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린 참새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6-29 07:55:11
- 조회수
- 5,801
어제 늦은점심먹은후 울신랑 덥다며 먼저 나가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마눌을 불러댑니다.
밥먹다말고 무슨일이 생겼기에 저 난란가싶어 일어서려니 신랑 함박웃음을 지으며 들어옵니다.
"정우엄마 거미줄에 참새걸렸어"
예전에 거미줄에 참새걸린것 봤냐는 남편말에
어떻게 참새가 거미줄에 걸리냐며 뻥도 엄첨세다고 놀린적이있었다.
그때도 그랫지만 지금도 말도안된다는 눈초리를하고있으니 카메라들고 빨리 따라오랍니다.
혹여라도 내가 가기전 참새가 무거워 떨어지면어쩌나싶어 벌떡일어나 따라갔더니
세상에나 어쩌다가~~~~
운도 지지리도 없는넘같으니
울신랑이 가리키는곳을보니 봄이면 그리 이쁘게피던 등나무가지에 우리 벌들 잡아먹으려고
처놓은 거미줄에 참새란녀석 활짝 날래를펴고 보란듯 달려있습니다.
울신랑 벌들걸려 죽을까 저녁마다 후레시들고 나가선 거미줄을 걷어내는데
저녀석 울신랑 눈을피해 이렇게 참새를 잡았으니~~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수가있어"
눈으로 보면서도 이해가 가질않습니다 .
거미줄이 얼마낙 강하기에~~
하긴 우리 어린시절 y자처럼 생긴 나무를 잘라 말거미줄을 (큰거미) 둘둘말어 잠자리나 매미를 툭치며
찐득찐득한 거미채에 잘도 잡였습니다.
잠자리는 작으니 이해가가지만 참새는 큰데
(거미줄에 참새뿐아니라 우리 벌들도 걸렸네요)
불쌍한 참새를 뒤로하곤 보리수 따먹는 재미에 금방 잊고말았습니다.
그런데 밤에 거미줄제거하러 나갔다온 신랑 또 보고를합니다.
정우엄마 저 거미란녀석이 참새를 아래로 떨어트리곤 새로 거미줄치고있어
"어떻게 작은 거미가 큰 참새를 떨어트려"
"몰라 밀어내는것 내가 봤어 "
참새를 밀어내곤 신나게 거미줄을 새로 치고있답니다.
시골에살면서 거미의 위력에 가끔 놀랄때가있습니다.
한여름 갑자기 매미의 다급한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새한테 쫒기거나 아님 거미줄에 걸려 몸부림을 치고있는것은 자주보는 모습입니다.
어느날 자두나무밑 거미줄에 두마리의 매미가 턱하니 붙어있기도하고
암튼 거미란녀석 큰넘 잡아놓고도 자기밥이 아닌것을알곤 저리 땅으로 밀어내곤 또다시 새로운 먹이감을위해
열심히 함정을놓고있는중입니다.
이렇게 거미줄에 참새가 걸린것을 보는것도 매미가 탄생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잠시도 앉아있지못하고 밤이나 낮이나 시간만나면 마당 구석구석을 살피는 울신랑때문에
참으로 신기한것도 많이봅니다.
그나저나 저 불쌍한 참새는 어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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