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뒤로

한적한 가을엔... > 살며 생각하며

한적한 가을엔...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1-11-30 20:35:46
조회수
4,638

따뜻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눈이 와야할 시기인데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따뜻한것이 추운것보다 낫기는 한데 어떤 부작용이 생기지나 않을지....
꿀벌을 기르는 일은 양봉가의 운영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간여유가 많은 직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우린 4월부터 로얄제리생산과 화분을 채취하니 그나마 바쁘지만 꿀만 뜨는 양봉가들은 더욱 한가한 일이지요
어쨋건  새벽부터 일어나 로얄제리 작업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던 그간의 시간들에 대한 보상으로 요즘엔 몸도 마음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52596_DSC00088c.jpg

울타리도 마쳤고 닭장건물도 외형상으로는 완성입니다
4칸으로 지은 닭장 건물은 한칸이 3m
가로 12m 세로 3.8m입니다. 원래 3칸을 지으려했으나 이왕 짓는김에 자재도 쓰던것이 남아있으니 한칸 더 짓는게 좋을것같아 중간에 이어붙여서 4칸을 지었습니다
한칸은 사진처럼 여러가지 자재들을 보관하는데 그만이겠지요
나머지 3칸엔 다시 손질하여 닭이 잠을 자고 알을 낳을 자리를 만들것입니다


 DSC05134%5B1%5D.jpg


올 가을 울타리를 하기전에 뽕나무를 솎아낼때의 모습
이때만해도 정글같았지요

 

52737_DSC00085c.jpg

같은 위치에서 찍은 요즘의 모습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생화분과 오디,복분자등을 저장하는 냉동창고이고 항상 정면모습만 볼수 있었던 집과 양봉사의 뒤편입니다
정면에서 보았을때 저 안쪽으로 냉동창고가 있는데 냉동창고 사이로 약간 아래에 뽕나무밭이 있지요

52631_DSC00076c.jpg

얼마전 후배가 얻어다준 껍보리를 고루고루 뿌렸습니다
그위에 낙옆이 떨어져 덮이고....

가능하다면 떨어진 낙엽은 그대로 두는것이 가장좋습니다
어떤 식물이건 그 식물에 필요한 양분은 그식물에 가장 많으므로 뽕나무 낙옆은 다시 분해되어 뽕나무에게 흡수되는것이 좋은것입니다
감나무잎은 두껍고 잘 마르지 않는데  뽕잎은 얇아서 마르면 바삭바삭 소리가 납니다

 

52643_DSC00079c.jpg


낙옆을 치워보면 그안에서도 보리씨앗은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습니다

DSC00077c.jpg

싹은 햇볕을 찾아 위로...
뿌리는 햇볕을 피해 땅속으로....
식물의 뿌리는 햇볕은 싫어하지만 산소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52687_DSC00080c.jpg

발로 밟힌 흔적이 역력합니다만 굴하지않고 올라오는 보리씨앗.
이 보리는 엿기름을 기르는 껍보리입니다
일반보리보다 키가커서 사료용으로 많이 심기도 합니다

DSC00082c.jpg

빠른곳은 벌써 이만큼 싹이 올라왔습니다
요즘 며칠 날씨가 따뜻하니 부쩍자라는군요
생명이 있는 씨앗은 그냥 내버려둬도 스스로 알아서 싹이트고 혼자서 양분을 섭취하고 자라납니다
너무 추워서 싹을 못내면 내년봄에라도...

그런데 왜 저는 이처럼 보리에 집착할까요~
보리나 밀은 한겨울에도 죽지않고 눈속에서도 조금씩 조금씩 자라 푸르름을 더해가다가 따뜻해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자라나서 수확이 가능하고 벼농사를 끝낸 가을에 심어서 봄에 수확할수 있으니 2모작, 즉 1년에 한곳에서 두번의 농사를 지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에 자라는 것이므로 일체의 농약이 필요없으니 국내산 보리와 밀이 좋다는 까닭이기도 하지요

닭들에게는 겨울에도 연하고 파란 청초를 마음껏 먹을수 있으니 사료값 절약은 물론 닭들의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내년 봄이면 온통 푸르른 청보리밭이 되겠지요~

52724_DSC00084c.jpg

해마다 떨어져 되돌아가는 뽕나무잎은 물론 뜰안에 있는 나무들의 낙옆도 쓸어모아 이곳에 깔아줍니다
부지기수로 많은 등나무잎, 노오란 은행나무와 양봉사위로 한참 올라온 감나무잎....
벌통을 포장하고 해체한 볏짚도,  김장을 하고난후 채소 찌꺼기들도...
자연에서 얻어진 것들은 모두 이곳에 돌려주므로 바닥은 부엽토가 쌓여 푸슬푸슬합니다
재초제라든가 농약은 한번도 뿌리지않아  지렁이, 땅강아지, 굼뱅이는 물론 하얀 미생물로 덮여있기도 한 이 상태를  흙이 살아있다고 표현하지요

 DSC00092c.jpg

보리싹 사이로 보이는 하얀 솜털
어디엔가 박주가리가 있는것입니다

52786_DSC00091c.jpg

냉동창고 왼편에 있는 담장위에 보이는군요


52806_DSC00094c.jpg

위로 올라가 확인해보니 아직도 남아있는 박주가리 열매


52820_DSC00095c.jpg

속에는 문어를 닮은 씨앗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52838_DSC00097c.jpg

너무너무 가볍고 부드러운것이 마치 솜털같습니다
어렸을때도 이 씨앗을 불어 바람에 날리는 일은 왜 그리 재미있었는지....

52854_DSC00098c.jpg

조그마한 바람만 있어도 재빨리 그러나 너무도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달아나는 낙하산같은 씨앗들은
어디론가 날아가서 자리를 잡고 싹을 틔워 새로운 삶을 시작할것입니다
일부러 심지않아도 보살피지 않아도
해마다 스스로 자라나 씨앗을 맺어 어렵지않게 볼수 있는것이 많은 세상
바로 그것이  이 가을을, 우리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53583_DSC00020c.jpg

스스로 싹이터서 자란 똘감나무
작년에 단감나무를 접붙였더니 올해 처음 열린 감
단감은 어디가고  떫은 먹시감이 열렸습니다
단감나무를 접붙이면 모두 단감이 될줄 알았는데~

본문

다음글 새로운터를 마련하고 11.12.23
이전글 소꿉놀이 11.11.14

댓글목록

profile_image

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박주가리 씨앗보고 하수오로 착각했습니다. 둘이 많이 닮았지요. 저도 신약세 카페에서 하수오씨앗 나눔한다기에 덥석 받았답니다. 정작 하수오를 어떻게 재배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요. 욕심은 앞서고 몸은 따라주지 않고 큰일입니다.
닭장이 조만간 완성되겠군요. 보리싹도 뜯어먹고, 지렁이도 잡아먹고, 뽕잎까지 뜯어먹는 닭이라면, 그 닭은 건강한 닭일테고 그 닭은 먹은 사람은 더욱 건강해질테고.... 또 욕심이 앞서네요. 아직 병아리 구경도 못하고 침부터 삼키고 있습니다.
profile_image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저는 박주가리와 하수오를 아직 구별하지 못합니다
저렇게 생긴것은 모두 박주가리인줄 알았는데 저도 신약세에서 하수오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지요~
침 많이 삼키셔도 후회하지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profile_image

이루아빠님의 댓글

이루아빠
작성일
나이가 들어갈수록 삭막한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보다 흙이 좋아집니다. 흙을 밟고 흙을 만지고 흙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어집니다.
profile_image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우리세대는 거의 대부분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더욱 그렇다고 할수 있는데 이루아빠님께서도 그렇군요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흙을 가까이하며 적당히 일해도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는 세상이 오면 좋을텐데....
요즘 귀농하고자 하는 분들이 넘치도록 많으니 좋은 현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쓰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