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뒤로

제자리 있어 좋은것들 > 자유게시판

제자리 있어 좋은것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22-07-04 12:38:29
조회수
2,370
그동안 정신없이 바쁜 관계로 교회를 가지 못했다
가끔 집사님들 전화하셔서 집사님 이름 부르며 기도하신다는 말씀에 그냥 감사했다
오랫만에 이번주 로얄제리 쉬는 날이라 서둘러 교회를 간다
가는 길에 그림처럼 펼쳐저있는 논에서 파랗게 자라고 있는 모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나도 모르게 와^^소리가 났다
그동안 피곤했던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고 기분이 좋아진다
교회 옆 도로에 이른 코스모스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있는 모습도 정겹고
오랫만에 만난 교우들도 반갑고 그냥 좋다

나를 보자 두팔을 벌리고 달려오는 집사님도 좋고
나이 많으신 할머니들도 싱글벙글 웃으시며 반겨주신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가도 그 자리에 있는분들
그자리에 있는것들 이런것이 나는 좋다
해마다 저수지 옆에 피어나는 뫼꽃도 좋고 우리집 대문앞에 소리소문없이
어여쁘게 피어나는 능소화도 좋고

지난 금요일 한달에 두번있는 동호회 탁구 리그전
며칠전부터 그날 아침에도 늦게온다고 말을 하곤 갔다
그런데 리그전 한참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2봉장가서 남겨놓고 왔던 벌들 다 가져오고 있다며 아침에 밥이 질어서 먹기 삻다는것이다
어디냐고 묻기에 오늘 탁구리그전 있어 늦는다고 했잖어?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 그랬냐는것이다
이럴땐 너무 답답하다
한두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말을 했는데

아침에 했던밥이 먹기 싫다하고 늦은시간에 벌을 싣고 오는 남편을 생각하니
게임이고 모고 가서 따뜻한 밥을 해줘야겠단 생각밖에 안난다
한참 잘되고 있는 게임 접고 집으로 달려오니 벌통을 내리고 있다
날이 너무 덥고 습해서 뜨거운 밥도 그럴것 같아
"밥먹을거야? 시원한 보리국수 먹을거야?" 했더니 밥은  싫단다

배고프단 소리에 거실문을 열고 들어오니 탁자옆에 놓여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와^^ 남편이 뜯어온 나물과 빨갛게 잘 익은 자두가 한눈에 들어온다
순간 기분이 좋다졌다
나는 세상에서 자두향과 복숭아향 포도향 이 세가지가 너무 좋다
먹지않아도 기분 좋아지는 향이다
자두를 보는순간 깨물어 먹고 싶지만 참는다
국수맛을 제대로 볼수 없을수도 있기에

벌 다 내리고 땀범벅이 되어 들어오는 남편한테 한마디한다
"정우아빠 대박"
"왜?"
"게임 이기고도 그냥 와서 기분이 그랬는데 한방에 날아갔어"
"자두 보는순간 그냥 행복해졌어"
그소리에 남편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2봉장 집앞에 자두 달려 있었던것이 벌써 익어 새들이 쪼아먹고 있더란다
그런데 생각보다 비가와서 그런지 달지는 않다며
달면 어떻고 안달면 어떻습니까
눈으로 이미 먹었는데
재빠르게 오이 채썰어 맛있게 비빔국수해서 대령했지요
둘이 맛있게 비빔국수 한그릇 뚝딱했습니다.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해준 날이어서 또 행복했답니다

본문

다음글 오늘 받으실 분 입니다 22.07.05
이전글 오늘 받으실 분 입니다 22.07.01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