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보다 좋은것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8-02-12 11:35:25
- 조회수
- 6,436
그저께 밤부터 새기 시작한 보일러때문에 어제는 하루종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디에서인지 물이 새기때문에 안방화장실에 위치한 보충수 탱크는 밤이나 낮이나
부족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요란하니 저녁에 잠을 제대로 못잘 지경이었지요
수세식 변소에서 물을 내리고 나면 쏟아지는 물소리와 같은 소리
날이 밝아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위에서 샌 물이 아래층까지 흘러있습니다
신축한지 5년도 안된 집에서 물이 새다니.....
도대체 어느곳이 새는지 알수가 없으니 골치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나의 한계를 초과하니 머리가 셀 지경이지요
할수 없이 아직 가까운 부안에 사는 친구를 불렀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인데 재주가 좋은 녀석이지요
노가다 판에서 배운 지식으로 전기는 물론 보일러를 비롯한 일체의 배관까지 스스로 하고 목수들이 모르는 것까지 잘 알아서 이친구에게 집을 맡기고 경비가 많이 절감되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의심되는 주방의 씽크대 아래 위치한 곳을 파내는데 바닥에 다져넣은 새빨간 황토흙이 새로웠습니다
방바닥에 비닐을 깔고 흙을 걷어내며 찾아낸 곳은 너무 어이없게도
이음새 부분이 아니고 그냥 엑셀 선에 잔금이 가고 그 사이로 물이 새는 것이었습니다
아래층에 위치한 심야보일러에서 올라오는 굵은 배관
이 곳을 통하여 더운물이 올라와 분배기로 들어가고 분배기를 통하여 각 방으로 돌고난 물은 다시 분배기로 돌아와 식혀진 물은 다시 굵은 호스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지요
그런데 더운물이 올라오는 바로 그 굵은 배관이 열화된 탓인지 물이 새는 것입니다
1미터 가량을 잘라내고 새로 연결을 하고나서 다시 흙을 채우고 싱크대를 제자리에 설치하니 거의 하루가 다 가버렸습니다
보일러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자재를 잘못쓴 덕분에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그 배관은 새로 해야 할테니 아마 2년을 넘기지 못하겠지요
난 ks 제품을 썼는데......
밤부터 바람이 불고 춥습니다
어릴때처럼 나무를 해야 할 필요는 없게되었지만 항상 머리에서 떠나지않는 것이 있습니다
전기가 없어지는 옛날로 돌아가면 내가 누릴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집은 당장 냉골이되겠지요
전기로 끌어올리는 물도 중단됩니다.
그나마 이곳은 산에서 흐르는 물도 있지만 이곳저곳에 옹달샘이 있으니 도시에 비하면 사정이 훨씬 낫겠지요
그럼 냉골이 되는 집만 해결하면 되는데.....
요즘 날씨가 추우니 예전에 벌통의 보온에 썼던 왕겨가 생각납니다
왕겨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튼튼한 피막으로 싸여있어 어지간히 물에 젖어도 썩지않으며 보온효과는 아주 뛰어나지요
적당한 재료로 외벽을 하고 내부는 좀 두껍게 켠 목재로 마감하고 그사이에 왕겨를 퍼담고 다지면 이보다 더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이며 보온이 잘되는 것이 있을까요
아직은 여유가 없지만 진안의 산을 개발하는 그때....
아니지요~
요즘의 개발이란 말은 파괴를 의미하는것 같아 싫으니 그냥 산에 들어가 사는 날로 하는게 좋겠습니다
이런저런 자연자재로 집을 짓는데 왕겨집도 꼭 추가하겠습니다
집이란 벽과 지붕만 있으면 아쉬운대로 살수 있으니 사실 돈이 많이 드는것은 아니고
누구라도 지을수 있는 것입니다
10년도 더되었지만 옆의 창고를 지으면서 벽은 친구가 쌓았고 나머지는 각시를 데리고 제가 했는데 지붕은 산에서 나무를 잘라와 대들보와 상량을 하고 스레트를 올렸습니다
전기가 없는 세상에는 고장날일없고 오랫동안 비워두었다 하더라도 터질일이 없는,다시 불만 때면 금새 따뜻해지는 구들을 놓아야겠지요
조금만 불을 지피면 왕겨덕분에 요즘의 아파트보다 더 보온이 잘될것입니다
기타 흙벽돌과 나무등으로 지은 집.....
더이상 희망이 없어 세상을 포기하려는 분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집입니다
땔나무는 너무도 흔하니 제가 해놓은 장작을 쓰셔도 되고 스스로 하셔도 됩니다
워낙 돈이 안들어가는 집이니 돈을 받지않아도 될것입니다
스스로 식사를 해드시고 자연을 느껴보십시오
신발을 신지말고 부드러운 산길을 걸어보세요
따뜻한 햇볕도 자주 쬐이세요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나무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느껴보세요
그외에 벌침과 찜질등 여러가지 대체요법도 도움이 될것입니다
지금은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생활이 되었지만 저는 그렇게 혼자 지낸 시간들이 많았지요
강원도의 화악산에서
진안의 산골짝에서........
이미 너무 많은 고독과 희망과 외로움을 겪어보았기에 그속에서 견딜줄을 압니다
그러나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지요
그것들을 모르기에 우리는 병과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제 꿈을 실현시키기에 저는 아직 너무 작고 4만평도 너무 작습니다
10억만 있었어도 참말 좋은 곳이 있었는데...
그돈은 도시 아파트 한채값도 안된다는데.....
남들은 아파트가 목적이라지만 저는 산을 못사서 안달인 뒤로가는 촌놈입니다
댓글목록
가은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엊그제 어느곳에서 본 글입니다. 어느분이 너무힘들게 사는 형편을 올렸더니 어느분이 제안하더랍니다
같이 모여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보자고.....
정말이지 요즘의 우리는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것같아요
우리가 사는데는 이렇게 많은것들이 필요한것은 아닌것같습니다.
왜 그많은 것들을 그 많은 노력을 해서 배워야 하는지......
그냥 덩달아 남들이 하니까? 불안감에 빠지기 싫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소한의 배움으로 경쟁없는 삶을 유지할수 있는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건강의 비결일것입니다.
근데 그날이 언제가 될지.....
가은님의 댓글
저는 많이도 필요없고 한 몸 누일 오두막 한칸, 텃밭 열평이면 됩니다.-_-;
운영자님의 댓글
텃밭도 두배로 늘려야겠죠?
가은님의 댓글
오솔길님의 댓글
왕겨로 지은 산속의 웰빙집..
적당한 재료로~~부터 끝가지의 글은 마음에 큰 울림을 주네요
저도 가끔 가면 안될까요?
아궁이에 앉아 부지깽이로 수석거리며 불도 때보고 싶고
아무 소리없는 조용한 산속에서 그냥 쉬어보고 싶어서요~~
담엔 어떤 구상을 하실까 흥미진진하네요
남은 오후 기분좋게 보내시고 즐~점드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그게 아니로군요~~
앞으로는 저의 촌스러운 생각들을 더욱 떠벌려야겠습니다..ㅋㅋ~
말만 잘들으면 요리를 잘하는 울각시도 데려갈텐데 아직까지는 별로 구미가 안당기는 모양이여요~
그래도 혼자라도 가야죠
다음엔 구체적으로 올려볼께요.
맞장구쳐주는 분들이 있으니 아!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