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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햇동안 전북의 내노라 하는 50여명의 양봉농가들이 교육을 받던 꿀벌연구회 모임 1달에 한번 하루 5시간의 교육시간에 보고, 멀리 강원도까지 1박2일의 견학장소를 오고가는 버스안에서 보고 숙소에서 밤을 세우며 또 보고.....
자주 만나면 정이 든다던가 수료식까지 마쳤기에 더이상 만나볼 기회가 없던중 같이 교육을 받았던 멀리 남원의 봉우님 한분이 초봄부터 전화를 한다 "날씨 좋은가? 난 광양으로 이동했네" "봄벌 축소해서 화분떡 주고 키우기 시작했네" "광양에 오면 생선회 사줄테니 각시랑 같이 놀러와"
나보다 서너해는 더 살았을 형님뻘되련만 항상 먼저 전화를 하여 남쪽소식을 들려주고 안부를 물으니 미안하기 그지 없다 정읍에서도 봄벌기르기를 늦게 시작하기로 소문난 우리도 어제까지 드디어 축소를 마치고 화분떡을 올려주었으니 대충 급한일은 끝났기에 오늘은 남원으로 가서 그 형님을 만나고 내친김에 광양까지 가서 벌을 구경하기로 했다
정읍의 고원인 산내면을 올라 섬진강 댐을 지나 순창으로 가는길 구불구불 커브길에 오르막 내리막 산악도로는 남원까지 가도록 이어지는데 옆자리에 탄 각시의 잔소리도 끝이 없다
"허참 갓길로 차가 좀 쏠릴수도 있는거지 차도 안다니는데 중앙선좀 침범할수도 있는거지 내가 좋아하는 산이 저렇게 많은데 어떻게 앞만 보고 갈수 있느냐고~~"
네비게이션에 표시되는 고도는 보통 230m 아깝다 300m만 넘었으면 탐내볼만 한 자리가 많은데.... 폐기처분 직전인 1톤 트럭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니 전륜구동 스포티지로 달리는 산악도로의 드라이브는 황홀할 지경이다
그 형님차로 옮겨타고 또 1시간 반 남원,구례를 지나 섬진강을 따라 광양으로 가는길 끝없이 이어지는 넓고 깊은 산 내 산은 언제쯤이나 나에게로 올까......
횟값이 싸다는 광양 바닷가의 어느식당 생선회가 나오기전에 나오는 해물로 배가 부를 지경인데 이어서 나온 생선회도 흡족할만큼 양이 많았다 상추와 들깻잎과 봄동배추잎에 싸먹는 생선회 그래, 요녀석 작년엔 한번도 구경할 기회가 없었어
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드는 곳에 자리한 형님의 양봉장은 200평도 안되는 논 길게 배치한 벌통과 두평이 안되는 창고겸 잠자리로 쓰이는 판넬로 지은 작은 건물 꿀벌들은 마침 피는 매화꽃 덕분인지 산란상태도 젖을 주는 상태도 좋았다 아주 약간 환기가 부족할때 생기는 증상만 빼면.....
구름한점 없는 날 옆에는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버들강아지 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인지 모르겠다
"큰일좀 봐야겠는데 휴지좀 줘요~~" "그래? 난 항상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닌다니까. 삽은 저기 있으니 저기로 올라가" 뒤로 돌아 오른 그곳엔 저멀리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밤나무와 두릅나무... 잎이 채 떨어지지않은 상수리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벌써 이동양봉 기분나는구만...ㅎㅎ"
"동신씨는 형제가 몇이야?" "셋도 되고 넷도 되지요. 형님은 몇이요?" "응, 난 혼자야" "그럼 명절땐 어디로가요?" "그냥 집에 있지...." ".........."
소를 팔았다며 구정 며칠전 찾아와 여름에 가져간 로얄제리 3셋트 값을 한꺼번에 갚던 소키우는 친구 고마운 마음에 그날 저녁 친구네 가족을 불러내 우리가족과 함께 오리고기를 먹던중 1억원까지는 능력이 있으니 산을 사는데 빚보증을 서준다던 그 친구도 명절엔 항상 집에 있었을텐데 왜 이제서야 생각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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