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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통나무가 공짜 > 살며 생각하며

여기저기 통나무가 공짜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3 22:19:06
조회수
1,766

글제목 : 여기저기 통나무가 공짜
글쓴이 운영자
E-mail
등록일자 2004-09-26
조회수 75

등록일자 2002/09/13
조회 157
파일  

치재넘어가다보면 이번태풍으로 쓰러진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지나갈때마다,볼때마다 저거 갖다 써야지 맘먹고 있다가
오늘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엔진톱을 들고 차를몰고 출발했다

반바지차림이라 찔레덩굴이 너무 아프기도 하지만
문틀로 사용하면 되겠다싶은 나무를 골라 2m 정도씩 잘라서
몇개 싣고 아랫쪽이 한아름은 될것같은 소나무는 짧게 잘라서 원목의자용으로 잘라서 싣고.......

엊그제 조명등을 파는곳에서 보았던 등한개에 전구를 5개끼운
실내등을 소나무 가지로 만드면 될것같아 눈여겨 보고 있는데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고 오던 광수가 차를 멈춘다

기계라면 뭐든지 잘아는 광수인지라
마침 사용이 서툴은 엔진톱에 대해 묻는등 이야기를 나누는데
곧 이사를 갈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결국 그렇게 가나보다..빚으로 땅도 넘어가고 집도 넘어가고.....멀리 경기도로 가겠다고 한다
그러기에 시골에서 살려면 빚보증을 서면 안되는데...
입고싶은것 먹고싶은것 참고 살아야 하는데......

어디를 간들 부모형제 살고있는 고향보다 낫겠느냐는 물음에 도저히 해먹고 살만한 것이 없다며 절래절래 고개를 흔든다
많이 배우지 못하고 모질게 살지못한 그에게 현실은 너무
많은 댓가를 요구한다
고향에 안주하는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가는날 연락이나 하라는 말에 알았다고 대답은 하는데,어이할까나....

내일이 될수도 있는 그 상황을..누구에게나 닥칠수있는
그런 현실을 나는 아무 도움도 되어주지 못한다
힘들게 마련한 자그마한 이 터전도 지금 힘들게 짓고있는
이 집도 한순간의 실수로 남의 손으로 넘어갈수도 있는 그런 현실...

조금 생각해보면 꼭 농촌만 그런것이 아니라 세상사가 다 그런것같다.
그렇게 희비를 겪으면서 영혼은 성장해가는것.
남의 아픔도 나의 아픔도 그렇게 더욱 많이 겪어야 하는것이 세상인데.

차에 실을때는 힘들었는데 내릴때는 쉽다
넓은곳에 굴려 내려놓고 쓸모를 생각해보는데
건조가 덜된것으로 문틀을 짜면 뒤틀림이 일어나 문이 안맞는다고 한다는 의견이 너무 많아 문틀로는 어려울것 같다

그럼 식탁이나 짜라는 각시말에 적당한 놈을 골라 엔진톱으로 절반을 켜는데 수작업으로는 생각도 못할 이런일을 불과 몇분만에 할수있다니.
엔진톱이란놈 참 쓸모가 많다

나무를 가지고 이런저런 모양을 만드는것
그만한 연장을 가지고 있는것.
그리고 쫓기지 않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것
뭐 재미있는거 만들어볼만한거 없나?
모처럼 너무도 쾌적한 날씨의 가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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