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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 > 살며 생각하며

흥정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9-03-16 08:33:15
조회수
2,672

멀리서 온 봉우 4명
한바퀴 들러보고 으례적인 찬사를 하더니 이제 꿀벌을 보자고 한다
제시한 가격은 15만원

훈연기를 피우고 벌통뚜껑을 열어 몇통 보여주고
그중에 평균적인 벌을 골라 내검에 들어갔다
12매 벌통에 5매
맨 가쪽 먹이통을 밀고 첫장은 먹이판
둘째판에는 윗쪽에만 먹이가 있는 대부분 봉개판
가운데 부분은 새로 봉개되어있고 가쪽에는 기존의 봉개봉판이 있는 상태
4번째 대부분 봉판
5번째 끝판은 먹이판과 함께 충에 젖이 비치는 상태
몇통을 더 열어 내검을 해주려하니 됐다고, 이제 됐다고 그만보자고 한다

" 나도 벌을 사본사람인데 그럴수는 없지요"
"됐어요, 바람이 강하니 안보는게 좋아요"
4명 모두 이구동성으로 한사코말리는 바람에 할수없이 중단했지만
이들의 판단이 옳기는 하다
굳이 벌통을 열어 벌들이 힘들게 올려놓은 내부기온과 습도를 뺏겨봐야 좋을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돈은 지금줄테니  같이 부안가서 쭈꾸미나 먹으러가죠"
벌사가면서 맛있는거 사주겠다니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보네...
별로 내키지않아 사양하였다가 그들과 시간을 함께하지않으면 그들이  내내 불안해 할것같아서 마음을 바꾸었다

꿀벌 매매에 있어서  가끔 일어나는 일이있다
견본으로 좋은벌만 보여주고 파는사람
계약이 끝난 벌을 내용을 바꿔치기하는 사람등....

그래도 식사는 벌을 파는 사람이 사줘야 하는것이 도리인데
멀리 부안까지 가서 내변산 좋은 경치 구경시켜주고 곰소항에 들러 쭈꾸미 얻어먹었다
쥐약먹은 꼴이지만~

집으로 돌아와 다시 가격흥정을 하는데
난 통을 돌려주고 15만원달라는데 이들은 그대신 50개를 가져갈테니 3통을 서비스로 달라하고...
마음은 내키지않지만 벌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양보해야 할입장이다
꿀벌의 거래는 벌만 좋다면 파는 사람이 우위에 있기때문에...

강한 바람탓에 서너시경 되니 거의 대부분의 꿀벌들이 들어가고 몇마리 안보여
이제 가져가도 될듯하였다
내가 뚜껑을 열어 확인한다음 소문을 신문지로 막아주면 그들은 트럭에 싣는다
한사람은 20개
또한사람은 30개
한사람은 소개인
20개짜리를 먼저 싣고 30개짜리를 싣다보니 한줄이 모자라 다음줄까지 떼내야 했다
아깝다, 너무 아깝다
6매 꽉꽉 들어찬 벌들도 많은데 15만원이라니....

꿀벌을 사려고 벌써 10여군데를 헤맸다는 이들은 횡재한거고 난?
굳이 팔려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뜻하지않은 장소에서 만난 절친한 봉우
팔 벌이 없느냐고 묻기에 "내벌이 좋기는 한데...."
이틀전 그한마디 던진게 남원에서 꿀벌을 사러온것이다

많으면 4000만원을 준비해야 하는데 하늘의 뜻이려니.....
있는 돈 다털어 넣어야 하고 모자라는 돈은 또 대출을 받아야 할거다
다행히 신용이 좋아 금리는 부담이 되지않지만
또 한번의 모험을 해야 하고
그 판단의 날은 코앞에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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