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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밤 > 살며 생각하며

촌놈들의 밤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5 18:14:19
조회수
1,433
 
글제목 : 촌놈들의 밤
글쓴이 운영자
E-mail
등록일자 2005-11-13
조회수 151

사료대리점을 운영하다 부도를 낸친구
매정하지못한 그 성격이 짐작이 갑니다

신용불량자 신분이지만
다행히 미꾸라지 양식업으로 직업을 바꾸고 훨씬 살기가 부드러운것을 보는데
미꾸라지 양식보다 바다에 나가 조개를 잡는 시간이 더 많은 친구
바다에 다니기 시작하니 그시간에 돈안써서 좋고 반대로 돈이 들어온다며
좋아하는 친구

계화도에 나가 잡는 조개잡이
부부가 열심히 하면 하루 15~18만원정도.....
가을내내 하였으니 꽤 벌었을것입니다

양식장 앞에서 컨테이너 박스를 놓고 생활하던 그가 요즘 그 콘테이너와 이어붙인 조립식 주택을 지었다며 집들이를 하는 날 돼지한마리 잡을것이니 꼭 오라는 당부에 어젯밤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각시를 데리고 부안읍내까지 가서 화물차를 운전하는 친구를 만나
슈퍼에 들러 작은 선물을 사들고 도착한 그곳...
그럴싸한 지붕이 눈에 띄입니다
훨씬 넓어진 내부엔 벽지색깔도 예쁘고 새로 생긴 주방과 거실이 아늑합니다
거실과 붙은 방을 새로 만들었고 화장실이 있는 기존의 콘테이너와 한몸이 된 구조로 지었으니 이제 집으로서 손색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도 집을 지을수있는데....

푸짐한 저녁상은 너무 싱싱한 돼지고기...
집에서 만든 두부...새로담은 배추김치. 거기다 잡채까지...
더이상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지요

주변사람들과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소주와 복분자술이 돌기 시작하니 두어잔 마신 술에 얼굴이 화끈화끈 한데....
한쪽방에서는 스웨덴전 축구를 보고 한쪽방에선 100원짜리 고스톱이 돌아가고
거실에선 아직까지 남아있는 술상을 놓고 담소가 이어집니다

애들이 셋이나 있지만 총각과 재혼하여 함께 오는 그집
농사를 짓는 새신랑은 너무 야위었고 얼굴이 까맣습니다
늦었지만 이제 각시가 생겼으니 곧 뽀오얀 살이 오르겠지요

나의 초등학교 동창과 함께 오는 포크레인 기사
나이는 나보다 한살 적은데 역시 새까만 얼굴이고 밤송이 머리엔 새치가 절반입니다

신랑은 왜 안오느냐는 나의 질문에 신랑은 이곳과 수준이 안맞는다는
어려운 대답을 하는 또래 아줌마 등.....

정읍의 우리집에서 논길을 질러서 가면 불과 20분이면 도착할수있는 나의 고향마을
어렷을때 있었던 뒷동산의 커다란 왕솔나무들은 간곳이 없지만
다행히 그 숲은 아직도 그대로이고 진입로가 아스팔트로 바뀐 외에 아직도
변함이 없는 그곳

너무 순박해서 탈인 그 친구
저녁마다 사람이 모여도 언제나 대환영인 촌뜨기 그집 각시
요즘 저의 사랑방은 고향마을에 있는 미꾸라지 양식장입니다

내년봄 귀농하여 그옆에서 미꾸라지 양식을 하기로 한 동생때문에
앞으로도 갈일이 많아질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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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200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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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촌놈이 되고 싶다' 라고 독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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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200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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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같이 있으면 참 편안하답니다.
아직은 이렇게라도 갈곳이 있으니 다행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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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200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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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있는곳도 시골이긴 합니다만, 시골도 상대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옛적 인심이 살아 있는 시골이 있는가 하면 도시보다도 더 인심이 날카로운 시골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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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200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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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모두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무엇인가 우리의 역할도 필요하겠지요. 어느곳이든 사람이 적은곳이 인심은 좋은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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