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채밀은 이렇게, 텃밭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3-05-22 04:37:08
- 조회수
- 4,694
어느덧 수확의 계절 5월...
양봉가들은 5월의 아카시아꿀을 수확하기 위해 꿀벌을 기른다고 할정도로 중요한 시기이기에
5월이 다가오면 희망과 설레임, 초조와 불안이 교차합니다.
이미 1차지역 경상도에서는 저온피해로 꿀도 제대로 못뜨고 꿀벌만 손실을 입었다는 암울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이곳도 만개된 꽃이 겉마르는 현상으로 상황이 그리좋지는 않군요.
이동양봉시에 꿀을 가져와야할 꿀벌들이 오간데 없이 사라지는 현상은 이미 10여년전부터 흔히 발생했고
저도 수 해에 걸쳐 피해를 보다가 마지막 해에 유심히 관찰해보니 딱 3일만에 꿀벌들이 반토막나더군요.
그 후 1차지역은 미련없이 포기하고 집에서 화분과 로얄제리 생산하면서 아카시아꿀을 뜹니다.
경비도 안나고 꿀벌의 손실이 없으니 2차 3차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수 있으니까요.
등나무꽃이 시들어가면 아카시아꽃이 핍니다.
꽃이 그늘이 될만큼 많이 피는 나무
등나무는 올해도 제 역할에 충실했지요
산에도 집앞에도 피어나는 아카시아꽃
꽃이 필수록 가지는 점점 아래로 쳐집니다.
아카시아꽃이 피고 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양봉가들이 가장 먼저 해야할일이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먹이를 주지않아도 되므로 그동안 주었던 먹이를 걷어내고 순수한 꿀을 받을 준비를 하지요
이 과정을 양봉가들은 '정리채밀'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뜬 꿀은 '저밀(貯蜜)'이라고도 하지요.
저밀은 먹이로 주었던 설탕물도 있지만 그동안 피고졌던 진달래와 산벚...
이제 막 피기시작하는 아카시아꿀도 섞여있습니다.
그러나 순수꿀이 아니므로 이것은 팔아도 가격이 없고 저는 나중에 다시 꿀벌들에게 먹이로 줘버립니다.
항생제 한방울 안섞인 꿀인데....
필요하신분이 있다면 한드럼 100만원에 드릴께요
와서 가져가시는 조건~
정리채밀을 하고 난 후의 모습.
최근에는 양봉에도 여러가지 편리한 도구들이 개발되어 많이 편해졌습니다.
왼쪽의 채밀기는 약 5년전에 장만한 것이고 호스가 달려있는 것은 작년에 장만한 꿀 이송펌프...
뒤쪽에 세워져있는 현대 자동봉솔기는 올해 새로 장만했습니다.
채밀기는 벌통안에서 꺼내온 꿀이 들어있는 벌집을 넣고 돌리면 꿀만 빠져나오는 원심분리식.
옛날엔 손으로 돌렸으나 지금은 모터가 장착되어 220v전기와 차량용 12v전기를 사용할수 있으며
회전속도와 회전시간.... 정회전 역회전도 자유롭게 설정할수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지요. 약 250만원
벌집 8개를 넣을수 있는 채밀기 모터는 외부 아랫부분에 있어 자체발생된 이물질이 혼입될 염려가 없습니다.
채밀기에서 나온 꿀은 밀랍부스러기와 꿀벌들이 여과망에서 걸러지고 일정수준 높이가 되면 꿀 이송
펌프가 작동하여 꿀드럼으로 보내집니다.
벌꿀전용 이송펌프.
이게 없으면 말통에 받거나 채밀기밸브아래 땅을 파서 드럼통을 누인후 꿀을 받아야 하고
우리는 1톤트럭 위에 채밀기를 올려놓고 그 아래에 드럼통을 세워놓고 채밀을 했었지요.
단 가격이 후덜덜합니다. 1백만원!
벌꿀은 농도가 진해 일반적인 펌프로는 안되고 특별한 방식으로 만든 펌프라서 가격이 비싸답니다.
내부가 코팅된 벌꿀 전용드럼입니다.
옛날에는 벌꿀드럼이 없어 고물상에서 드럼통을 사다가 불을 피워 내부를 태운후 다시 밀랍으로
코팅하여 사용했으니 그 과정이 어떠했을지 상상해보세요.
저도 초창기에 딱 한번 해보았습니다.
드럼통안에 꿀이 가득한것은 두승산 신령님과 지신에게 제물을 드렸다는 뜻~
감지기를 꽂지않았더니...
꿀을 뜨는것은 아주 힘들고 번거로운 작업이기에
대여섯명이 팀을 이뤄 하는경우가 많습니다만 우리는 셋이서 합니다.
저랑 마눌, 그리고 아들...
새로 장만한 봉솔기는 그중에 저를 편하게 하는 도구이지요.
예전엔 꿀벌들이 잔뜩 붙어있는 벌집을 꺼내 대충 턴후 그래도 남아있는 꿀벌들을 손에든 봉솔로 일일이
털어냈으나 이젠 그 작업을 기계가 해주는 것이지요.
충전식이라서 선이 필요없으며 벌집을 가져가면 감지기가 작동하여 스스로 돌아갑니다.
가격은 99만원
전업양봉가는 사용빈도가 높으니 본전을 뽑아야지요.
어쨌거나 양봉업계의 발전이 놀랍습니다.
집안에 있는 3그루의 때죽나무중 한그루...
시간만 나면 마눌몰래 텃밭으로 향하는 요즘입니다.
토양살충제 대신 뿌린 유황.....
검색해보니 농업용과 사료첨가용이로군요.
유황은 사진보다 더 진한 노랑색인데 연하게 찍혔네요.
이른봄에 심었던 감자.
작년가을 심었던 마늘과 양파밭의 비닐도 진작 벗겨 버렸고 올해부터는 비닐마저 사용하지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풀이나 낙옆으로 빈곳을 덮어주는 조치는 꼭 필요하더군요.
땅콩을 심었는데 싹이 잘 나올지....
양 가쪽엔 강낭콩.
인터넷으로 구한 밤 고구마와 호박고구마 모종도 심었습니다.
2봉장 이웃 아저씨께서 주신 고추모와 토종 오이 3판
작년에 토종오이를 심은것을 보고 씨앗을 부탁드렸더니 어차피 모종을 내니 키워서 모종으로 주신다더니
토종오이를 3판이나 주셨습니다.
2판은 어찌어찌 심었는데 그래도 한판이 남았네요~
시장에서 사온 오이고추, 토마토도 함께 심었습니다.
맨 처음 심었던 호박모종이 서리를 맞고 한방에 간후 다시 낸 모종입니다.
아들아, 땅좀 파라~
마사토를 복토한곳이라서 아주 잘파지고 농사짓기에는 참 좋습니다.
계분을 넣고...
그위에 흙을 덮고 꼭꼭 밟고....
퇴비가 발효되면서 가스가 나와 호박모종이 죽을수 있으니까요.
벌써 이만큼 자랐으니 올해는 늙은 호박 실컷 딸수 있겠지요.
품종이 다른것은 따로 심어야 한다는데...
에라 모르겠다. 토종 밤호박도 심었습니다~
여기저기 심어놓은 토종오이...
토종오이는 지줏대를 하지않아도 잘 열린다는군요
내 키보다 크게 자란 호밀을 베어 깔았습니다.
원래 이렇게 해야하는데 비닐로 대신하는것이 현대농업이지요.
농업용비닐...문제가 많아요
지난 가을부터 썼던 호미가 부러졌습니다.
용접해서 써보려고 자세히 보니 이건 두드려만든게 아니고 철물을 부어 만든 주물제품이군요.
중국 참 대단하네요..호미도 주물로 만들다니....
주물용접봉이 없어서 포기하고 2자루 더사왔는데 이건 단 몇시간을 못쓰고 하루에 부러졌습니다.
대장간에서 만든 호미가 그립네요....
2봉장의 건축허가는 진작에 나왔고 뒤편의 임야이전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전기와 수도신청하려고 가는길에 찍은 모습입니다.
요즘은 연두색이 짙은 녹색으로 바뀌었겠지요.
댓글목록
서병섭님의 댓글
물론 해보진 않았구요 ^^;;;;;;
운영자님의 댓글
잘 지내시는지요? 엊그제 프로폴리스는 배송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싸고 편리하고 쉽게 구할수 있는 신문지도 조금은 질기고 빛이 안통하니 차선책이 될수 있을것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풀로 할래요~
이건기님의 댓글
신문지멀칭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부모님 산소 아래 묵힌 논에 작년 가을에 수영을 심었습니다. 재작년 가을에 심었던 곰보배추는 주위의 풀 때문에 전멸했는데 수영은 다행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풀을 적당히 베고 신문지를 몇 장씩 포개서 길을 만들어두고 왔습니다. 적당히 밟아주고 하면 그런대로 길이되지 않을까 하고요. 이번 주말에는 고향에 가서 고구마 이랑을 신문지로 멀칭해서 심으려고 생각중입니다. 신문지 멀칭이 비닐보다는 훨씬 환경친화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