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구워먹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6-02 10:38:27
- 조회수
- 4,741
오늘은 머슴둘만 벌있는곳으로 보내고 오랫만에 집에 홀로 남았습니다
같이가자는 버럭씨한테 오늘은 김치담가야한다고 둘이가라고 했더니 마눌이 같이가야
소풍가는 기분이든다며 남자들끼리가면 일하러가는것같아 싫다나요
참말로~~~~
집에서 나가기전 어느날 검둥이와 흰둥이 운동시킨다며 데리고 나갔던 시동생
얼굴엔 함박꽃마냥 웃음가득한 얼굴로 손에 보리한주먹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것 뭐하려구요?"
"구워 먹으려구요"
나참 ^^머리엔 눈이 하얗게 내린양반이 저나이에 보리를 구워먹겟다니
참으로 미스테리 형제입니다
울신랑도 봤으면 똑같이했을겁니다
처음엔 농담인줄알았는데 잠시후 두형제가 재미있는것이라도 발견한양 키득거리며 일을 벌입니다
까스를 가져오고 함석판을 가져다 그위에 솔잎을 한주먹 가져다 불을 붙입니다
에고고 ~~ 난 돈주고 시켜도 하기 싫겠구만 뭣이 저리도 재미있을까?
솔가지는 금방 활활타고 보리가 익어갑니다
어린시절에 많이 해먹어본 솜씨입니다
우리 어린시절엔 보리보다는 밀이 있으면 손으로 싹싹비벼 입에 한입몰아넣고 씹으면
몰캉몰캉한 껌이되어 하루종일 씹고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날보리 한입 비며먹으면 달큰한맛이 입안가득 퍼졌던 그향이 되살아나는듯 합니다
내가 자란곳은 경기도 가평 오디며 살구 산딸기등이 많아
보리를 구워먹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잠시후 다익었다며 두형제 보리를 손바닥에 놓고 싹싹 비벼댑니다
그런후 후~~하고 입바람을 불어대니 다 날아가고 잘익은 보리알만 남습니다
신나게 둘이 한입씩 털어넣더니 얼굴 표정이 바뀝니다
흐흐 호밀이라서 제맛이 안난답니다
호밀은 보통 소먹이로 쓰는것이라 살이 없는모양입니다
자세한것은 물어보지않아 모르지만 호밀이라서 먹을것이 없다고하는것을보니
암튼 그렇게 오십을 몇달 남겨둔 시동생과 오십을 넘긴 형제가 어느날 저녁 어린추억을 더듬으며
보낸 시간입니다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껍보리는 구워도 껍질이 안벗겨진다니까~
이건기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아님 콩 집에서 슬쩍해다가 불에다 튀겨먹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