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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는데 태풍이 온다는 날씨가 조용하기만 하다 엊그제 시내에 나갔다오며 딸애와 각시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핸들을 임도로 틀었다 또 왜가냐고 하는 각시말은 한쪽귀로 흘리고.....
각시는 아직도 모르는가보다 난 정기적으로 깊은산의 정기를 흡수해야만 살수있는 유전자를 가진것을.... 봄에는 새끼들과 노니는 꿩가족, 다람쥐와 청솔모를 심심찮게 볼수 있는곳 산벚나무와 때죽나무등 밀원상태를 확인하기도 좋다 습지대엔 꿀이 많이 나오는 빨간 물봉숭아 꽃이 한창이다 물봉숭아가 많으면 꿀벌의 겨울먹이가 훨씬 덜 들어 좋은데
험한 고갯길은 콘크리트포장을 해놓았고 좀 나은곳은 자갈을 깔았고 평지는 모래같은 흙인 마사토가 대부분이지만 이정도면 A급 임도라는것을 나는 안다 재작년 홍수에 이곳저곳이 휩쓸려 내려간 후 올 여름까지 복구를 마치더니 더 좋아졌다
강원도나 무주에 있는 임도들을 돌아보면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골짜기가 눈이 어질어질하다. 산중턱을 깎아만든 길위로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듯한 바위들.... 가다보면 별별 희안한 나무들의 군락을 보는것이 좋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깊은 원시림이 좋다 화악산의 임도에서 보았던, 호도와 비슷한 열매가 열리는 가래나무의 군락은 아래로 내려가서 따는것은 엄두가 나지않지만 눈으로만 보아도 좋았다
골짜기의 나무들을 타고올라가 구름처럼 보이는것은 대부분이 다래나무이다 키위의 원종인 다래는 익어도 색깔이 변하지않고 좀 말랑말랑 해질뿐이지만 맛은 키위보다 좋다 농업관련기관에서 우수한 다래나무를 선발하여 육성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내손엔 언제나 들어올까
화악산에서 혼자 있을땐 가을이 되어 집으로 철수할때쯤 천막주변에 있는 잣나무에 올라갔다 가지가 없는 아래쪽만 잘 오르면 위쪽은 층층이 가지가 많아 잡을것이 많고 위에서는 무성한 가지로 아래쪽이 보이지않으니 무서움도 덜하다 가지들도 꽤 단단하여 부러질 위험은 많지않았으나 그 놈의 잣......
송진이 왜그리 많이 나오는지, 여기저기 손은 물론 옷에도 여기저기 끈적끈적 그렇잖아도 털털한 성격이라서 옷을 잘 버리는데 잣을 따는일은 이런 나를 더욱 속일수가 없다 씨앗만을 먹기엔 아쉬운 잣 파인애플처럼 생겼으니 껍질만 벗기고 통째로 먹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덜익은 풋밤인데도 따달라는 각시의 말에 늘어진 가지를 꺾어다주니 풋밤을 먹어본 주명이 과자보다 맛있다며 자꾸 더 따달라고 한다 묘지의 잔디밭에 그냥 앉아도 햇볕이 무섭지않고 시원함만이 느껴지니 이런 여유는 얼마만일까 불과 며칠전 일인데 벌써 까맣게 익은 밤송이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오늘아침 잠결에 무주의 님으로부터 다래가 익어간다는 전화를 받았으니 마음이 바쁘다 6월의 밤꽃에도 꿀이 잘 나더니 밤도 풍년인데 다래도 따러가야하고....
임도는 등산로에서 느낄수 없는 산의 참모습을 볼수 있다 너무 위험한 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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