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꽃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8-29 08:25:02
- 조회수
- 4,015
무더위도 보슬거리며 내린비에 밀린듯 아침저녁날씨가 차갑습니다.
차갑게 느껴지는 살갓이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창문넘어 나락들은 어느새 알알이 영글어 제법 누우렇게 옷을 입고있습니다.
왕이 제대로 나왔는지 상태가 좋은지 확인작업하러 나갑니다.
울신랑 옥수수를 먹겠다고 심더니 옥수수대는 시원치않은데 그래도 섭섭지않게 찰진 옥수수를 먹었지요.
옥수수 수염이 이리 이쁜줄은 몰랏습니다.
여린 수염이 정이 느껴집니다.
어린시절 옥수수밭에가서 수염을 머리따듯따고있으면 옥수수 안 여문다는 엄마말씀에
다시 살짝 풀어놓고 미안한듯 처다보던 시절이있었습니다.
마당 한쪽엔 부추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벌들은 한송이라도 놓치지않으려 부추꽃을 찾고있습니다.
살며시 풀인듯 방앗개비가 몸을 숨기고있어 나도 모르게 풋하고 웃음을 터뜨립니다.
우리 막둥이 어린시절 여동생네 아이들 둘이 왓습니다.
여기저기서 뛰어다니는 방아개비를 세넘이 봉지하나씩들고 잡아와 구워먹는데
맛을 본 녀석들때문에 방아개비 몰살을 시킨적도있었습니다.
그러던 막둥이가 벌써 중3이되었습니다.
그늘막으로 심은 감나무들도 자기들이 더 크겠다고 씨름을 하고있는듯합니다.
지난해에도 많이 달렸던 대추들도 탱글탱글 윤기를 발하고있지요.
대추가 익기시작하면 우리신랑 입도 바빠질겁니다.
밤낮없이 벌통들을 둘러보며 한주먹씩따서 먹곤 맛있다며 주머니가득따서 각시와
아이들먹으라 들고들어올겁니다.
여름과 가을내 우리입을 즐겁게해주던 무화과도 조롱조롱 많이달렸습니다.
그런데 여름내 장마비로 올여름엔 무화과 맛도 못봤습니다.
요즘 익어가기시작하는데 우리보다 동작빠른녀석들이있습니다.
새들이 익어가는 무화과를 모조리 쪼아먹고있지요.
맨아래 벌봉사위엔 다래들이 조롱조롱달려 조금있으면 말랑말랑 우리를 유혹할겁니다.
아마도 우리 신랑은 다래들이 익는지 매일확인할지도 모릅니다.
다래만큼은 누구와 나눠먹을정도의 양이 아니고 익는대로 하나씩 따먹어야 제맛이거든요.
언제나 우리신랑 배부를정도로 달려주려나 모릅니다.
나비가 나무옆을 서성이기에 가보니 나무의 진액을 보고왔나봅니다.
벌통엔 가끔 이렇게 매미가 옷벗어놓은것도 보입니다.
허물벗어놓고 어디선가 배가아프도록 울어대고있겟지요.
가을은 수확의 계절 풍성하다하더니 우리집 뜰안에도 이렇게 가을은 오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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