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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까순이 > 자유게시판

불쌍한 까순이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22-04-26 11:55:31
조회수
2,144
어젯밤 운동 끝나고 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며칠전부터 26일엔 비가 엄청 오고 바람도 많이 분다고 울성방님 노래를 불렀기에
그 비가 오는것이란걸 알았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머리에 랜턴을쓰고 울서방님 벌들 솜이불을 덮어줍니다
저녁엔 덮어주고 아침엔 걷어주고
저녁먹고나니 기다렸다는듯 무섭게 비가 내리고 바람소리가 무시무시합니다
밤새 자면서도 귀에는 빗소리만 들립니다
6시가되니 로얄제리틀을 꺼내기위해 울서방 일어나더니 비가 온다며 궁시렁거리더니
옷을 입고 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남편이 나간후 10분정도 있다 나가면 됩니다
가끔은 그시간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드는 경우도 있지요
며칠전에는 벼락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1분도 안잔거 같은데 한줄 다 꺼내도록 마눌이 안나오니 마눌을 부르는것이지요
이렇게 자는 잠은 왜그리 꿀잠인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눈뜨고 가만가만 귀 귀울여 밖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을 합니다
남편이 제리틀을 꺼내면 벌통 여닫는 소리가 들리거든요
그런데 빗소리때문인지 아무런 소리도 안들려 결국 일어나 거실에서 내다 봅니다
바람에 벌들 덮어주었던 솜은 반은 벗겨져 있고 아무리 봐도 남편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다시 이불속으로 쏘옥 들어갑니다
잠이 올것같아 지금쯤이면 꺼냈나 싶어 내다보면 없고 몇번을 그러다 결국 전화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꺼내려고 준비중이여"
가뭄이 심하니 비가 흠뻑오는것은 좋은데 일할때는 많이 불편합니다

새벽부터 둘이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일을 합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어느통엔 로얄제리 양이 많이 들었고 어느통은 왕이 올라왔다는둥
예약한 로얄제리는 다 보냈는....등
"난 오늘부터 보리밥을 해먹을거야"
 왜 ? 푹 삶은 보리죽이 뼈에도 좋고 관절에도 좋고 염증에도 좋다는데
난 어렸을때부터 쌀밥보단 보리밥이 좋아
그래도 쌀을 반 섞고 땅콩도 넣으랍니다
그래도 밥먹을때보면 보리만 보인답니다
 채취작업 끝내고 들어와 늦은 아침을 합니다
갑자기 현관에 들어 오면서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까치를 키워야될것 같아"
무슨 소리인가 싶어 가서 보니 울서방 손에 아기까치가 들려있습니다
어제부터 나와서 활동을 시작하는데 울집에 눌러앚아 우리집 고양인양  밥달라고 졸라대는 고양이녀석 두마리가
까치 새끼들을 한마리씩 물고 있더랍니다
이쁜 고양이 녀석은 내놓으라고하니 주는데 눈치만 보는 못난이는 물고 도망을 쳤다며

"까치가 사람을 붙여주나?"
"잘 따라.얼마나 잘 따르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들고 들어올건데 저렇게 눈치를 보는 이유가 있지요
몇년전에도 새끼재 두마리를 까마귀녀석이  공격하는것을 집에 가져와서 키웠는데
이녀석들이 온후로 난 생고생을 했습니다
갑자기 따끔하고 무언가 무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그게 한두번에 그치는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불을 빨고 또 빨아도 이불속에만 들어가면 무언가 쏘듣이 물어대는데
결국 렌턴을 들고 꼼꼼히 보고 또보고 해서 찾아냈지요
새 몸에 붙어있던 모양인데 얼마나 작고 가늘던지
그때부터 아무리 이쁜새가 있더라고 길가에서 새는 주워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렇게 울서방은 고양이한테 물린 까치한마리를 자기 옷 위에 내려놓곤 사라졌습니다
그러곤 상추를 한봉지 따왔습니다
"비도 오는데 상추를 따오면 어떻하라고?"
"그냥 커서"
만두국을 끓여서 같이 먹으려가 포기하고 오이지 담은것 썰어서 양념하고
상추와 부추를 먹기좋게 잘라 비빔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비빔밥 그릇을보곤 이렇게 많이주면 어떻하냐고?
야채가 많아서 그렇지 밥은 평소보다 적다며 계란후라해서 올려줍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는데 새끼를 잃은 까치녀석들 창문쪽에서 계속 울어댑니다
에고 새끼를 잃은 부모 마음이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 그렇지

밥을 먹다 까지녀석을 살펴보더니 상처가 있다며 밥먹고 치료해줄께 합니다
수저 내려놓기가 무섭게 울서방 프로폴리스 가져다 까치상처에 발라줍니다
포근하게 쉬라고 자기 털옷에다 ^^
옛 어른들 모 눈엔 모 만 보인다너니 울서방 눈엔 이런것들이 왜그리 잘보인 모릅니다
까치녀석 따듯한지 새근거리며 잠을 자고
일할때는 비가오니 찜질방이나 가자던 울서방은 머리에 해드렌턴 끼고 충판 찾으러 나갔습니다
얼른 씻도 저도 일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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