다.
그러다 옆에있는 집과 닿으면 더이상 채울수있는 공간이 없음을 알고 나중에 먹으려고
봉해둔다.
고숙성꿀은 이렇게 모두 봉한것을 따기위해 한번도 손대지않고 모셔두었다가
따는 꿀이다.
6시도 채 안되었는데 벌들은 채밀기로 달려들기 시작한다.
벌이 달려들면 정신이없다.
꿀이 많이 나올때는 채밀기로 한마리도 오지 않고 또한 자기들이 가져온 꿀일지라도
그리로 오지않고 꽃으로 가는데 이젠 아카시아도 때죽도 옻나무도
다 지고 밤꽃이 피고있으니 벌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진것.
머리에도 목에도 붙어 신경쓰이게한다. 손으로 털어내고 싶지만 그러면 찐득진뜩한
꿀이 여기저기 묻기에 참아본다.
결국 자는 아들을 깨워 훈연기를 피워주고 벌들이 못 달려들게 연기를 뿌리게했다.
잠자다 불려온 막둥이 이젠 컸다고 투덜거리지도 않고 한다.
달려드는 벌들을 보며 울 신랑 "이녀석이 새벽부터 난리네"
이렇게 달려들때는 조금만 잘못 잡아도 벌에 쏘인다.
지난해엔 두방밖에 안쏘였던 벌 올해는 몇방을 쏘이는지 모르겠다.
봉한 소비를 밀도질 (칼로자름) 을 하기위해 잡으려는순간 손가락을 쏘아댄다.
으~~~손톱밑에 쏘이면 말로 할수없는 요상한 기분이다.
심장을 찌르는듯한 아품에 팔을 어떻게할수없을정도로 힘이 쪼악빠진다.
그렇게 서너방 쏘이며 일을 겨우 끝냈다.
"벌들과 싸우면서했는데 꿀 맛이나 봅시다"
꿀맛을 보며 신랑보고 농도가 얼마나 나오는지 재어보라한다.
"정우아빠 이번 고숙성꿀에선 커피향같기도하고 음 뭐랄까 코코아냄새도 나는것 같아"
"지난해것보다 맛있네."
입에서 달착지근하면서 부드럽게 사라진다.
울 신랑 갸웃거리며 농도를 재본다.
"18%정도 되네. 자연 농축 이정도면 농도 엄청좋지"
신랑도 꿀 맛을 본다.
"쪽제비 싸리가 들어갔구만"
울 신랑 심심하면 노래했었다. 쪽제비 싸리가 들어가면 초콜렛향이 나면서 맛있다고
채밀 끝나고 들어오니 8시도 안되었다.
아~~이제 아카시아도 때죽도 옻나무도 끝나고 고숙성까지 채밀했으니
이젠 정말 밤꿀만 남았나?
우리 부부 올해 너무 가뭄이 심하기에 속으로 기대하고 바라는것이 있다.
바로 감로꿀
울 신랑 어제 미련을 못 버리고 예전에 감로꿀 채밀했던 무주에 있는 봉우에게
전화해서 물어봤단다.
산에 살짝 감로기가 있단다.
감로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꺼멍꿀이 올해 나왔으면 좋으련만
감로꿀 기다리는 많은 분들이 계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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