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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흐렸지만 춥지는 않은 날 홈페이지 새로 만드느라 컴에 매달려 있다가 가끔 바람쐴겸 밖으로 나가 꿀벌을 둘러본다 노랗게 되어 금새 화분이 들어올듯하던 오리나무는 꽃샘추위에 얼었버렸는지 아직 소식이 없어 더욱 재미없는 봄날
낯선 1톤 트럭 한대가 내려가더니 금새 올라와 돌무산 할머니 집에 와 멈췄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때 신세를 많이 진 돌무산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빈집.... 담장도 없어 밖에서도 훤히 보이는 그 빈집옆에 그차는 뭘보고 있을까
예전에 돌무산할머니 집안의 맷돌까지 잃어버린적이 있고 뒷마당의 장독대엔 커다란 항아리며 무쇠로 만든 가마솥등이 아직 그대로 있는데 수상쩍게도 그 트럭은 탑차에다 열쇠까지 단단히 채운듯하고 그안에 무엇이 실렸는지 전혀 알수없다 운전석 뒤 작은 공간의 유리창에도 테이프를 발라놓아 수상하고 불안한 마음은 꼬리를 문다
"혹시 저 항아리를 보고 계신가요?" "무슨 항아리요?" "이차뒤에는 뭐 실으셨어요?" 나의 질문에 찌그러진 작은 스텐밥그릇 하나를 내보이며 "이런거 실려있는데....."
"아하, 골동품~ 그런거 좋아하는 분들이 항아리도 좋아하던데 이집은 빈집이지요.죄송하지만 아저씨 차량 번호좀 적어놓을께요" "아니,왜요?"
정말 몰라서 묻는것일까 "요즘 시골이 좀 그렇네요" 그러자 얼른 내려와 뒷문을 열어젖히는데 그안엔 정말로 미안하게도 많지는 않지만 고철들만 들어있었다 "왜 이런차로 고물장사를 하시나요? 트럭이 좋을텐데..." "옛날에 택배를 하다가 이거 하는데 잠깐 쉬는중에 담배한대 피우며 이리갈까 저리갈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맞아...나도 그런적이 있었어 팔아야 월급을 받는 그 때 사무실을 나와 어느곳으로 코스를 잡아야 할지 까마득하던 때
얼른 사과를 하였지만 허름한 옷차림과 눈빛은 저녁내내 머리속에서 떠나지않는다 예전에 아이들 엉덩이를 매로 다스리고 났을때와 비슷한 후유증.... 갈수록 비어가는 마을 애매하게 의심받은 그사람도 50이 얼마 남지않은 나이에 마을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는 나도 서럽기는 마찬가지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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