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대회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11-16 00:52:52
- 조회수
- 3,433
지난주 고창에서 시낭송 대회가있다며 좋아하는 시를 암송하라는 메세지가왔습니다.
미당 서정주님의 고향이 고창인지라 자유시는 안되고 서정주님의 시만 된다며
상은 욕심도 내지말고 경험삼아 가보자는 선생님말씀이기에 할수없이 하겠다했습니다.
나한테 잘맞는 시를 고르는것도 보통힘든것이 아니었습니다.
금요일 9시에 신부란 시를 고르고 암기하기 시작 다행 그림이 그려지는 시인지라
암기가 잘되엇습니다
토요일 점심먹으며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돌아오는길 가슴은 왜그리도 콩닥거리던지요.
늦은밤까지 누가 들을까 베란다에 나가서 산을보고 연습을 했습니다.
들락달락 잠을 자려하지만 역쉬나 잠이오질않습니다.
꿈에서도 시를 낭송하는듯햇습니다.
일요일 아침일찍 고창을 찾아가는길 날씨라도 좋으면 좋으련만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미당문학관은 페지된 초등학교에 자리잡고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누가 듣던말던 큰소리로 한번씩 해보는데
밖에서도 암송하는모습이 보입니다.
문학관으로 들어가니 어째 썰렁합니다.
학생들만 20여명있고 그외에는 정읍팀 7명
준비가 덜되어 홍보가 되지않았단 주최측말씀이있습니다.
심사기준을 듣곤 학생부부터 시작하는데 역쉬나 전문 교육을 받은것이 아니라
우리하곤 많이 달랐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왠지모를 자신감이 슬쩍 고개를 처들고있었습니다.
정읍팀이 시낭송을하자 사회보는 분의 말씀이 역쉬 학생들이 많이배워야겠단 말씀을 하십니다.
정읍 두사람이 끝나고 내순서 마음을 가다듬고 인사하고 시작을 해봅니다.
신 부 (서정주)
신부는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버리만 풀리운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있엇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마음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 다리는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옷자락이 걸려 찢어진채로
오줌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버렸습니다.
그러고나서
사십년인가 오십년이 지나간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버리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재가되어
폭삭 내려앉아버렸습니다.
초록재와 다홍재로 내려앉아버렷습니다.
조용한 음성으로 낭송하고 내려왔습니다.
모든 시간이 끝나고 심사를 기다리며
한편으론 잘하시는 분들을보고 배우려왔는데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하고
하편으론 1,2등은 하겠지하는 생각을 슬쩍하고있었는데
심사평을 하면서 학생들은 상을 줄수없을것같고 ~~~~
첫 대회인만큼 등수를 따지지않고 상품권을 준다는 말씀입니다.
선생님은 시낭송대회에서 상타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이참에 주면 좋은데
안타깝단 말씀입니다.
아쉽움을 달래며 돌아오며 국화꽃을 구경하려했지만 때마침 비가 내리고
달려오는 길 산은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어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었습니다.
댓글목록
장금희님의 댓글
정말 한시도 그냥 안노시는구려...이러다 아무래도 못하시는게 없을듯하네요
부럽당,,, 앞으로 나도 낑가주기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ㅎㅎ 장금아 나도 저상품권 아까워서 못쓰고있어. 이상하게 지금것 내수중에 들어왔던
상품권하곤 느낌이 많이 다르네. 다른곳에서도 예전에 상품권 몇번 받았는데 그땐 아이들 그자리에서 나눠줬는데.....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라 넘 좋아~~낑길려면 빨리 낑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