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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세월은 바람과 함께 갑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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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
2001/10/21 |
조회 |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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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도록 더웠던 한여름이 어느덧 지나고 가을이 깊어갑니다 요즘엔 약 1주일간을 창고를 짓는데 보냈습니다 이제 꼭 해야할일은 추운겨울 꿀벌들이 얼어죽지않게 하기위해 짚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일만 남아있습니다
올 한해의 일도 거의 끝난것입니다 한해가 간것입니다
따뜻한 4월에 봄비가 내리면 두승산 여기저기에 고사리꾼들이 보이기시작합니다 예전엔 마을어귀에서 마을사람들이 꺾어오는 고사리를 매입하는 장사꾼이 진을 치고 있을만큼 고사리가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나무가 우거져 고사리가 적은지 장사꾼은 오지않습니다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도 대부분 시내에서 온사람들이지요 실업자들인지 평일인데도 승용차를 몰고와서 고사리를꺾습니다 귀신처럼 알고 구석구석 뒤지는 모습이 집에서도 보입니다
그렇게 비가 몇번 오고나면 드디어 아카시아 피는 5월이 되고 저는 벌을싣고 집을나섭니다
불과 한두달 쓰는 기사지만 운좋은 올해처럼 부지런한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수월한지 모릅니다 이 한달은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그많은 벌통을 싣고 남부지방부터 강화도까지 적어도 3~4 번은 이동해야 하고 그때마다 벌통을 놓을자리와 꽃상태를 보기위해 미리미리 답사를 다녀와야하고....
꿀도 떠야하고 떠놓은 꿀 집에 실어다 놓아야 하고....... 조금만 판단이 틀리면 생산량의 차이가 많이나니 조금도 방심할수가 없습니다 이리갈까...... 저리갈까...... 오늘갈까..... 내일갈까......
한곳에서 불과 7~8일 밤에왔다가 다시 밤에 싣고 떠나는길은 정들었던 주변 사람들과 작별인사조차 하기힘듭니다 짐을꾸려 저녁내 달려 새벽이면 도착한 새로운장소에 다시 벌통을 내리고 천막을 치고나면 아침이 되고 운좋으면 눈을좀 붙일수 있지만 이일은 아무리 해도 면역이 생기지않습니다
짧은 5월한달이 길고긴 터널을 지나온것처럼 그렇게 가고 아카시아 철이 끝나면 그제서야 좀 숨을 쉬게됩니다
집으로 와서 로얄제리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벌써 여름이지요 마을에 낯선 승용차들이 자주 보이면 휴가철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정신없이 바쁘지만......
여기저기 널어놓은 붉은고추가 보이기 시작하고 얼마를 지나고 나면 드디어 우리도 한가해지는 가을이지요 이제는 보따리를 메고 이고 가는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을사람들은 물론 시내에서 두승산의 밤을 주워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바람이 또 한참 지나고 나면 두승산 정상에서 부터 내려오는 단풍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요즘처럼.........
며칠전 우리집 큰아들 정우의 말이 자기가 사춘기라고 합니다 학교누나들이 그런다고 한대요
내눈엔 아직 아닌데 아무말도 하지않았습니다 이녀석 갓난아기때부터 각시랑 같이 이동하며 천막생활을 했습니다 옛날 강원도 둔내쪽으로 간적이 있었는데 해발 700미터쯤 되는 곳이었습니다
6월인데도 춥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정우가 없어져서 찾아보니 근처의 조그만 도랑으로 내려가 물장난을 하고있습니다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녀석이 사춘기가 가깝다하니........
어느덧 세월은 그렇게 갔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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