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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밤꿀 > 살며 생각하며

장마와 밤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2-06-18 09:15:23
조회수
3,500

아카시아를 시작으로 때죽나무, 옻나무 야생화 밤꿀등의 순서로 이어지는 벌꿀생산작업이 막바지를 향해 내달립니다
이제 남은것은 밤꿀....
옛날에는 6월 초중순에 장마가 오는경우가 많아 밤꿀을 뜨기가 쉽지않았습니다
밤꿀은 원래 적게 나오는 꿀인데 애써서 받아놓은 밤꿀을 며칠동안 비가오면 꿀벌들이 모두 먹어버려 꿀을 뜨기는 커녕 오히려 먹이를 줘야 하는 시기였으니까요
늦어지는 장마중에 작년은 조금 빨랐기에 생산이 적었고 올해는 장마가 늦은것은 물론 너무 가물어 주변의 농작물들이 걱정입니다
밤꿀은 가물수록 분비가 잘되는데 농작물 피해는 심각하니 비가 오지말라고 할수도 없고. 참 난감한 상황이지요

옥정호 2봉장으로 옮겼던 꿀벌들은 4통만 남겨두고 철수해 집에서 밤꽃 로얄제리를 생산중이니
올해는 가뭄덕분에 밤꽃 로얄제리도 생산량이 조금 많아질듯하군요
2봉장에서 빨리 철수한 까닭은 사라졌던 토종벌들이 다시 살아나 번성하기 시작한 것도 원인이고
땡볕에 놓은 벌통아래서는 로얄제리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한 때문입니다
새벽에 채취를 끝낸후 다시 새끼를 이충하려면 한낮에 벌통을 일일이 들어내고 적당한 크기의 새끼를 찾아야하는데 그것이 어렵습니다
양봉사와 등나무, 감나무 그늘아래서 로얄제리를 생산할수있는 벌통은 모두 그늘아래 배치할수 있는 우리집이 얼마나 좋은지...

2봉장에서 2키로 떨어진 마을에 다시 살아난 토종벌...
쫓아와 행패부리는 마을사람들...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자존심과 자기 이익을 침해받을때 싸우게되지요
남자들은 자존심이 먼저고 여자들은 이익에 더 민감한것같습니다
아저씨들이 나서서 육두문자가 날아오니 제가 양보할리 없고 아줌마들이 나서서 우리가 이 산골에서 뭐 먹고 사냐? 벌이라도 해서 먹고살아야하는데 제발 나가달라고 사정하니 당해내기가 힘듭니다
꿀이 많이 나오는 시기가 지나면 제가 벌을 철수하는 것으로 적당히 양보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도 양봉을 하지말고 토종벌을 하라는군요. 그것은 대 환영한다고....
양봉의 혀가 길어 꽃속의 꿀을 더 많이 모을수 있으므로 자기네 토종벌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맞기도 하지만~

아카시아꿀은 원래 물처럼 맑은색상입니다
그러나 정읍처럼 다른 야생화꽃이 어우러져 피는 지역은 물처럼 맑은 아카시아꿀은 뜨기 힘들고
물처럼 맑은 아카시아꿀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야생화, 때죽나무꽃이 같이 있는 지역이 꿀맛도 더 좋고...
때죽나무꿀도 지역에 따라 특징이 있습니다
진안의 때죽나무는 향이 좀 짙고 색상도 있었는데 2봉장의 때죽나무는 색상이 황금색 옻나무꿀과 구별할수 없을정도로 노란색이 납니다
색상으로는 구별할수 없으니 혼동되기도 하지만 맛에서는 뚜렷이 구별되니 신기하기도하지요

여름이 다가올수록 꿀색상은 점점 짙어져서 야생화는 더 짙고 밤꿀에 있어서는 최고조에 이릅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서 일부 감로꿀이 분비된 지역도 있다고 하는데 옛날 7년전에 비할수는 없고...
그때는 순수한 감로꿀만 3번을 떴었는데...그때가 그립습니다

밤꽃은 개화기간이 거의 한달이지만 저는 농도좋은 밤꿀을 뜨기위해 마지막에 딱 한번 채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꿀은 원래  묽게 분비되는데다가 습도가 높은 여름에 꽃이 피므로 수분발산이 더욱 잘 안되어 18%이하의 고숙성은 절대로 생산할수 없더군요
밤꽃은 만개했고  꿀분비가 순조로워 부지런히 밤꿀을 모으고 있으니
앞으로 5일정도만 비가 안오면 근래 보기드문 밤꿀풍년이 예상되는데....

그렇다고 비가 오지않게 해달라고는 차마 못하겠으니 내리든지 말든지 하늘님 뜻대로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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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기사 제목에 "30년 농사 지었는데 올해같은 가뭄은 처음"이라는 기사가 났더군요. 아무튼 기자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입니다. 올해도 초봄에는 봄장마가 있었는데 5월부터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가뭄이 심하기는 심했지요. 제가 기억하는 최악의 가뭄은 1994년 가뭄입니다. 93년 여름부터 가뭄이 시작되어 94년에는 아예 비가 오지 않았었거든요. 봄에 못자리는 양수기 돌려서 했는데 결국 모내기도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밭작물은 아예 말라죽었고, 논은 거북 등짝처럼 갈라졌었지요. 여름에는 태풍도 안오더군요. 이구동성으로 태풍이라도 하나 올라오지하고 말했더랬습니다. 올해 가뭄은 그에 비하면 가뭄도 아닙니다.
우산장사 하는 아들과 짚신장사 하는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이네요. 비가 오려면 제대로 내려서 해갈에 도움을 주고 다음날 부터는 햇볕이 쨍쨍해서 밤꿀도 잘되고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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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얼마나 가물었으면 년도까지 기억하고 계실까요~
어제 고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남쪽에는 장마비가 많이 내렸다고 합니다
중부지방이 가뭄피해가 심한것같고 이곳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어제부터는 밤꽃도 가뭄의 영향을 받아 꿀이 덜나오고 있으니 밤꿀 대풍작은 물건너갔고 평년작보다 조금 나은수준이 될것같습니다
그저 농사가 잘되는 기후이면 꿀도 잘나오는데 너무 변화무쌍한 세상...
그래서 재미있는 세상...
어제는 건기님께서 모처럼 시간여유가 있으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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