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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0일
모내기 철이 가까와 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비가 잦은데 아마 하느님이 우리민족을 축복하여 벼농사에 쓸 물을 미리 주시느라 배려하시는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때의 잦은 비는 우리 양봉농가들에게 너무 큰 손해를 안기게 되니 요즘의 하느님은 아마 귀가 꽤 간지러우실 것입니다 비가 많이 오니 밤마다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올해도 시끄럽습니다
큰 기대를 걸었던 아카시아 꽃이 1차지역인 영남지방부터 피기 시작하였으나 전혀 꿀이 들어오지않고 있습니다 꽃은 피었으나 꿀이 들어오지않는 현상은 메마른 공기와 저온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양봉농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손해가 막심하지요
그전에도 1차지역에서는 꿀이 안나고 2차지역에서부터 꿀이 쏟아져 들어오는 때가 많았으니 다들 2차에 기대를 걸어보고 있지만 요즘들어 대부분의 양봉농가들이 통이 커졌는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투자하여 규모를 키우는 경우가 많아 빚을 진 농가들이 많은데 1차지역의 흉작은 양봉농가들의 기를 꺾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빨리 피는 꽃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벌을 가지고 가서 꿀을 뜨는 이동양봉..... 차량 2~3대 분량의 벌과 살림도구들을 싣고 밤에 출발 밤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너무 힘이드는 일이지만 한자리에서만 하는 고정양봉에 비해서 수확이 많게는 3~4배 차이가 날수도 있으므로 전업으로 하는 양봉인들은 이동양봉을 하지않을 수 없습니다
그 힘든 이동양봉도 다음날 아침 쏟아져 들어오는 꿀을 보면 모든 시름이 사라져버리니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양봉농가들이 많은 까닭이 될것입니다. 아카시아 1달동안 3~4번의 이사를....그것도 밤에 하게되니 이사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 벌쟁이 라고 할수있습니다
어제 오늘 이지역에서 1차지역으로 이동해갔던 농가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꽃은 훤히 피었으나 꿀벌의 먹이도 되지않아 꿀벌들이 이웃의 꿀벌통을 공격하여 먹이를 빼앗으려 하는 도봉현상 까지 일어났다합니다 먹이인 꿀이 많이 나면 꿀벌들처럼 신사도 없지만 먹이가 부족한 꿀벌들은 공격적인 생존본능만 남게되어 바로 옆의 꿀벌들이라도 공격하여 먹이를 빼앗으려 합니다 꿀벌은 오로지 자기가 속한 무리외에는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이 또한 수십만년동안 생존해온 비결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먼길을 떠났다가 고생만하고 돌아오는 양봉가가 있는가하면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의 경험과 결부시켜 꿀 뜨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1차지역으로 가지않은 농가들도 있습니다 고생 덜하고 경비 덜들고 벌 축나지않고... 경륜과 지혜는 그래서 소중한것입니다
저는 1차를 안간지가 올해로 4년째인데 4년 연속 1차에서는 흉작이었으니 너무 잘 맞힌 경우라고 할수있지만 사실은 저는 이동양봉이 지긋지긋해서 몸을 사리는 경우랍니다~~~ 1차지역을 포기하고 2차지역부터라도 잘 운용하면 그못지않다는 결론을 내린것이지요
올해는 충청남도 유성으로 가려고 자리를 잡아놓았는데 앞으로도 비가온다는 날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니 2차지역에서도 걱정입니다. 그나저나 우리 양봉농가들 불쌍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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