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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돈생겻다~ > 살며 생각하며

꽁돈생겻다~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22-04-05 18:53:47
조회수
3,899

꿀벌은 너무도 예민한 곤충…
숙련된 양봉가도 작은 실수로 인해 한해농사의 시작인 봄벌기르기를 실패할수 있습니다.
봄벌기르기를 실패하면 벌을 사서 보충하는수밖에 없지요.
올해는 여기저기 방송에서 나왔듯이 꿀벌이 사라진 농가들이 많아 유난히 벌값이 비쌉니다.
엊그제 이웃 소성면에 산다는 어느 노인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옛날, 저에게 꿀벌을 구입해서 키우신일이 있다며 올해도 한통만 달라고…
대충 들어보니 아직도 초보를 면하지 못하신분이고 저는 초보자에게 벌을 파는걸 상당히 꺼려하는편입니다.

초보자는 아무리 좋은 벌을 주어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못해 실수,망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른 원망을 듣기가 쉬우니까요.
“올해는 벌값이 비싸서 30만원 이상합니다. 저는 팔게없으니 정읍양봉원으로 연락해보세요”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잊고 있던중 어제 오후 늦게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당신네집에 거의 다와가는데 정확한 위치가 어디요?”
“오늘 오신다구요? 저는 벌팔것이 없어요”
“없기는 왜 없어 한통만줘, 돈은 달라는대로 줄테니까…”
아직 출발하기전도 아니고 우리집에 거의 다 와가는 중이라는데 차마 매정하게 돌아가라고 할수가 없어서 그럼 일단 오시라고 하였지요.
연세 지긋하신 그분은 한때 20통까지 늘려 키웠다고 하면서도 역시 초초보~~!
이미 여기저기 연락해보고 올봄의 상황을 아주 잘알고 계셨습니다.

얼마나 벌을 사기가 힘들었는지 돈은 달라는대로 준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군요~ㅎ
아마도 제가 30만원 얘기했으니 더달라고 한들 5만원정도 더달라 하겠느냐…
뭐 그렇게 생각하시는것같습니다.
할수없이 계상이 안올라간 벌통 중에 몇통을 보여주었더니 더욱 안달이 나시는데…
같이 오신 분도 있기에 혹시라도 뒤에 딴소리 하지못하도록 내부를 보여드리겠다며 내검을 시작하였습니다.
소비는 7장이지만 뒷장까지 벌은 충분히 넘치고 꺼내는 소비마다 꿀벌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각산란이 환상적입니다.
올해는 이시기에 이런벌 보기 힘들다고 말하니 정말 그렇다고 인정합니다.
사실 우리벌 중에서는 약군에 속하는 벌이지만 3~4일 내에 계상이 올라가야 하는벌이니 초보의 눈에도 반할만한 군세일것입니다.
겨우 한통 사가는 벌이므로 벌값은 35만원 부르고 싶은 마음은 꿀떡같으나 그전에 제입으로 내뱉은 30만원이 있고
그정도만 받아도 섭섭하지는 않겠다싶어 그냥 30만원만 달라하였습니다.

이정도 시세는 작년보다 대충 30~40%쯤 비싼가격이고 저로서는 양봉산물을 파는게 아닌 벌을 파는것이라서 꽁돈생긴 느낌이거든요.
그분은 두말없이 고맙다며 30만원을 세어준후 2만원을 더 주시는것을 보니 벌값이 비싸다는것을 제대로 실감합니다.
종봉을 판매하는것은 노력에 비해 별로 수입이 되지않아서 우리는 그동안 별로 신경쓰지않았는데 올봄만 같으면 양봉산물 판매가 아닌 종봉판매도 해볼만 할것같아요…
마누라,,,
우리 내년에 종봉 100통만 팔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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