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7-08-13 21:08:24
- 조회수
- 3,559
옛날
겨울에 결혼하고 바로 다음해였으니 17년쯤 된 아주 오랜 옛날~
그해 장마는 정말 지긋지긋 하였습니다
지금은 신도시가 된 성남시 분당
고개를 넘어가 광주군의 수리실이라는 어느골짜기
주변엔 밤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아카시아 철도 지나고 각시랑 같이 천막생활을 하며 여름을 보냈는데
그해 장마는 어찌그리 길었던지요
첫째놈은 뭐가 그리 바빴는지 빨리 세상구경하고 싶다고 대기중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부지런히 일하여 60여개의 벌통을
150여개로 늘려 가을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다음해 봄
여름을 잘못난 꿀벌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여
합치고 합치니 단 15개....
결혼 2년도 못되어 패물 팔아버린 부부가 또 있을까~~
그렇게 거금?을 지출해 벌을 다시 산것은 전해에 있었던 바로 그 지긋지긋 했던 장마때문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꿀벌들이 활동을 못하고 활동을 한다해도
꽃이 비에 젖어버리니 꿀은 고사하고 꿀보다 더 중요한 화분을 가져올수 없습니다
중요한 양식인 화분을 못먹은 꿀벌은 몸속의 단백질을 짜내어 젖을(로얄제리)만들어 내지만 몸은 점점 약해지고 결국은 모두 죽고맙니다.
벌통속엔 아직 태어나지못한 새끼들을 남긴채......
그렇게
여름철의 대용화분 공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다른곳은 몰라도 아마 전라북도에서는 가장먼저 여름철에 대용화분을 먹이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꽃이 없는 초봄은 물론 여름에도 대용화분을 먹이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으며
그만큼 구하기도 쉽습니다
오늘은 참으로 어이없는 날씨의 연속이군요
비가 내리다가 금새 그치고
하늘이 보일듯 하다가 다시또 금새 비가오고...
아마 10회는 되풀이 하는것 같으니 이런날씨는 평생 처음입니다.
장마처럼 비가 많아지니 악몽같던 그때가 또 떠오르는군요
다행히 요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벼의 이삭이 나올때라서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도 중간중간 비만 그치면 벼화분이 들어옵니다
옛날 통일벼가 많았을때는 7월 부터 벼화분이 미어터지도록 들어와서 꿀벌 기르기가 아주 좋았는데 지금은 8월이 되어야 벼화분이 들어옵니다.
밥맛은 떨어지지만 수확량이 많은 통일벼
다시 재배하여 식량난 겪고있는 북한에 그냥 못주면 싸게라도 팔면 얼마나좋을까요
퍼주기라며 욕하는 인간도 있지만 사람이 굶어죽는 판에 백번을 퍼주면 어떻습니까?
그나마 처치곤란할정도로 많은 쌀인데....
그 이름대로 통일벼가 될수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내 생전에 통일벼 다시 보게될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늙은이 같네~~
그 당시에는 돌담이 많은 윗동네에 15000원 월세 살았는데
지금은 적어도 한여름엔 천막생활을 하지않아도 되고
장마철 너무 잘 자라는 마당의 잔디가 귀찮을 지경이니 난 대복터진 사나이입니다~~
댓글목록
이덕수님의 댓글
부지런히 화분 떨어지지 않게 공급해야겠군요.
운영자님의 댓글
대용화분 한개 준것은 진작에 다먹었는데 벼화분 들어오는 시기가 아니었다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이어서 한삼덩굴이 들어오고 가을 잡화분 들어오고
이제 화분은 해결입니다
이덕수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