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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마다 다리에 > 살며 생각하며

벌마다 다리에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3 20:31:11
조회수
1,939
 
글제목 : 벌마다 다리에
글쓴이 벌집아씨
E-mail
등록일자 2004-09-23
조회수 11

등록일자 2002/03/26
조회 87
파일  
해마다 벌 잘 키워 벌을 팔기만 하던 울 신랑
올해는 오히려 벌을 사온다
벌 사는돈은 잠깐이요 그돈 벌려면 여름내 눈이 아프도록
정신없이 벌 키우며 로얄제리를 해야 하는데,

참 들어오는돈과 나가는돈에 차이가 너무 큰것 같다
벌기는 힘들어도 쓰는것은 눈 깜짝 할 사이라더니....
통장 잠깐 줬더니 다시는 내 손으로 되돌아 오질 않는다

오늘 사온 벌 통갈이도 하고 화분떡 떨어진것 화분떡주고
증소도 해 가며 비오기전에 끝내기위해 정신없이 했더니
팔엔 힘이 좌악 빠지고 허리는 어찌나 아픈지
벌쟁이들의 허리는 내가 봐도 불쌍하다

어제까지 많이 불던 바람이 사그라지자 온화한 날씨에
벌들은 정신없이 나다닌다
나갔다 들어오는 벌 다리마다 노란 동그란 화분이
양쪽 다리에 달려있다
벌이 없어 못 먹을정도로 오늘 화분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도 돈 떨어지면 싸운다고 벌들도 꿀이든 화분이든
많이 들어올때면 저렇게 양순해 잘 쏘지도 않는데
들어오는것이 없을때는 어찌나 사나운지

누구 말대로 벌을 나누어서 하자고 하던지 해야지
조수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
지난해 생각이 난다 동작이 느린 울 신랑보고 빨리 하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자 울 신랑 서서 쉬면서 배부른
소리 한다며 나도 당해봐야 한다며 바꾸어서 하잔다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당해보라며....

그때부터 울 신랑은 조수 난 기술자가 되어 벌을 보기 시작
울 신랑 그렇게 하자면 내가 못 할줄 알았는지 아님
몇 통 하고 손 들줄 알았는지도 모른다
아무 소리 않하고 그 날은 내가 기술자 노릇을 했다

그 다음날 또 바꾸자는 나에게 울 신랑 그러다 자기 자리
쫓겨 나겠다며 다시 바꾸던 생각이 난다
다행으로 오늘 전통 다 내검을 했다
비가 안 오면 내일도 화분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내검을 다 했기에 비가와도 이젠 염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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