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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점점 > 살며 생각하며

갈수록 점점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3 22:13:49
조회수
1,985

글제목 : 갈수록 점점
글쓴이 벌집아씨
E-mail
등록일자 2004-09-26
조회수 16


등록일자 2002/06/06
조회 125
파일  

꿀을 집에다 두고 가면서 울 신랑 하는 소리좀 보소
집에 분봉시킨것을 나보구 계상으로 올려 놓으란다
참내 해도 해도 너무하네
이제는 나보구 자기가 하던일을 모두 다 시켜버림
울신랑 나중에 쫒아냄 어쩔려구 그러나

이 연약한 몸을 마구 부려먹는 울 신랑이 진자 밉다
ㅎㅎㅎㅎㅎ
너무 바뻐 집에 있는 벌을 손봐줄 시간이 없으니 신랑도
답답은 하겠지만 어제 하루종일 채밀기 돌려 어깨가
떨어질것 같은데 나보구 계상을 올리라구

못한다며 심통을 부리기는 했지만 신랑은 무주로 다시
떠났고 창문넘어로 보이는 벌통을 처다보니 절로
한숨만 나온다
나도 모르겠다 마음먹고 다른 일을 하지만 그렇다고
머리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그 일을 잊을수 있는것도
아니구

밀린 빨래며 방청소부터 한바탕 해놓으니 저녁무렵
그래 하자 해 설마 팔이 빠지기야 하겠느냐
맘 먹고 나가 훈연기 살리고 먼저 소초 몇 박스 가저오고
계상을 갔다가 소초 집어넣으며 일을 하기 시작
무슨 날씨가 이리도 더운지 이마에선 땀이 흘러 내리고
훈연하면서 봉판으로 한장씩 꺼내서 위로 올리고
그렇게 하다보니 하나 하나 일이 생각보다 잘 줄어든다

앗따가워 내 입에선 비명 소리가 나온다
그럼 그렇지 오늘이라구 안 쏘일려구 입이 한발 나온다
물론 눈 쏘이는것을 제일 싫어 하지만
몸에서 제일 아푼곳이 손톱밑이다
손톱밑을 쏘이고 나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아프고 팔에 힘이 쫘~~~악 빠진다

면역이 되어 밤탱이 되도록 부어오르지 않으니 다행이다
몇통을 남겨두고 벌과 씨름을 하고 있는데 아들녀석
전화를 바꿔준다
물론 울 신랑이다
응 나야 무엇하고 있는가? 장난기 섞인 울 신랑의 목소리
잘걸렸다 싶다
아포서 화풀이 할 사람 없는데 때마침 울 신랑이 걸렸다

무얼하긴 무얼해 계상 올리고 있지
죽도록 일 시키고 마눌 죽음 새 마눌 얻어서 나랑 똑같이
벌일 시켜 하니 울신랑 마눌의 기분을 아는지 다른 소리를
한다
그래 당신도 힘들겠지 내가 당신한테 화냄 무엇할까 싶어
전화 왜 했어 물으니
"
응 계상 잘 올리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럼서 하는 소리가 막상 해 보니 생각보다 쉽지 한다
응 무지 쉬워 하니 울 신랑도 웃는다
울 신랑은 점점 마눌믿고 이일 저일 시키니 안할수도 없고
마음 약한 난 내몸 부서지도록 또 한다

먼저 무주에서 오면서 울 신랑한테 한소리 했다
난 늙어서까진 고생안해
젊어서 고생하는것은 나이 먹은 다음에나 신랑 손잡고
놀러다니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지
늙어서까지 고생 시킴 그땐 나 몰라하니 울 신랑 그저
웃기만 한다

이제는 한살 한살 먹으면서 조금씩 일이 무서워지는것도
사실이고 몸조심 하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힘이 펄펄 넘치는 울 신랑은 일 무서운줄
모르고 내몸도 자기몸 같은줄 아니 그것이 문제다
랑군님 제발 난 자기가 아니란걸 좀 알아 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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