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마련한 놀이터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24-12-30 22:05:38
- 조회수
- 75
작년 여름
집에서 가까운 두승산자락 차나무밭 아래 농사를 짓다가 포기한 밭 2천평을 임대하였습니다.
모임을 함께 하는 지인이 본인 종중의 산 5만여평을 개간하여 차나무를 심었는데 그중 농사가 안되는 2천평은 포기를 하였고 구절초농사를 짓는분이 임대를 하였다가 역시 포기...
몇년째 잡초만 무성한 밭이었지요.
그소식은 그전부터 듣고 있다가 포도농사를 좀 늘려볼까 하고 제가 임대를 하였습니다.
돌이 너무많아 농사가 안되어 포기한 땅이니 조금은 유리한 계약조건 3년은 무료, 4년째부터는 년 100만원.....
정상적인 밭이라면 2천평에 년 100만원이면 많이 싼편이지만 그대신 제가 새로 개간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전했지요,
20년 장기계약, 만기후에는 협의하에 연장 가능...
차를 재배하는 지인형님은 종중으로부터 15년 계약만기후 연장하여 사용중에 있으니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저는 물론 자식대까지도 물려줄수 있습니다.
차를 타면 집에서 불과 5~7분정도 거리이고 정읍시에서 조성한 편백숲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오른쪽 시멘트길 농로는 두승산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양옆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뒤편은 두승산 앞쪽은 적당히 트여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며 어지간한 태풍에도 피해가 없을만한곳...
농로를 따라 멀리 뒷편에 보이는곳이 차나무밭입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밭, 칡넝쿨과 잡초가 무성하여 이때만해도 몰랐지요.
고생길 시작이라는것을~~
뒷편의 차나무밭으로 올라와 바라본 전경입니다.
중앙의 커다란 나무에서 한블록 더 내려간곳이 문제의 그 땅....
멀리 정읍시내가 보입니다.
포크레인을 불러 며칠만 하면 되겠지
우선 표면의 잡초를 걷어냈는데....
농사가 안되는 까닭이 있었군요.
돌도 많지만 물이 솟아 땅이 질척거립니다.
어떻게든 물빠짐을 좋게 해야 하니 차라리 잘됐다 싶어 둠벙을 파기로 했지요.
처음에 한개를 파니 금새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물은 모두 이곳으로 모이기는 하나 역부족...
적당한 간격을 두고 2개를 더파서 3개의 둠벙을 만들고 나니 그제서야 물이 좀 잡히는군요.
둠벙마다 관을 묻어 물이 차면 옆 둠벙으로 넘치고 그래도 넘치면 밖으로 흘러나갈수 있도록 배수관을 묻었습니다.
돌들은 무지막지하게 많이 나왔고 군데군데 파고 묻는것으로도 모자라 멀리 도랑쪽으로 아예 둑을 쌓아 처리하였습니다.
한 5백만원 들이면 좋은 밭 되겠거니 하였는데 포크레인 2대와 불도저까지 동원된 대공사가 되었습니다.
중간에 3개의 둠벙을 만들고나니 이번엔 위쪽에서도 물이 납니다.
그래서 이 물은 식수로 사용할까 하고 다른 방법을 썼지요.
1톤짜리 물탱크에 구멍을 뚫어 집수정을 만들어 아래쪽 둠벙으로 관을 연결하였습니다.
흙탕물이 가라앉으니 많이 깨끗해졌습니다만 험상궂은 모습이군요.
가 쪽을 완만하게 다듬고나서야 좀 봐줄만 하였습니다.
봄이 되니 아래쪽에도 물이 있어 이번엔 작은 통을 묻어 해결하였으니 수방시설은 모두 5곳이 되었습니다.
밭은 대충 모양을 갖췄으나 이 상태로는 너무 척박하여 어떤것을 심어도 농사가 되지않습니다.
토양에 유기물이 있어야 작물이 뿌리를 박고 숨을 쉴수 있으니까요.
트랙터를 가진 후배에게 부탁하여 호밀씨앗을 뿌리고....
호밀은 겨우내 자라고 봄에 자라고 토양의 유실을 막습니다.
새로 만든 땅은 이거라도 심지않으면 비가올때 흙이 아래로 흘러내려 골치아파집니다.
호밀도 영양이 있어야 자라므로 약간의 비료도 뿌렸지만
생선액비 찌꺼기를 톱밥에 섞어 고루고루 뿌려주었지요.
집앞 논에서 우렁이와 토하를 잡아다 넣어주었습니다.
우렁이와 새우는 사료를 주지않아도 물에 생기는 파란 이끼를 먹으면서 잘 자라고 번식력도 엄청납니다.
옛날 마당에 만든 작은 연못에서 보았거든요.
물고기를 넣어도 좋으나 새우를 잡아 먹으므로 포기하고 수초는 좀 심어야겠습니다.
농업용 전기를 신청하여 전주 작업을 하는중입니다.
둠벙에 모인 물은 농업용수로 쓸수 있도록 전주를 심고 둠벙주변엔 나무도 몇그루 심고....
올봄 무성해진 호밀은 로타리 쳐서 흙과 고루 섞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상적인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유기물이 턱없이 부족하여
이어서 수단그라스를 파종하고......
가을에 또 로타리 쳐서 땅에 돌려주었습니다.
포도나무를 심으려던 계획은 포도값 폭락도 있지만 올해도 무농약포도농사를 실패하여 차후로 미루었고 다시 또 호밀을 파종하였습니다.
포도나무는 심지않아도 내년엔 뭔가 농사를 지어봐야 할텐데....
왜일까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었으나 농사를 짓지못하는 황무지를 옥토로 만드는데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자라는 호밀은 내년에 갈아엎지말고 수확을 할까...
그 후엔 무엇을 심을까....
벌통을 놓을 그늘시설도 만들까....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