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리듬 깨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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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07-09-12 22:46:11
- 조회수
- 2,597
미치겠네
도대체 왜 이럴까?
어제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무주로 갔다
각시랑 같이 가면 좋은데 올해는 말벌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사람이 없으면 꿀벌 서너통 초토화시키는것은 순식간이이므로 집을 비울수 없기에
전주시내를 통과하는데 새벽이라 차가 적어 생각보다 빨리 빠져나와
한가한 4차선 도로를 달려 무주로 향했다.
무주,진안,장수는 워낙 산이 많은 오지이고 고지대이니 흔히 이곳을 가리켜 무진장 지역이라 칭하기도 한다
꼬부랑 꼬부랑 산길을 달리고 대여섯개의 터널을 지나 도착한 무주
올봄에 심은 뽕나무 밭을 둘러보니 역시 예상대로 잡초밭이 되어있었다
여름에 풀을 한번 베어주었는데도 이놈의 잡초는 왜이리 질길까
바지를 온통 이슬에 적시며 온 밭을 헤쳐 뽕나무를 찾았지만 줄기는 있는데 새순은 하나도 없고 이파리도 안보이니 이게왠일일까
연한 초록색으로 돋아나는 새순만 모조리 없어지다니....
이곳엔 뽕나무 잎을 먹는 벌레가 있나?
하지만 아무리 봐도 눈에 띄이는 것은 없고 없고....
혹시 누군가 염소를 매어 놓았나 하고 둘러봐도 흔적이 없고.....
그렇다고 내가 할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약을 뿌리는 것은 애당초 내 스타일이 아니고 그렇게 할려며 처음부터 심지도 않았을것이다. 다행히 뽕나무는 워낙 강한것이라서 뿌리는 성장을 멈추지않으니
내년엔 훨씬 빨리 자라서 올해 못자란 것까지 보충이 될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통나무 집을 짓던 도시 아줌마는 불과 며칠전에야 이사를 했다 한다
식사중에 나온 아줌마에게 하소연해봐야 뽕나무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저런 얘기와함께 마을 소식을 대충 듣고 우여곡절끝에 그 봉우를 만났다
쓴것이 가면 단것이 온다고 우리 어머님 살아계실때 우리에게 하던 말이 있었는데
돌아올때 이 봉우가 왕 씨앗을 자기 벌통에 넣어서 돌려준다
그러면 안되는데....
그럼 다시 갚아야 하잖아?
저녁엔 모임이 있어 시내에 나왔다
깜빡잊고 핸드폰을 안가져와 장소를 알리는 메세지를 다시 볼수가 없었지만
대충 짐작으로 항상 모이는 장소로 갔는데 간판을 보고서야 식당이름이 생각이 난다
남미회관인데 이곳은 상동회관이네~
아하! 지난달에 모였던 곳이구나
다시 뒤 돌아와 마침 좋은 곳에 자리가 있어 차를 세우고 자신있게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에구~ 이곳은 옥돌생고기!
미치겠네 오늘 왜 이러는 거야?
그럼 남미회관이 어디란 말이야~!!!!
우리 벌쟁이 들이 자주 모였던 곳이 남미회관인것 같아 같아 차를 돌렸는데
도착해보니 이곳은 명동회관!!
도저히 안되겠네
공중전화를 찾아서 차를 세우고 114에 전화를 걸어 남미회관을 겨우 찾았다
예전에 몇번 가본 식당이었는데 도무지 식당이름엔 관심이 없으니.....
뽕나무를 재배하는 후배에게 물었더니 그건 노루라고 한다
이놈의 노루 다음에 만나면 주딩이를 꿰메 버릴거야~
어젯밤에는 이것저것 비율을 맞춰보고 글을 올리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는데
아침은 습관이 되어 7시가 되니 스르르 눈이 떠진다
할수 없이 일어나서 밖에 벌들 돌아보고 아침먹고 애들 학교 데려다주고...
그렇게 하루는 시작되었다
낮잠이라도 안자면 오늘은 아무것도 못할것 같아 다시 방으로 가 잠깐 눈을 붙일수 있었다.
그런데도 피곤이 풀리지않은것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꿀 배달을 가야 한다기에 마지못해 따라나섰다
그런데도 하루종일 졸려....
아마도 각시가 잠자는 나를 억지로 깨웠나보다
혼자서 포장해놓고 올라와보니 그때까지 곯아떨어진 서방이 얼마나 미웠을까?
"에이 졸려, 당신이 나 깨웠지?"
"졸리다니까, 다음엔 나 깨우지마"
"그러니까 왜 깨우냐구, 너무 피곤하잖아?"
하루종일 각시를 달달 볶아댔다
어제와 오늘 완전히 생체리듬이 엉망이 되어버려 도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오후 늦게야 집으로 돌아와 다시 눈을 붙이고서야 피로가 조금 풀렸으니
아마 나도 늙어가는것 같다
벌써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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