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명절 서울에 다녀온 얘기 저번에 올렸었지요 좁은 1톤 화물차지만 좌석뒤 좁은 공간이 있어 한놈이 들어갈수 있으니 온가족 5식구 이동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명절이 되면 이렇게 불편하기는 하지만 좁은 차안에 옹기종기 모여있으니 좋은점도 있지요 이제 제나이 40도 후반에 들어서니 지난 얘기들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어렸을때 얘기들을 말해봐야 대부분 씨도 안먹히고 코웃음 치는데 한가지만은 귀를 쫑긋 세우며 듣는것이었어요
저의 고향은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가 코앞에 있는 농촌이었습니다 그때야 다들 그랬지만 시간만 나면 많은 동무들과 뒷동산에서 뛰어놀기에 바빴는데 어느날 누군가 대나무로 활을 만들어 가지고 나왔던 것입니다
그 활은 만들기 쉽고 멀리 나가니 순식간에 온 마을에 퍼져 가지지않은 애들이 없었지요 만드는 방법도 점점 진화하여 당시에는 더이상 손볼것없는 완벽한 활이 되었는데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적당한 두께의 대나무를 잘라 양쪽 마디가 있는 끝쪽을 45도 각도로 자릅니다 끈을 메기 쉽게 하기 위해서지요 적당히 휘어 적당한 나일론 끈으로 팽팽히 당겨놓기만 하면 활은 완성이 되고 더 강력한 활을 원하면 더 두꺼운 대나무로 만들면 됩니다
다음은 화살 화살은 갈대를 잘라 신우대로 화살촉을 깎아 끼웁니다 갈대를 잘라 껍질을 벗겨보면 그 심이 가볍고도 단단한것을 알수있지요 그중에 곧은 것을 골라서 몇개씩 만들어 놓습니다
대나무의 탄력은 정말 대단하여 화살이 70~80m 까지도 날아간답니다
처음엔 누구화살이 멀리 날아가는지 경쟁을 하지만 곧 하늘로 쏘는 경쟁을 하게되었습니다 옆으로 쏘면 화살 주우러 다니기가 귀찮으니 하늘로 쏘아 누구것이 늦게 떨어지 금방 승부가 나고 승부가 아니라도 그저 쏘는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오고가는 차안에서 이 소리를 들은 5학년의 울막내 눈이 빛나기 시작하더군요 명절 지내고 돌아온 엊그제 왠 연기냄새가 나기에 보았더니 신문지에 불을 붙여 대나무를 휘고 있지 뭡니까.. 활을 만든다고.... 하지만 제깢 녀석이 말만듣고 만들기가 쉽나요
"비 개이면 아빠가 만들어 줄테니까 기다려" 하지만 하는짓이 나를 꼭 닮은 막내녀석 한번 바람불면 무섭습니다~~ 온종일 나를 쫓아 다니며 " 아빠 활 만들어 주세요.네?" " 알았어 비 그친다음에 만들어 준다니까?"
하지만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데도 조르고 화장실 가도 조르고, 눈만 마주쳐도 조르고, 2~3분만 지나면 또 조릅니다 흐휴! 나 미쳐~~
할수없이 어제 장이 끝난 다음에 낫을 들고 나가니 두놈이 좋아라 하고 따라나옵니다 활을 만드는것이야 쉽지요 대나무를 잘라 줄만 메면 되니까.... 두개를 만들고 이번엔 마을 한적한 곳에 있는 갈대밭을 찾아가보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갈대는 똑같더군요. 반듯한 것을 잘라 애들에게 껍질을 벗기라 이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가지고 와서 이번엔 "신우대"를 잘라 화살촉을 깎았습니다 그냥 45도 로 깎으면 날카롭게 되니 이것 역시 간단하지요
화살의 반대쪽 끝은 마디를 남기고 역시 45도로 양쪽을 자르면 활줄에 매길수 있도록 홈이 생기고 마디를 남기고 잘라야 활줄에 화살이 망가지지 않습니다
어제 오후 애들이 신이났습니다 "아빠, 설마 이렇게 멀리 나갈줄은 몰랐어요"
좀 위험하긴 하지만 어렸을때도 한번도 누가 화살에 맞아 사고가 난적은 없었기에 아침에 찍은 사진 올리니 참고하세요~~
|
|
|
|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