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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나오는 날 > 자유게시판

왕 나오는 날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9-07-21 00:30:17
조회수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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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아침 왕 나오는날이 다 되었다던 남편말이 생각나 아침에 눈뜨자마자 창문밖을본다.

밤에 그리도 불어대던 바람도 지붕이 뚫어져라 내리던 장마비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고요한 아침이다.

성질 급한 처녀왕 한마리가 먼저나오면 나머지 왕이 못나오게 집을 다 물어뜯고  죽이기에

정신차리고 밖으로 나갔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벌들이 벌통뒤에서 서성거리며 손란스러운것이 이상해서보니 비맞을까 덮어주었던 보온덮개가

여기저기 앞으로 떨어져 벌통앞을 막고있었다.

밤새 바람이 얼마나 불었으면 물먹은 보온덮개를 앞으로 밀어냈을까?싶어 달려가 조금씩 들어올리려니 끔쩍도않는다.

있는힘다해 들어올리니 벌통앞을  막고있어 날카로워진 벌들이 단체로 공격한다.

아프다소리할시간도 없다. 금방 종아리를 빈틈없이 쏘아대고 달려들기에 여기저기 치마에 붙은 벌들을 눌러죽이며

뛰어들어오며 막둥이를 부르니 막내 놀라서 내려온다.

벌들이 엄마를 쫓아오는것을보고 막내는 먼저 피신을한다.

DSC00676c.jpg

(왕넣은지 3일째.틀을 꺼내도 벌들은 붙어 젖주기에 정신없다. )

망할넘의 벌들 자기들 잡엎 먹한곳  치워주는데 주인의 마음도 모르고

이럴때 복많은 사람은 꼭 없다.

결혼 초에 이동할때도 그랬다.

언제나 곤란한 일을 겪을때에 복있는 사람은 한번도 없었다.

벌침을 여기저기 떼어내며 종아리를보니  퉁퉁 벌것게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냥 쏘이는것은 별로 아프지않은데 이녀석들 성질나서 쏘는것은 몇배더 아프다.

저것을 어찌해야한담. 벌통앞에 놓여진 보온덮개를 치워주긴 해야하는데 벌은 많이붙어있지 사납긴하지 보온덮게 는 무겁지.

 

결국 비옷을입곤 있는힘을 다해 들어올려본다.

비옷속으로 땀은 줄줄 벌들은 어떻게하면 쏠까? 여기저기 앵앵거리고

힘겹게 다 들어올리고나니  현기증까지 난다.

비옷을 벗어던지곤 훈연기피워 왕이나올통을 확인해보니 아직 나올생각이 없다.

왕은 보통 알을 옮겨넣어준후 15~6일만에 나오게되는데 옮겨넣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일찍깬넘을 넣어주면

그왕이 일찍나와 다른넘들을 모두 못쓰게 만들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잠시 잊었다간 한마리의 왕도 건지기 어렵게된다.

 

처음에 왕집에서 나오는것을 처녀왕이라한다.

이 처녀왕은 급하면 며칠 보통은 7~10일만에 교미를하게되는데 교미를하고 돌아오면 꽁지에 하얗것이 달려 알수있다.

또한 며칠후에보면  배가 통통해져 산란을 시작할것을 알수있다.

처녀왕이나 신왕은 젊은탓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는가하면 늙은 구왕은 구렁이 담넘듯  다닌다.

사람도 늙은사람이 아기를 가질수없는것처럼 여왕도 늙으면 산란이 줄어 왕으로서 가치가없어

부지런한 사람은 봄가을로 왕을 교체해주며 보통은 한번정도 해준다.

처녀왕에서 산란을 시작하면 신왕으로 이름을 붙여주는데 신왕이있는 벌통은 더 부지런해 꿀도 더 많이가져온다.

이것을 이용해 꿀들어오는 계절에 맞춰  신왕을 만들게되는것이다.

 

또한 산란을 많이하니 벌식구들도 늙은구왕통보다 많게되는데 이유는 식구가 많이늘어나니 꿀도 많이가져오게되는것이다.

사람이나 벌이나 한집에 엄마가 둘있는것은 용납을 못한다.

구왕이있는통에 신왕이나 처녀왕이있으면 서로 공격해 결국은 늙은왕이 대부분 죽게되고

신왕으로 교체하기위해 구왕을 죽이고 별의별 방법을 이용해 신왕을 넣어주면

왕이 없는것을 아는통은 아무일없단듯 새엄마인 신왕을 받아주는데

그렇지 않은통은 넣어주는데로 죽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구왕을 죽이고 2~3일만에 신왕을 넣어주게되는데  자기들 왕이 없어진것을 알때쯤 넣어주는것이다.

그래도 죽이는넘들은 끝까지 죽이는 경우도있다.

그래서 신왕넣어주는것이 제일 힘든일중 하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구왕이 발이라도하나떨어진 불량이면 신왕을 넣어줘도 싸우지않고 잘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구왕이 사라진다.

왕으로서 제구실을 못하므로 일벌들은 신왕을 받아주고 신왕은 구왕을 냅두는것같다.

왕을 만들 씨앗도 꿀이 많이들어오고 로얄제리도 많이주는통에서 골라 받게되는데

이것또한 씨앗이 좋아야 왕도 좋기때문이다.

벌들의 세계는 20년을 같이했어도 알수가 없다.

어느해인가는 강화가있을때였다.

벌들이 그해엔 얼마나 좋은지 벌통이 터질것만 같았다.

왕이 나올날짜가 넘었는데 이동중에 꿀따가며 처리할수없어 내버려두었는데

무주에가서 벌을 분봉시키려고꺼내보니 세상에 일벌들이 왕들이 못나오게 보초를서고있는게 아닌가.

식구가 많으니 한마리 나오게해서 분봉나가고 또 한마리 나오는 순으로 하려던 모양이다.

사람처럼 식구가 많은데 방이없으면 방얻어 내보내듯 벌들도 그렇게하고있음네 얼마나 놀랐던지.

신랑은 참으로 신기하다며 마눌을 불러대며 보여준다.

덕분에 그해엔 나올날짜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그 왕을 다 쓸수있었다.

벌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노라면 사람들과 너무나 비슷하다.

얼마나 더 벌들과 생활하면 벌들의 세계를 다 알수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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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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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님의 댓글

벌꿀
작성일
벌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얼마나 아프실까요? 그런 고생과 정성이 싸여야만 많은 사람들에게 고귀하고. 맛있고
향기로운 벌꿀이 탄생될것이라 믿습니다.
올해도 좋은꿀 많이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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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벌들이 주인의 마음을 알아주면 좋으련만 그런 기대하면 안되겠지요.ㅎㅎ
벌꿀님 감사합니다. 꿀이 우리의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벌들의 수고가 참 대단한것이지요. 건강하시고 고운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