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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의 외박 > 살며 생각하며

딸래미의 외박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8-01-30 10:38:17
조회수
2,787

딸래미가 외박을 했습니다.
친구아빠가 고창에서 양어장을 하시는데 그 바닷가에 자그만 집이 한채 있답니다
이 겨울에 보나마나 바람씽씽 부는 황량한 바다가
그곳이 좋다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그 곳에서 하루 놀다 온다고 갔습니다

방학내내 맨날 텔레비젼 앞에서 막내와 채널다툼하는게  지긋지긋 하였는데 막내 혼자 차지하고 있으니 시끄러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가끔씩 너무 조용한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때쯤에야 딸래미가 없는것이 생각나고
딸래미 방을 바라보지만  금방 그 방은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어  허전해집니다

아마 며칠있으면 광주로 보내야 하고 그때는 1달에 한번밖에 집에 올수 없다는 현실이 닥쳐올거라는 것을 머리속에서는 기억하고 있는가봅니다
정우는 학교가 가까워서 기숙사에 있지만 토요일마다 왔다가 일요일 오후늦게 데려다주니 그래도 아직까지는 온 가족이 모여앉아 있을 기회가 많다는 사실에 가끔은 안도하고 있는 저를 알고 있기 때문인가봅니다

아마 막내까지 나가고 난 후
각시랑 둘이서만 지내게될 훗날이 너무 빨리 다가오는 현실
그것이 늙어간다는 증거이니 이 생물도 아마 삶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있는 것인지....
아직은 아이들이 우리를 그리워하지만 상황은 곧 바뀌어 우리가 아이들을 그리워할 것이고 그 세월은 아마도 아이들이 우리를 그리워했던 시간보다 훨씬 더 길것 같습니다.

하늘이 시커멓고 눈보라 치는 오늘같은 날이면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펑펑 눈이 쏟아지는 아침
그 때는 항상 땔나무가 부족했지요
아침엔 비료포대 하나가득 솔방울을 따놓겠다고 어머님과 약속합니다
설마 오늘 하루가 긴데 저까짓 비료포대 한개쯤 못채우겠어? 
그것도 동생과 둘이서....
오전은 금새가고 적당한 소나무에 올라가 조금 흔들고 따고  시늉은 하지요
놀다보면 하루해는 벌써 다가고 어스름에야 솔방울 몇개 든 비료포대를 들고 집에들어가니 약속을 지킨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빠는 맨날 야단만 치니 생각이 안날수도 있지만 엄만는 생각하겠지요
아빠가 할머니에 대한 추억만 떠올리는 까닭이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모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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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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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님의 댓글

자유인
작성일
그래도 저보다 좋은 조건이잖아요. 전 맨날 혼자 주책인데.. 혼자 밥 먹어보세요.
특히 명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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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그렇군요~
항상 위만 바라보면 안되는 것인데....
곧 명절인데 어떻하죠?
이번 명절엔 좋은일이 생길수 있도록 기도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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