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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집 올려주기 > 살며 생각하며

3층집 올려주기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5 18:00:31
조회수
2,040

글제목 : 3층집 올려주기
글쓴이 벌집아씨
E-mail
등록일자 2005-04-24
조회수 111

산벚이 피면서 벌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처음 이곳에 정착을 했을때 다른곳엔 많고도 많은 산벚나무 하나 없는 곳이라고 투덜거렸는데

어느사이 새들이 거름으로 뿌린 씨에서 잉태된 벚나무가 자라서 두승산을 수놓고

벌들은 신이나서 꿀을 물고 온다.

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이 생각한 이상으로 벌들이 늘어난다.



일찍 로얄제리를 시작할것인지 나도 못살아본 3층집을 올려줄것인지 고민하다

제리를 하려고 준비를 하는사이 벌들은 식구가 많은것을 알고 다른 살림 차리려고

분봉열이 나기시작했다.

좁은 집에서 많은 식구가 못살겠다고 새 마누라 만들어놓고 집 나갈 준비를 한것이다.

이렇게 되면 왕은 몸을 팍 줄이고 산란을 줄여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니다.

올해 산벚 꿀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풍밀이 될거란 기대가 있어

로얄제리를 좀 미루고 3층 집을 만들어 주기 시작



어제는 눈 뜨기도 전에 신랑보고 일하기 쉽게 벌통과 소비들을 모두 꺼내다 놓으라고 하곤

오전중 교회에 다녀와 신랑과 함께 일을 시작

어지간하면 혼자 일을 않하는 사람인데, 분봉열이 나니 할수없이 혼자 하고 있다.

바람은 불어대고 할일은 많고 허리 펼 시간도 없이 일을하고나니 신랑도 나도 녹초가 된다.

아래 동으로 옮길무렵  더이상 버팅길 힘이 없다.

신랑 소초 가질러 간사이 보온덮개 위에 그냥 누워 버렸다.

울 신랑 어이없는지 아줌마 아줌마 하며 농담을 걸지만 대답할 기운도 없어 10분만 쉬었다 하자며

잠깐 잠이 들었던지, 머리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울 신랑도 내 모양으로 누워 쉬고 있다.

오전에 혼자 일을 많이했다 싶더니 힘이 든 모양이다.



웬지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조금 더 기다렸다가 신랑을 깨우니 몇통만 하곤 내일 하잔다.

지치고 무거워서 벌통 들 힘이 없다며~~~

하다보면 말이 쉽지 마음이 급한데, 그것이 맘대로 되는가 ?

옆에서 흥을 돋구워주며 일을 하니 잠깐 쉬었더니 할만 하다나

그렇게 저녁 늦게까지 대충 급한 불은 끄고 들어오니 물 먹을 힘도 없다.

그냥 푹 누워 있으니 아이들은 외할머니가 피자 사먹으라고 준 돈으로 피자를 먹자하고

신랑과 나는 피곤해 꼼짝도 하기 싫고

막내는 엄마 아빠 사이를 오가며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니

엄마는 허약해서 오리 고기를 먹어야 한다며 엄마가 먹고 싶다면 간다고 하는데

오리 아니라 오리 할아버지를 준다해도 싫다.

숨도 쉬기 싫은판에 늦은 시간  또 준비하고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



시간은 자꾸 가고 오리도 피자도 물건너 가고 딸아이가 해준 밥으로 대충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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