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겠네 ^^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3-01-11 10:13:00
- 조회수
- 3,398
지난번에 엄청나게 내린 눈이 아직도 그늘엔 하얗게 쌓여있고
그눈위로 벌들은 엄청나게 나와 떼 죽음을 당하고
벌통을 들춰본 주인장은 벌이 반토막이 났다며 산란을 시작했으니 일찍 키워야겠다고
일요일 화분떡 넣어주고 벌 축소하는데 속에서 주먹만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죽도록 올 봄을 위해서 초겨울까지 힘든지 모르고 키웠건만
그많던 벌들은 다 어디가고~~
윗마을 아저씨 꿀 구입하러 오셨다가 마당에 떨어진 벌들을 보고 기겁을 하신다
"왜 이렇게 많이 죽었어요?"
마당에 모래 뿌려놓은것처럼 죽은 벌들을 보고 놀라는것은 당연한것인지도
어제는 맨 아랫줄 하는데 그래도 그줄은 일요일에 한줄보단 벌들이 좋다
벌통 뒷쪽은 아직도 눈이 녹지않아 벌통 덮어주었던 솜이 당겨지지않고
우리집 멍멍이란 녀석은 쫄랑거리며 따라다니면서 그 눈덩이를 입에 물고 다닌다
희망이란것이 잇기에 힘들게 일해도 견디는것인데
이런 상황이 되니 힘이 다 빠진다
그래도 살아야하고 벌들도 살려야하니 또 힘을 내볼수밖에
녹지않은 눈때문에 높은 곳에서 벌통 뚜껑을 열고 닫으며 화분떡 주고하니 온몸이 아프다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늘 1시 넘어야 잠을 자는데 어젯 저녁은 10시에 들어가 잠을 잤다
오늘 아침 일찍 서둘러 일을 끝내자하고하니 이번주는 계속해야된단다
처음 봤던 줄 축소가 덜 되어 다시 해야된다고
처음부터 늦어도 잘하면 될것 저렇게 일을 만드는지
이제 본격적으로 벌을 키워야하니 벌통도 솜으로 싸쭤야하고
밥먹다 드는 생각
일하다 죽겠다 싶다
다른 해엔 겨울에라도 좀 쉬엇는데 올해는 단 열흘이나 제대로 쉬었을까?
일 좋아하고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랑 사는것 정말 힘들다
젊었을때야 몸이 멀쩡하니 해나가고 재미도 있었지만
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내몸이 여기저기 삐그덕거리니 일이 점점 무서워지는데
우리집 남자는 그냥 마눌이 로못인줄 아니~~~
남편 다른일 잠시하는동안 햇살따뜻한 처마끝에 앉아 있으니
우리집 고양이 옆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우리집 뭉이녀석 샘이라도 나는지 달려와
고양이를 쫓는다
그리곤 그자리를 차지하고 저도 이뻐해주라고 난리다
잠시후 두녀석 내 옆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잔다
그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그래 사는게 별거더냐. 이런것이지
다시금 힘을 내서 일이란걸 또 해보자!
댓글목록
Itlim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올해까지 39년이 되었는데....
어떤 경우의 변수도 극복할수 있을것 같았는데 지난가을 너무 늦게 11월까지...
한가지 더 경험을 쌓았네요.
전열판이 없어도 꿀벌이 겨울을 나는데는 전혀 이상없지만 봄벌을 기를때는 전열판이 보온작업의 수고를 덜어주므로
현재 각 통마다 전열판이 설치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번 눈에 수일동안 갇혀있던 꿀벌들이 하마터면 타격을 볼뻔 한것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신듯 하네요~
마당에 벌을 놓았기에 망정이지 다른곳에 있었다면 큰 문제가 될뻔했습니다.
이제 봄벌기르기를 시작했으니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할까요...
작년처럼 잘 자라서 벌을 볼때마다 감탄사가 나올지...한숨이 나올지...
그렇지만 기본은 된답니다.
워낙 좋은 벌이 타격을 봐서 아까워서 그렇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