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이동보고서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7-06-24 08:14:47
- 조회수
- 2,515
장마가 시작되어 벌써 눅눅한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너무 가물어 말라가던 대지가 모든 식물들이 싱그런 푸르름을 되찾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끝물에 있던 밤꽃은 장마에 거의 지고 있으니 이제 올해 벌꿀작황은 끝이 났다고 할수 있는것입니다
통일이 되어 북으로 가면 여름내내 꿀을 뜰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 올텐데 생전에 그런 날을 맞을수 있을지는 모르지요
올해의 아카시아 꽃은 어느해보다 잘 피었습니다
해마다 아카시아 잎을 말고 그속에서 기생하는 애벌레때문에 나뭇잎이 노랗게 단풍이 들어 떨어지고 상당량의 아카시아 나무가 죽기도 하였지만 그 어려움을 이기고 살아남은 아카시아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날씨만은 너무도 이상한날의 연속입니다
북동풍이 불고 밤기온이 낮은 현상이 유밀기 내내 계속된 것입니다
꽃들은 희안하게도 바람끝이 조금만 차가워도 금새 알아보고 꿀분비량을 거의 3분의 1이하로 줄여버립니다
다행히 정읍지역의 아카시아 나무는 다른지역과 달리 조금씩 늘어나기도 하지만
나무가 고사되는 피해는 적었기에 꿀은 뜰수 있었습니다
2차는 내장산 골짜기로 옮겨가 역시 한번 채밀
마지막은 항상 가는 무주의 때죽나무에서 또 한번 채밀
3차지역 강화의 아카시아를 포기하고 바로 무주로 들어간 덕분에 때죽나무꿀을 뜨기는 했지만 그 한번 뿐이었습니다
이제 야생화꿀 차례인데 1주일 열흘을 기다려도 들어와야 할 야생화꿀은 기대이하였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니 나뭇잎에서 분비되는 감로꿀이라도 나올까 내심기대했고
실제 나뭇잎에서는 조금씩 감로가 비치기도 하였지만 꿀벌이 가져올 만큼은 되지않는지 꿀이 늘지는 않았습니다
재작년처럼 감로가 많이 나온 해는 처음이라는 30년 이상을 양봉업에 종사한 분들의 말도 있었는데 2년만에 똑같은 현상을 기다린 제가 바보였나봅니다
할수없이 포기하고 집으로 철수 하였습니다
올라올때 불렀던 용달차 두대를 또 불렀는데 역시 일을 잘해주어 너무 쉽게 할수 있었습니다
봉주가 벌통은 손도 안대고 화물차 기사들이 모두 해준다는 사실은 쇼킹한 뉴스에 해당되는지 다른 봉우들도 그런 기사들이 있느냐며 깜짝 놀랍니다
하지만 이동이 너무 편한것이 탈이었습니다
밤꽃은 원래 후기에 꿀이 많이 나오는데 집의 밤꽃은 조금 이른듯하고 무주에서는
다시 꿀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올해 생산량도 적은데 한번만 더 떠도 그게 어디냐~~
그날로 다시 벌통을 싣고 무주로 갔습니다
봉우가 안내해준 자리는 1000미터 가까운 고개를 넘어 조금 내려가 해발 810미터
짐을 푸고 정리한 그날은 괜찮았지요
다음날엔 예보대로 비가 내렸고 온도는 내려갔습니다
정우가 두살때 강원도 횡성의 700미터 쯤 되는 곳으로 이동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6월인데도 추워서 혼이난적이 있었는데 이곳도 그러니 아래쪽에서 시원하다고 하면 고지대는 아주 추운것이고 아래쪽에서 덥다고 하면 이곳은 시원한것이고
3복더위라고 하면 조금 더운 수준이지요
벌통옆을 넘어가는 안개는 밑에서 보면 산봉우리에 걸쳐있는 구름인곳.......
꿀은 벌들의 먹이정도밖에 안나오고 날씨는 춥고
장마는 다가온다고 하니 할수없이 집으로 철수 하여 밤꿀을 받았습니다
밤꿀은 많이 들은것들만 선별하여 떠야할정도이니 아카시아 이후로 지금까지 먹이값 안들어간것으로 만족해야 할듯 싶습니다
벌꿀이 흉년인 올해
양봉농가들은 다시 힘든 한해가 될것같습니다
그만두고 화물차를 하는 선배님이 있는데 그것이 낫다고 하고 또 다른 봉우님도 화물차 기사나 해야할까보다고 하는 현실이니 양봉업계는 좋은 시절 다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산과 꿀벌을 떠나서는 살수없는 유전자를 가졌으니
어려워도 힘들어도 늘어붙어 있을수 밖에 없답니다
아카시아나무가 싱싱했고 꿀이 폭포처럼 들어왔던 옛날을 눈에 그리면서
또 한번 속을지라도 내년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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