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아줌마 찾아줘!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7-05-10 23:00:15
- 조회수
- 2,562
이 총각은 총각이다
벌키우는 총각이다
덩치도 큰만큼 기운도 세고 벌을 이동하는 날이면 지례 힘이 빠지는 나와는 달리
이 총각은 오히려 힘이솟고 재미있다고 한다
비어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큰 꿀드럼을 번쩍 머리위로 치켜들어 가볍게 차에 올려놓으며 누구 기를 죽인다
요놈의 총각은 아무리 이동양봉 오래해도 지치지도 않고 힘이 남는가보다
총각이라 그런가?
3년전 꿀이 안나와 전국의 양봉인들이 이리뛰고 저리뛰고도 평년의 10%밖에 수확을 못올리는 대흉작을 만났을때 이 총각은 한번도 이동하지않고 끈질기게 제자리에서 개기다가 이동비 한푼 안들고 그자리에서 꿀을 떳다
우습게도 그자리는 아카시아나무가 많은곳이 아니라 그냥 봄벌을 키우던 자리였고
이동양봉 서너번 한사람보다 서너배는 더 땄으니 그 기다림의 지혜와 끈기를 누가 따를수 있을까......
나에게도 천막친곳이 내집이었던 시절
벌통과 자질구레한 잡짐들이 전재산이니 한번 이동하면 그곳이 집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 총각은 날 약올리듯이 난 아직까지 한번도 가보지못한 제주도에 꿀벌을 가지고가서 겨울을 났다.
그리고 부업으로 감귤포장하는 곳에서 일을 하였다
올해도 1차지역 경상도쪽의 아카시아가 만발인데
이미 전국의 양봉가들이 1차지역에서 꿀을 기다리고 있건만
아직 꿀이 제대로 난다는 소식은 없으니 이 총각이 그자리에 있을리 만무하다
갈까? 말까?
어디로 갈까?
시시각각 꽃의 상태는 변하고 일기도 변한다
똑같은 온도와 똑같은 습도, 똑같은 꽃의 상태에서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 꿀의 분비량.....
슈퍼컴퓨터라면 예측이 가능할까?
피를 말리는 요즘 맥주에 의지하여 잠을 이룬다는 이총각
충청도 어느곳에 틀어박혀 안테나를 풀가동하고 있는 이 총각
훌훌 단신이라면 나도 따라가고 싶은마음이 굴뚝같은 이 총각
내일은 온도가 올라 제법 꿀이 나올듯한데 아직도 안가고 있는 이총각의 판단은 올해도 맞을까........
날보고 귀농사이트에 들어가 혼자사는 아줌마 찾아서 보내라고 맨날 재촉인데
50이 넘은 총각 중매할 재주가 내겐 없으니 어떻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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