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화분은 이렇게 채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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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5-11 08: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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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476
화분은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식품으로 애용돼 왔습니다.
제가 꿀벌을 시작한 84년도..
그보다 더 앞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했는데 당시의 메스컴에 노익장 레이건의 건강비결이 꿀벌이 모은 화분이라고 보도되어 제가 양봉을 시작하기 한두해 전에는 그야말로 화분값이 폭등하였더군요.
제가 채취를 시작하였을때는 이미 화분의 인기가 식어 가격도 많이 떨어졌으나 이미 전업으로 뛰어들었으니 조금이라도 수입을 올려야 하는 형편이었으므로 화분과 로얄제리 생산을 빠뜨릴수 없었습니다.
진리는 변하지않듯이 화분의 가치는 변하지않고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일부 현명한 소비자덕분에 양봉가들의 화분채취는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중 얼마전 mbn 천기누설에서 방영되는 바람에 화분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덕분에 해마다 화분을 채취했던 제가 대박이 터졌군요~
이번의 사진들은 화분에 연관된 것들입니다.
거의 모든 식물은 꽃을 피우고 화분을 냅니다만 실제로 양봉가들이 채취할수 있을만큼 많은 화분을 내는 꽃이 집단적을 자생하는 나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올해도 4월은 어김없이 왔고
기록적인 저온탓에 꽃이 늦었지만 올해도 화분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을 합니다
우리집 화분채취의 시작은 맨처음 잔디밭을 깎는것부터 시작합니다.
사실은 잔디보다 잡초가 더많고 그렇게 방치하는 까닭은 어느 한가지 식물보다 여러가지 식물이 어울려있도록 하는것이 더 좋다는 제 생각때문이고...
결혼자금을 절약해 마눌이 가져온 거금으로 장만한 현재의 집터....
봉우님들은 시내에 땅을 사야지 그까짓 산밑에 사봐야 쓸데없다고 했지만
저는 벌쟁이는 벌기르기 좋은데 터를 사는게 맞고 벌키우는데는 당연히 산밑이 좋다고 생각했으므로 전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시내에 땅을 샀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그후 주변의 붙어있는 토지를 흡수하여 양봉가라면 부러워하는 넓은 땅 (합 700여평) 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지요.
이어서 작년에 깨끗이 씻어 보관해왔던 채분기 (화분채취기)를 꺼내어 설치준비를 합니다
제가 꿀벌을 기르기 시작한 80년대부터 존재했던 국산 채분기의 앞부분 모습입니다.
그때 쓰던 채분기를 아직도 쓰고 있는데 최근에 추가로 장만한 채분기는 벌써 가운데가 깨져서 금이 갔군요.
옛날에는 원료를 좋은것으로 썼고 새로 찍어낸것은 재생원료를 쓴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가격이 30년전에도 2500원 3년전에도 2500원 올해도 2500원~값을 싸게 유지할수 있는 비결이군요.
하여간에 싼게 비지떡~깨진것은 버려야 합니다.
가는 철사로 구멍을 만들고 그안으로 꿀벌들이 들어가며 화분을 떨어뜨리게 만든 중국산 채분기입니다.
국산에 비해 설치는 훨씬 쉽습니다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군요.
이것도 3년전에 구입한것이고 최근에 만들어진 시제품은 이보다 더 편리한것을 보았는데...
총각때 다니던 두승산의 금광 가는길입니다.
지금은 폐광되었지만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길이 있으면 구석구석까지 파고드는 산나물꾼들의 차량이 여기도 예외는 아니군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꿀벌을 제압하는데는 연기가 필수이기에
벌통을 열때도 훈연기. 화분채취할때도 훈연기...
훈연기는 양봉가가 꿀벌에게 대항할수 있는 유일한 무기입니다.
가끔 꿀벌들이 연기에 대한 내성을 가지면 어떻하나 걱정 했는데 그런일은 안일어나더군요~
수만년전 원시인이 그린 벽화에도 연기를 가지고 꿀을 따러 절벽을 올랐다고 합니다.
연기를 피우는데는 말린쑥이 가장 좋고 그다음이 솔잎입니다.
물론 제 기준~!
그런데 쑥은 아직 덜자랐고 베어서 말린후 써야 하는데 솔잎은 바로 쓸수가 있으므로 훨씬 편리하지요.
편백나무를 엔진톱으로 자르면서 나오는 톱밥도 좋았습니다.
제대후 아직 복학하지않고 아빠의 양봉일을 도우며 올 한해를 생각해보겠다는 아들넘과 같이 하니 수월합니다
난 긁어모아주고 아들은 자루에 담고....
마른 솔잎이 지금은 어딜가나 이렇게 많군요
우리지역은 마른솔잎을 갈쿠나무라고 불렀습니다. 갈퀴로 긁어야 하므로 생긴 이름이지요.
우선 땅바닥에 새끼줄 2가닥을 펼쳐놓고 갈퀴로 긁어 모은 갈퀴나무를 다시한번 착착착착 사리면 넓은 조각으로 일체가 됩니다. 그 커다란 조각을 새끼줄위에 대여섯번에걸쳐 높이 쌓아놓고 새끼줄을 묶습니다.
더 안전하게 하려면 바닥에 솔가지를 꺾어 놓고 쌓으면 아무리 커도 허물어지지않습니다.
그리고 묶어서 양 어깨에 매고오는것이 지게없이 갈퀴나무 운반하는 요령입니다.
어렸을때 수없이 했는데...
아, 나는 구세대....^^
벌통앞에 화분채취기를 설치한 모습.
꿀벌들은 조그만틈이라도 생기면 그리로 들어가버리므로 채분기의 설치는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200여통의 벌은 6줄로 배치되어있습니다.
채분기 설치할때 벌통의 수평을 맞추기위해 사용한 벽돌이 아직 제자리를 못찾고 사진에 찍혔군요...
채분기를 통과하려 애쓰는 벌들...
자세히 보면....
수많은 꿀벌들이 다리에 달고온 화분을 가져와 집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몸만 겨우 들어가고 화분은 채분기에 걸려 떨어뜨립니다.
원래는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이렇게 저장해놓고 사이좋게 나눠먹어야 하는데
힘들게 모아온 화분, 힘들게 안으로 들어왔는데 양 다리에 화분이 없어진것을 알고 황당해 할 꿀벌들에게 참 많이 미안합니다~ㅋ
요즘 생산되는 화분은 바로 이나무...
참나무의 화분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참나무 열매를 상수리라고 하는데 도토리는 길쭉하고 상수리는 동그랗습니다.
참나무는 무지 단단해서 표고버섯을 재배할때 아주 요긴하게 쓰이고 단단한 만큼 열량이 높아 화목으로도 인기입니다.
수액은 단맛이 나므로 뭇 곤충들이 참나무진이 흐르는곳으로 모여들지요.
진짜나무....참 나무입니다
만개된 참나무꽃
두승산 중턱의 유선사를 당겨서 찍어보았습니다.
그 아래는 노란빛깔의 참나무가 지천입니다.
그외에 진한 자색의 화분은 으름덩굴의 꽃이고...
옛날에는 맹감열매가 열리는 청미래덩굴의 밝은색 화분도 많이 들어왔는데
요즘엔 별로 안보이는것으로 보아 숲이 우거진탓에 많이 사라진것같습니다.
몇년전 으름열매를 따다먹은 후 씨앗이 떨어져 여기저기 몇그루가 발아해 자란것중 텃밭아래 개죽나무를 타고 올라간 한그루는 제 키보다 훨씬 크게 자라서 무지 많은 꽃을 피웠습니다.
암꽃의 열매는 이렇게 생겼네요~
아들낳는 꽃이 아닐까....
옛날에 아들딸 가려낳다고 자부하시는 우리마을 할아버지가있었습니다.
제가 듣고서 글을 올려놓은것이 있으니 궁금하신분은 구글에서 '아들딸 가려낳은 할아버지'를 검색해보세요~
아마 제 글이 바로 찾아질것입니다.
옛날에 흔했던 토종 블루베리는 아카시아꽃이 진후 꽃이 핍니다.
아직 열매는 없어도 잎이 새콤해서 그냥 따먹을만해요...
흔한 산열매였으나 별로 먹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군요...
무슨 열매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정금이라고 답하시던 어머님.
먼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였으면 나도 따라서 많이 먹었을텐데...
올해는 화분받는 시기에 날씨가 좋아 화분이 대풍년입니다.
아침에 설치하고 12시 좀 넘은후에 불안해서 아들넘에게 가보라고 하니 벌써 넘친다는군요.
너무 넘쳐서 밖으로 흘러버렸습니다.
에고, 아까워라....
이렇게 많이 받힌 화분의 무게는 358그람. 은박지 무게 빼고도 350그람.
오후에 이어서 받은것까지 합하면 500그람은 무조건 넘치는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물론 다 이렇게 많이 받힌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조건이 맞으면 200군의 벌로서 하루 100키로 까지도 생산가능합니다.
그럼 무지무지 수지맞을것같죠?
그런데도 대부분의 양봉가들은 화분채취를 외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화분채취는 꿀벌들이 화분을 양쪽다리에 뭉치고 오려면 최하 수백송이의 꽃을 찾아 헤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연약한 꿀벌들이 조로해버리는....
꿀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혹사시켜 수명이 현저하게 짧아지고 아카시아 꿀을 생산하는데 타격을 입으므로 외면하는 것이지요
1차로 걷어내고 다시 설치합니다.
겁쟁이 아들은 장갑을 끼고서...
마눌이 벌을 쓸어내고 채취기 서랍을 꺼내어 아들에게 주고
아들은 쏟아붓고...
꿀벌들이 벌통내부를 청소하면서 밀랍부스러기와 죽은 꿀벌등이 섞이게 되므로 대충 골라내고
그외에 작은 부스러기 선별작업은 방에서 핀셋으로 찾아냅니다.
우리는 특히 등나무꽃이 피면서 떨어지는 꽃받침?이 일거리를 더하는군요.
그래도 벌통앞이 모두 잔디밭이므로 바람이 불어도 모래나 먼지의 유입이 거의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추씨 같은 모습...
선별이 끝난 화분은 병에 담아서
냉동창고로 이동합니다.
화분보관에 필수적인 냉동창고는 3년전에 지었습니다.
양봉가들이 화분채취를 꺼려하는 까닭은 대부분 아카시아꿀에 올인하기 때문인데 근본적으로는 노력에 비해 수지가 맞지않기 때문입니다.
총각때부터 전업으로 뛰어든 양봉업에서 조금이라도 수입을 올리기 위해 86년부터 화분채취를 시작했는데 지금의 양봉가들은 당시의 저만큼 절박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할것입니다.
올해는 천기누설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화분에 대해 방영한 덕분에 화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탓에
여기저기 봉우들이 저에게 화분을 달라하여 입장이 난처하군요.
정읍에서 저 혼자 화분을 채취하고 있는것은 알았으나 알고보니 전북에서 저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마 내년에는 좀 달라지지않을까...
화분이 더 많은 인기를 끌어 양봉농가들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분의 효과는?
효과에 대해서 일일이 쓰면 과대광고로 고발되므로 저는 만족도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화분의 만족도는?
벌꿀보다 높아요~
화분이 넘치는것을 방지하기위해 적당한 쟁반을 써보기로 하고 샘플을 몇개씩 구해왓습니다
왼쪽부터 1번이 원래의 채분기 서랍
1번은 너무 작고 3번은 테두리도 없고 깨끗하게 보이는게 좋습니다.
4번은 무늬값인지 가격이 더 비싸군요
3번으로 통일하기로 하고 150개 추가주문....
화분은 로얄제리처럼 강군유지가 안돼도 채취할수 있고 로얄제리처럼 숙련된 인력이 없어도 채취할수 있습니다.
등나무가 만개할때쯤엔 참나무꽃이 집니다.
노랗던 참나무꽃은 쭈글쭈글한 갈색으로 변해 땅으로 떨어지고 파릇파릇한 잎이 그자리를 차지합니다.
할일을 마치고 난 참나무꽃은 바닥에 떨어져 흰둥이의 장난감이 되고 거름이 되기도 하고...
등나무아래 2봉장에 집지을때 구들놓으려고 준비해놓은 벽돌들입니다.
채분기를 걷어 정리합니다.
두승산 신령님...
올해도 우리함께 잘해봅시다요~
댓글목록
양순경님의 댓글
번창하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설명이 길어질것같아 정리가 필요하고 정신이 맑을때 해야 마음에 들기때문에.....
kytoyn님의 댓글
화분채취하기에 좋은 날씨가 될거같아요~
꿀벌이 화분을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너무 이뻐보여요~
올해도 화분 풍년되시길~~
운영자님의 댓글
오늘아침 들어가보니 이번주 토요일 비소식이 없어져버렸더군요. 아카시아꽃이 피기전에 비가 한번 흠뻑 와주면 좋을텐데....
화분채취는 이제 끝났답니다.
상수리꽃은 다 지고 다른 화분이 나오지만 너무 많이 받으면 아카시아꿀 생산에 타격을 받거든요. 이제 2봉장에서 찔레,다래를 받아야하는데 그때는 또 정신이 없어서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화분 많이 받아서 단단히 덕좀 볼것같아요~
kytoyn님의 댓글
이제 꿀을따기위해 꿀벌들은 휴식을취하는건가요?
혹시 찔레다래화분 채취하시면 생화분으로 구입하고싶은데
가능할까요?
운영자님의 댓글
2봉장에 무지무지 많으므로 이번엔 꼭 받아보려하는데 아직 그늘막이 없어서 탈입니다.
여름의 화분채취는 그늘이 필수인데 자재까지 다 갖다놓고도 못짓고 있네요.
하여간에 채취하면 소식 올리겠습니다.
이건기님의 댓글
주말에 고향 오가는 길에 보니 아카시아가 한창이더군요. 세월 정말 빠릅니다. 화분은 대풍을 이룬 것으로 보이고요. 아카시아꿀도 폭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여러가지 조건이 따릅니다. 또 화분을 받으려면 미리 꿀벌들을 훈련시켜야 채분기안으로 잘들어가지요. 작년에 진안의 봉우님이 저에게 화분받는방법을 묻고 물어 처음 시도해보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더군요..
어지간히 꼼꼼하기도 해야하지요~
꿀처럼 이동해가며 화분을 생산해서 2톤까지 생산한 농가도 있다고 합니다.
하여간에 이것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요
석벌님의 댓글
어릴 적에 동네 뒷산에서 많이 먹었죠.
삘기도 많이 먹었고요.
요즘 시골 애들은 저런 거 알랑가 몰라요.
운영자님의 댓글
요즘은 정금나무가 있기는 해도 옛날처럼 많이 열리지는 않는것같습니다.
블루베리 종류는 아주 박한 산성땅에서 잘 자라기때문에 옛날에는 잘되었으나 요즘은 어느 산이건 기름져서 오히려 잘 안열리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금보다는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삐비를 많이 먹었지요
한주먹 가득 뽑아서 들고다니며 벗겨먹던 맛....
지금 애들은 모를것입니다.
푸른숲님의 댓글
망향초님의 댓글
올해 화분은 살수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