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따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11-15 13:19:59
- 조회수
- 3,657
자난주에 시댁식구들이 온다고하더니 시숙 내외만 우리집으로 오셨습니다.
성묘도하고 부안가서 매운탕도먹고 고창 모양성을 둘러보고 다음날엔 시동생내외와 시누이가 진안으로 온다해서 그곳으로 갔습니다.
산도보고 산에있는 감도 딸 생각으로
언제가도 좋은곳이 산과 바다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잠시해봅니다.
산에 들어서니 풋풋한 자연의 향이 나기도하고 산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살포시 피어있고 때늦은 취나물도 보입니다.
조금 오르니 쉴수있도록 만들어놓은 원두막도 보이고 주렁주렁달린 감나무가 보입니다.
사람은 누가나 같은것일까?
일단은 눈을 즐겁게해주는 감을 하나씩따서 입에 넣어봅니다.
달콤함이 입안가득 퍼집니다.
한두개먹으니 배는 금방 불러오고
시동생식구들은 다른곳에서 감을따고있다하기에 올라오라하고 감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낮은곳은 사람손이 벌써탄 흔적이 보입니다.
손 닿는곳에것을 먼저따고 시숙님이 용기내어 나무에 오릅니다.
대나무가지에 감꼭지를 끼곤 돌리면 감이 떨어지고 아래로 던져주면 울신랑과 형님이 받습니다.
어쩌다 하나 떨어지면 박살이나서 안타까움에 아고고 아까워라 한마디씩 소리도 질러봅니다.
조금있으니 시동생내외와 시누이가 도착합니다.
시동생 역쉬 원두막 지붕으로 올라가 감따기에 합류합니다.
제가 보기엔 크기가 같은것같은데 울형님 시동생이따는쪽에 감이크다고합니다.
시동생은 낚시대에 갈코리를 달아 감나무를 잡아댕기기 쉽게 만들어서 가져왔습니다.
두패로 나뉘어 두사람은 위에서따고 세사람은 아래에서 받습니다.
삼남매가 모이니 안되는것이 없어보입니다.
시숙님과 시동생이따서 던지면 울신랑 손으로 받고 형님은 받아서 푸대에 넣습니다.
잠시후 시숙님 힘들다며 내려오셔서 손으로 한참 받더니 머리를 씁니다.
푸대자루를 두팔에끼곤 벌려서 감을 받습니다.
그리하니 손바닥도 안아프고 떨어져 깨지는 감이 없습니다.
그렇게 받아서 옆사람에게 줍니다.
신나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산을 울립니다.
저러다 감이 눈으로 떨어지면 어쩌나 싶을정도로 모두 나무위를 처다보며 감주기를 기다립니다.
햇님마져 우리를 따스하게 보듬어주는듯합니다.
잠시후 그만따자는 소리가 누군가에 입에서 나오고 내려오란 소리가 연이어 이어집니다.
그러나 나무위헤 시동생은 내려올줄 모르고 하나만 더 하나만 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잠시 배를 채우기로합니다.
집에서 가져간 머루포도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고 따끈따끈한 찐방과 두유가 허기진 배를 채워질무렵
그만따자 더따자 의견이 나뉘고있는데
울 시동생 더 따간다며 나무위로 다시 오릅니다.
사람의 힘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아래쪽것을 대충딴듯하더니 울 시동생 보는사람까지 아찔할정도의 위까지 오릅니다.
울신랑과 시숙님은 위험하다며 소리지르는데 울 시동생 끄떡도않고 감을 땁니다
이젠 아래에 있던 울신랑과 시숙님이 따서 줘도 안받는다며 배짱을 부립니다.
감나무란것이 원체 힘이 없어 사고가 많이 나는 나무이기도합니다.
조심하란 염려의 소리와 쩌렁쩌렁 웃음소리가 온산에 울려퍼집니다.
잠시후 도로 밀릴것 생각해 반도 못따고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만했습니다.
우리 시누는 네집이 가져갈수있도록 고루 담습니다.
각자 가져갈 감을 차에 싣고 한참을 달려 한적한곳을 찾아 도시락을 먹습니다.
가을 어느날 그렇게 감을 따는 행복을 가슴에 담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느집에선 곳감을 깎아말려 온식구 나눠먹을거고 또 어느집은 말랑 말랑 홍시만들어 하나씩 먹겠지요.
우리집으로 온 감은 항아리가 꿀꺽했습니다.
울신랑 감식초 담는다고 우리입이 아닌 항아리입에 넣어주었지요.
그렇게 똑같은 감이지만 각기 다른맛으로 변해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해줄겁니다.
가슴가득 추억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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