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만원으로 마련한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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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3-04 08:54:26
- 조회수
- 19,026
제 나이 어느덧 53세
우리나이로 하면 54세가 되어버렸군요.
꿀벌을 기르기 시작한지는 29년째.....
그럼 몇살때부터 꿀벌을 길렀을까요?
전 계산을 잘못해서 이런거 계산하려면 계산기 들어야 합니다~ㅋㅋ
총각때부터 이동양봉을 하였고 결혼후 배부른 새색시랑 산골짜기 천막에서 여름을 나던 때...
어느덧 혹이 붙어 꼬맹이 까지 5식구가 천막생활을 했던 추억마저 이젠 아련합니다.
추억은 어느것이나 아름답다하지만 아직 셋째가 생기기전 고흥에서 봄벌을 기르던 2년의 시간은 지금도 가끔 돌이켜보면 눈에 이슬이 맺히곤 합니다.
그것이 그리움인지...
왜 그토록 그때가 그리운것인지...
옆에 앉은 색시는 둘째를 안고 가운데는 조금 더 자란 첫째가 앉은 1톤 화물트럭
쉼없이 2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그 바닷가 마을.
마을앞 논에 벌통을 놓고 빈집을 얻어 생활하였습니다.
우리가 정읍에서 내려간다고 하면 미리 와서 아궁이에 군불을 넣어주던 동네 할머니.
아랫목은 따뜻했지만 오래된 흙집은 외풍이 심해 추위를 피할수 없었기에 애들 둘을 가운데에 누이고 양 가쪽에 각시와 제가 누워 잠을 잤습니다.
어느날 아직 말을 못하는 둘째가 울음을 그치지않는게 아무래도 팔이 빠진것같다며 병원을 찾았으나 때마침 휴일이라서 못찾고 대신 찾아간 도로변의 체육관?
팔을 맞추니 즉시 울음을 그치던 둘째....
단 한푼의 보수도 받지않던 관장님...
참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우리에게 너무도 고마운 분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따뜻한 남쪽에 봄벌을 기를 터를 마련하고 싶다는 일념이 싹트기 시작하였지요
경상북도 금오산밑에 벌을 놓았던 어느해 겪었던 지역차별적인 경험까지 더해져 저의 꿈은 오로지 단 하나....
이동하는곳이 어디든지 내땅에 벌을 놓고 싶다.
처녀적부터 보험사의 적금을 이용하여 몫돈을 마련하던 습관이 있는 마눌은 어려운 살림이지만 작은 적금이라도 들자고 수없이 주장하였지만 저는 단 한번도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어느해
제 동의없이 가입한 우체국 적금보험....
모집인의 수당지급이 완료되는 몇달을 기다렸다가 해약시키도록 한 후
마눌은 더이상 저에게 보험이니 적금이니 하는 얘기는 꺼내지않았습니다.
저는 그랬지요.
차라리 그 돈으로 땅을 사는게 낫다.
<첫해 무주에 꿀벌을 놓았던 곳.
제가 샀던 양봉장은 벌통아래쪽에 있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이 플러스로 바뀌고 아주 조금씩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애들 셋 모두가 초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그 흔한 짜장면 외식도 우리에게는 사치였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아껴 때죽나무가 많은 무주 설천면 국립공원안에 양봉장으로 쓸 작은 밭을 한뙈기 살수 있었습니다.
집을 못지어도 꿀벌을 놓을수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였습니다.
<이동하면서도 로얄제리 하느라 파라솔을 설치했습니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니 꿀벌을 기르는데 적합한 터를 마련하기에는 경매가 좋다는 것을 깨닫고
책도 사보고 인터넷으로 배우고 현장으로 쫓아가길 수십번....
제가 입찰하는 토지는 길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1톤차만 들어갈수 있고 벌통만 놓으면 되니 밀원이 많은 깊은 산속이라면 더 없이 좋고
그런 토지는 인기가 없어 2~3회 유찰이 보통이지요
맨 윗사진은 3년전 경매로 받은 700여평의 토지입니다.
당시 낙찰가 513만원
사진에 나오는대로 한가운데에 묘지가 있어 3번이나 유찰되었던 물건인데 저는 벌통을 놓을것이니 상관이 없었으므로 마음에 두고 현장을 답사하였습니다.
골짜기 입구에 있는 채무자의 주택도 경매에 나왔는데 우선 그곳을 둘러보니 집주인이 전화번호를 문앞에 붙여놓았더군요.
그래서 그 쪽지를 떼어와 전화를 걸어 솔직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제가 아주머님의 매실밭을 입찰해보려 하는데 아주머님은 이 터를 포기하셨는지요?"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했던가요?
뜻밖에도 호의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저씨도 많이 아프고 농사고 뭐고 지을사람도 없으며 지금은 딸집에 와있다고 하며 물건의 자세한 내막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럼, 제가 한번 붙어보겠습니다 . 저는 벌통이나 갖다둘 용도로 쓸것이니 묘지는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
입찰일에 보니 400만원대로 떨어진 물건이 싼탓인지 저를 포함해 3명이 붙었는데 513만원을 쓴 제가 받게되었습니다
묘지를 그냥두도록 했으니 매실나무를 그냥 가지라는 아주머님의 말씀이 있었지만 차마 그만둘수는 없어서 몇십만원의 나무값을 지불하고 매실나무까지 얻게 되었는데...
내박쳐놓은 매실밭의 잡목을 제거하고 가지치기가 전혀 되어있지않은 나무를 햇볕이 잘들게 한다는 단 하나의 상식만을 가지고 엔진톱을 가동하였습니다.
덕분에 열리기는 무지하게 많이 열리는데 익을때가 되면 우수수 떨어져버리는군요
이웃에 있는 밭도 약은 안하는데 익기전에 수확하니 수확량이 많으나 저는 뭐든 안익은 과실은 과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익기전에 따는것은 상상조차 하지않습니다.
당연히 수확은 형편없지요~
자꾸 딴소리 나오고 옆으로 새네요~
그건 그렇고 바로 어제 찾아가 본 이곳은 두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라? 이게 왠 횡재??
총 5기의 묘지중 4번째 묘지를 파갔더군요.
나무를 심어놓는것은 이장후의 관례입니다.
그렇잖아도 살짝 돌아서 올라가는 길이 마음에 안들어 지적도에 보이는 앞쪽의 구거에서 바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구상을 하며 실행방법을 찾는중인데 하늘이 도와주나 봅니다.
즉시 옛날 주인 아주머님한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그 묘지는 자기네것이 아니고 친척들것이니 그 쪽하고 잘 얘기 해보라고 합니다.
옛날엔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하여간에 저는 묘지주인이 그 아줌마가 아니라면 제 땅에 남의 묘지를 두고봐야 할 까닭이 없으므로
주인을 물어보니 알려주는데 이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조금은 아는 사람의 묘지로군요.
그 분의 사업상 우리집에도 몇번 왔던적이 있는....
그분이 경제적으로 넉넉하므로 일이 잘풀리려나...
앞쪽에 보이는 집은 작년 겨울 우리 땅을 일부 침범하여 지은 콘테이너로 만든 집입니다.
예전에 글올린일이 있었지요.
또 하나는 구거가 말끔히 정리되어있고 이제 시멘트 포장만 남겨놓았군요.
아마 1~2년 걸리겠지만....
구거는 작은 개울같은것을 말합니다.
구거와 도로가 있어야 집을 지을수 있는데 매실밭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적은 물이지만 사시사철 그치지않고 물이 흐릅니다.
아랫밭에서 구거를 침범해 경작해왔으므로 경계가 확실하지않아 망설여졌는데 지적도와 비교해보니 정확한 측량아래 모든 작업이 이루어졌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저는 차 뒤에 보이는 개울에 노깡을 묻으면 바로 매실밭으로 들어갈수 있으니 훨씬 더 수월해지는 것이지요
아래로 보이는 산
내품안에 꿀이 많소!~
경험많은 양봉가들은 산의 소리를 들을수 있습니다.
가까운곳에 4차선도로까지 완공되고
아래쪽으로는 구거 정비작업이 한창입니다.
위로는 컨테이너 집이지만 허가를 낸 집이 들어서고 묘지 1기는 파갔습니다.
그럼 이제 저에게 남은것은 매실밭 평탄작업입니다.
높은쪽의 흙을 낮은쪽으로 메꾸면 더없이 좋은...
산골짜기에 부족함이 없는 집터가 되는것이지요.
513만원의 돈으로 할수 있는 투자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뭐든 한가지에 열중하면 도통한다는데 저는 오로지 꿀벌만을 생각하며 꿀벌위주로만 행동하였는데 의외로 이런 결과가 나오는군요.
저는 지금도 적금은 어리석은 사람이 들고 보험역시 바보와 사기꾼만 드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가 가진것은 의료보험과 국민연금밖에 없지만 양봉장 터로 유용한 내땅은 여기저기 몇군데 있습니다. 물론 적은 돈으로 장만한 것들이고 그중에 513만원의 똑같은 금액으로 받은 또 다른 토지에도 매실나무가 심겨져있으며 그중 하나는 200만원 미만에 장만한것도 있습니다.
지적도상에 도로는 있으나 오래되고 나무가 우거져버려 위치도 못찾고 그냥왔음~
어린 뽕나무를 심었더니 고라니들이 절반은 처묵고. 나머지 나무들의 오디는 동네사람들한테 양보하고 우리는 그저 풀만 베고 관리하던 무주의 양봉장이 어느덧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요.
정권이 바뀔때마다 변하는 부동산정책 덕분에 집을 짓지못하던 우리 양봉장에도 집을 지을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계곡이 있는 국립공원안의 집을 지을수 있는 남향땅 500여평..
부르는게 값인데 통이 작은 이넘은 겨우 10배가 오른값에 매도를 하였습니다.
계약금과 함께 잔금을 모두 치르겠다는 매수자한테 배짱을 좀 튕겼어야 하는데....
8년 자경농지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나 주소지와 거리가 너무 멀다며 자경은 인정되지않았지만 양도소득세를 내고도 넉넉한 자금은 지금 가꾸는 옥정호 2봉장을 마련하고 개발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요...
요즘 경제가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옥정호와 진안의 산
그 안에 있는 맹지의 토지주들이 저한테 연락이 왔군요
자기땅 사라고....
맹지란 도로가 없는 안에 들어박힌 땅을 말합니다.
제 땅을 통하지않으면 들어가거나 개발이 불가능하므로 다른사람들이 거들떠도 안보는것이고 당연히 저한테 먼저 연락이 오는것이지요....
그런데 사실은 진안의 산을 사면서 아직 다 갚지못한 돈도 3천만냥이나 되는데...
옥정호 2봉장에 건축허가도 신청해놓았는데...
옛날 뽕나무 심을때....
멀리 보이는 마눌....
토지를 마련하는것은 한가정의 대사라고 할수 있지요
위 토지를 구입할때는 참 묘한 일이 있었습니다.
때죽나무꿀을 뜨기 위해 꿀벌을 갖다놓고 천막생활을 하며 힘들게 흥정하던 땅은 외지에 나가있는 아들들이 반대한다며 틀어지고 다음해에 벌을 가지고 가니 다른땅의 구입제의가 들어왔습니다
도로도 접해있고 면적도 더크고 가격도 더싸고....
그러나 도로에 접해 있으면 지나가는 마을사람들이 꿀벌에 쏘일수 있다며 망설이는 저에게 색시는 아주 좋은 꿈을 꾸었다며 계약하라고 하더군요.
인삼을 마구 뽑는 꿈이었다던가....
그 외에도 진안의 산 역시 저나 마눌이나 좋은 꿈을 꾸었고
또 다른 513만원에 낙찰받은 토지 역시 좋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묘지가 있는 매실밭은 아무꿈도 꾸지않았으므로 이게 조금 아쉽기는 하군요.
옥정호 2봉장을 마련하기전에 결정을 고민했던 또 다른 산이 있었는데
그 며칠전에 불에 탄 재를 보는 꿈이 못마땅해서 산중에서 하룻밤을 새우며 좋은 꿈을 기다렸지만 이후로 꾸지못했고 역시 불발되더군요
그래도 꿈은 꾸는것...
꿈꾸는대로 인생은 이루어지는것
좋은 꿈은 사는것
오늘 제안받은 진안의 임야 15000평은 41000평의 제 산과 이웃한 산입니다.
저는 묘지가 있는 매실밭과 진안의 산을 팔아 2봉장을 개발하는데 보태려고 했는데 신은 저에게 또 다른 길을 보여주시나 봅니다.
2군데 모두 다?
한곳도 벅찬데유?
그럼 쪼까 도워주세유....
맨날 도와주셨잖아유?
제가 앞으로도 꿈 많이 사고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꿈 많이 사도록 노력 많이 할께유....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좋은 꿈 꾸시고 뜻한 대로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등록세. 취득세. 농어촌 특별세. 양도소득세 등등...
건기님도 이런 세금 많이 내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하여간에 인터넷이 세상 많이 바꿔놓은것같아요.
이런 촌넘의 생활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았잖아요~
정보통신부나 부활했으면....
박성수님의 댓글
이루아빠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중고등학교만 되어도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하다니..
우린 요즘 첫째가 일도와준다고 집에 있으니 쬐끔 낫습니다.
이루아빠님의 글을 울 마눌에게 보란듯이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보험등의 문제점을 알아도 토지투자에 접근하기가 쉬운것이 아니므로 문제겠지요. 그저 배우는수밖에.....
요즘 생각해보면 호기심이 많고 뭐든지 배우려하는 제 성격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것같습니다. 배우려고 한다는 것은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되니까요.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루아빠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그들이 기부금을 받아 실제 기부금은 얼마나 될까 의심을 품어본적이 있습니다.
단체를 유지하는데도 상당한 돈이 들어갈테니까요. 인건비며 사무실 운영비며...
그런데 보험회사는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받아 보상액으로 내주는 돈이 10%가 안된다니
충격이네요.
한종목에 한개이상 되는 보험도 아마 들때는 아무말 안하다가 나중에 보험금달라고 하면 그때서야 해당안된다고 하겠지요~
허가낸 도둑놈들이 한두놈이 아닌듯....조금만 생각하면 결론을 낼수 있는데 생각을 안해보는 대중들덕분에 번창하는 보험회사...이런 불합리한 사회구조는 바뀌어야 하는데..
효선생님님의 댓글
땅은 누가봐도 명당이 명당이 아니고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알맞게 사용하느것에서 명당이
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 적재적소란 단어도 생각 이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