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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낚시 > 자유게시판

메기낚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9-07-14 09:28:06
조회수
2,139

산과산이 이어지는 중앙쪽에 우리가 천막살이하던곳으로 올라가는 길이있습니다. 사진은 용담댐이  생긴후)

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오래전 진안으로 이동했던때가 생각납니다.

신랑은 기사를 두고 이동을하고 마지막 코스인 진안에가면  혼자서 생활을 했습니다.

아이들 방학하는날 신랑은 우리를 데리러옵니다.

집에있던 멍멍이를 비롯 닭까지 붙잡아 가지고 갑니다.

집에서 굶어죽으면 안되기도하고 가끔 한마리씩 몸보신을 하려는 속셈도있지요.

트럭 뒤에 포인트엿던 덜렁이녀석을 싣고가면 전주 시내를 다 지나갈때가지

컹컹짖어대고 옆차들은 놀라서 처다보고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이곳은 무주에있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진안 깊은 산속에 천막치고 그곳에서 살며서 때쭉꿀도따고 분봉도시키고 합니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물속에 들어가 수영을합니다.

냇물이라 차갑기에 입술이 시퍼렇게 될즘  나왔다간 다시 또 뛰어들곤하지요.

아이들이 셋이니 자기들끼리도 잘 놀지요.

깊은 산속에서 간식거리라곤 누룽지가 다입니다.

후라이펜에 얇게 펴서 누룽지를 눌려 하나씩 쥐어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것을 먹는것처럼 먹어댑니다.

가끔 오디도 따서 먹고 산딸기도 따서 먹고

물속에서 추우면 나와서는 아이들은 지렁이 잡기를 합니다.

"야 많이 잡아야해. 아이들은 신이나서 지렁이를 잡습니다"

우리집 덜렁이는 온 산속을 헤집고 다니고 가끔은 고슴도치를 잡아놓고

밤새 짖기도합니다.


그렇게 하루해가 저물쯤엔  추위가 찾아옵니다.

산속이라 해만 들어가면 쌀쌀해지지요.

일찍 밥해먹고나면 밤이 어찌나 긴지 모릅니다.

"아빠~~메기 잡으러 가요" 하지만 신랑은 들은척도 않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얼굴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할수없이 이젠 내가 나설때가 되었습니다.

피곤하다는 신랑을 살살꼬셔 메기 낚시를 하러갑니다.

메기는 야행성이라 낮에는 잡히지않기에 밤에 하는것이지요.

메기낚씨는 좋은 낚시대도 필요없습니다.

긴 나무잘라 그곳에 바늘달린 낚시줄 대충동여매곤 지렁이만 있으면 됩니다.

무주에서~~~ 진안에서  생활하던때의 사진은 없네요  )

후레쉬를 켜곤 각각 바위에 자리잡고 앉습니다.

막대기로된 낚씨대를 물속에 넣고 살살 들었다 놓았다하면 메기란넘의 입질이 옵니다.

톡톡 잡아댕기는 느낌이오면 얼른 낚시대를 들어올리며

"엄마 아빠 메기 잡았어요"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냇가에 메아리 칩니다.

그 재미때문에 아이들은 낮에 지렁이 잡기를 하는것이지요.

여기저기서 나도 잡았어요.소리치면 신랑은 낚시대에 지렁이끼워주냐고 분주합니다.

한시간정도 잡으면 이젠 입질도 서서히 사라집니다.

잠깐 저녁먹으러 나왔던 녀석들이 달이뜨니 다시 바위 밑으로 들어갔는지 조용하지요.

처음 낚시갈때 물속에 후레쉬를 비춰보면 긴 수염을 단 메기들이 많이보이는데

입질이 적어 비춰보면 어쩌다 한두마리가 있을뿐입니다.

그때 들려오는소리

"애들아 그만 자고, 내일하자"

아이들은 자기들이 잡은 메가가 얼만큼인지 확인하며  "엄마 내일아침 매운탕 맛있게 끓여주세요"

서로 자기가 잡은것이 더 크다며 소근거리다간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새벽에 일어나 한바탕 일을하곤 어젯밤에 잡은 메기를 신랑은 손질하고

난  매운탕 끓일준비를 합니다.

산속에서 매운탕거리가 따로있는것이 아니니 양파와 고추 그리곤 김치를 넣고 끓여주면

호호거리며 맛있게 먹지요.

산속에서의 생활이 꽤나 힘이들었을것 같은데 이런 재미때문에 힘든지 모르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일주일에 한번 시장에 가지만 냉장고가있는것도 아니니 매뉴는 감자, 오이, 카레등이지요.

시장 간날은 오랫만에 생선을 먹는날입니다.

냇가에가서 세수도하고 쌀도씻으러 갑니다.

생선을 물가에두고 쌀은을씻는데 톡톡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장마비에 먹을것이 없었던 메기란녀석이 벌건 대낮에 생선 냄새를 맡고 온 모양입니다.

생선 봉지에 입질을 해보지만 튼튼한 비닐 봉지는 끄떡도않습니다.

엉겁결에 메기를 손으로 잡으려는 욕심을 부려보지만 재빠르게 줄행랑은 놓습니다.

몇년 진안에서의 그런 생활을 한탓인지 아이들은 물가도 낚시도 좋아합니다.

우리가 들어가던곳이 용담댐이 들어서면서 들어갈수없게되자

우리는 무주로 갔습니다.

무주에서도 아이들의 낚시는 계속되었지요.

김치 하나에 카레해서주면 맛있다소리를 몇번이나하던 아이들

아이들 기억속엔 그 추억이 얼마나 아름답게 자리잡았는지 모르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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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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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미님의 댓글

김한미
작성일
와~그저 아씨님네 아이들이 진심으로 부럽네요
걱정마세요 그 기억들! 호호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기억의 상단에 자리잡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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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한미님 말씀처럼 우리아이들 오래도록 생각해주기를 바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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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오디꿀 맛있게 드시는지 모르겠네요~
꿀이 무거워서 아래쪽으라 가라앉고 위쪽엔 묽어지니 잘 저어서 드셔야하는데
그것을 미쳐 알려드리지못한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