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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의 계절 > 살며 생각하며

횡재의 계절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4-23 22:19:45
조회수
1,736

글제목 : 횡재의 계절
글쓴이 운영자
E-mail
등록일자 2004-09-26
조회수 13

등록일자 2002/09/28
조회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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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부안에서 농사를 짓는 초등학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남광양에 있는 친척이 어떤 공장을 인수했는데
그곳에 스치로폴이 엄청많이 남아 몇차가져오고도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필요하면 갖다쓰라한다

추석 연휴에 접촉사고를 일으켜 1톤트럭을 잠시 정비공장에 맡겨놓고있는 성준이를 직접 데리러 가는김에 갖다놓은 물건을 보기로 하고 성준이에게 그이야기를 하니 안가려한다
왜 그런지 꼬치꼬치 물으니

농사를 짓기위해 농협에서 갖다쓴 자금이 연체가 붙어있어
보증선 자기가 가면 그친구가 부담을 가질것이란다
그래....
모든사람들이 너처럼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일부러 피할필요는 없는것이라며 억지로 끌고가
샘플보고 커피한잔 얻어먹고.......

밭농사를 대규모로 짓는 친구지만 아마도 올해같은 날씨에
재미를 보지못했을것이다
이제 40을 넘긴 나이에 흰머리가 허옇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보이는데 가장 큰원인은
땀흘린만큼 댓가가 안나오는 농사일이다

가을작물로 김장배추를 많이 심었다며
배추모가 좀 남았으니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한다

채전밭을 모두 놀리면서도 시간이 없어 심지못했는데
이것이 왠 횡재!
차한잔 얻어먹고 120여개 들어가는 배추모 한판을 얻어다
놓고 성준이랑 아래층 판넬 해체작업 시작

지나는길에 왠 이뿐 아줌마랑 같이 들른 부안하서면의 사슴키우는 친구
오랜만에 만났으니 일하다가 또 이야기꽃이 한참~~~
묵묵히 혼자 일하는 성준이에게 미안하다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올라오셔서 하는말
오전에 얻어다 놓고 심지못하고 있는 바로 그 배추모를
자기밭에 자기가 심어놓고 가꾸어줄테니 김장철에 갖다만
먹으라고 한다.
너무도 고맙지만 그 수고로움을 어떻게.....
사양하였지만 한사코 자기네것들 돌보면서 같이 하면
된다고 고집을 굽히지않으신다

욕심이 생겨 얻어오긴 했는데
그 배추모 땅맛도 못보고 프라스틱 모판에서 말라죽든가
아니면 비료도 농약도 할줄모르는 무식한 쥔덕분에
잡초속에서 겨우겨우 생명을 유지하하는.....
아마 김장철이 되면 그런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었다

아침부터 스치로폴 공짜로 가져가라하지않나
배추모를 얻어놓으니 그냥 가꾸어주겠다고 하질않나....
오늘은 횡재가 겹친 재수좋은 날인가보다.
꿀이라도 한병 드려서 보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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