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가는길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2-11-29 09:03:00
- 조회수
- 3,901
제주도 여행 이틀째 사진입니다.
요즘엔 전체적으로 모니터도 커지는 추세이고 제가 현장감이 넘치는 큰사진을 좋아해서 사진을 크게 올렸습니다.
포탈의 블로그들은 큰 사진을 올려도 줄여서 보여주는데 어차피 똑같은 용량 잡아먹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음~
한라산 등반로중에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를수있는 등산로는 2곳이고 우리는 성판악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택했습니다.
일생에 두번다시 백록담을 구경할수 있는 기회는 올것같지 않았으니까요.
새벽부터 서둘러 대충 아침을 때운후 성판악탐방안내소까지 가서 그곳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맨처음에 보이는것은 커다란 삼나무군락입니다.
삼나무는 편백나무와 모습이 비슷한데 가볍고 수분에 강해 수명이 길므로 벌통재로도 인기가 높은 나무랍니다.
너무 단조로워 삼나무숲은 찍지않았고 그후에 이어지는 모습은 사진의 작은 관목이 큰나무아래 끝없이 펼쳐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너무 지루함.
오른쪽에 보이는 임업용 모노레일은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 대피소까지 이어져있더군요.
대피소에서 물자를 운송하는데 쓰는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다음엔 조릿대군락이 역시 끝없이 이어집니다.
해발에 따라 자생하는 식물들이 다른것이지요
다른 나무에 기생하여 자라는 겨우살이
겨우살이 열매입니다.
형이 씨앗한개를 주며 재미있다고 먹어보라기에 입에 넣어보니 미끈미끈한게 입 천장에 본드처럼 붙어서 안떨어집니다.
검색해보니 나무에 붙어서 싹을 틔워야 하기에 발전시킨 번식방법이군요.
새가 먹어도 끈적끈적한 씨앗은 그대로 나오고 새는 항문에 붙은 끈적끈적한 씨앗을 떼어내기 위해 나무가지에 문지르고 씨앗은 그곳에 붙어 싹을 틔운다는군요.
하여간에 호기심많은 우리 형제~~ㅋㅋ
한참을 걷다보면 보이는 속밭대피소.
정말 다리가 아파 죽지않을만큼의 자리에 위치한 진달래밭 대피소
12시까지 여기에 도착하지않으면 내려올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그시간 후로는 등산로를 막는다고 합니다.
화장실이 있고 간단한 물건을 파는 매점이 있었습니다.
화장실과 컵라면이 있어서 더욱 좋았던곳.
사
높이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산이기에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나무에 서릿발같이 맺힌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젠 한발한발 내디딜때마다 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전나무처럼 보이는 이 나무는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주목"입니다
제가 자란 고향에도 내소사에 있는 전나무만한 크기의 전나무 2그루가 있었는데 그곳은 천석궁 부자의 옛집이었답니다.
주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구석구석 주인의 취향이 담겨있는 한국식 정원은 우리들의 놀이터였습니다.
나뭇잎같은 등에 콩알같은 열매가 열리는 오동나무와 우리가 올라가 놀만큼 큰 측백나무와 향나무, 호도나무, 새빨간 단풍나무, 매실나무, 온 마을이 환해지는 왕벚나무들...
돌로 만든 우물과 돌로 만들어진 수조같은 것들은 어떻게되었을까...
그때는 당연하게 알았는데 그런 모습은 그후에 어디에서도 볼수 없는 진귀한 곳이었습니다.
오르다보면 현위치를 표시한 안내판이 여러개 보입니다.
온통 현무암 덩어리인 등산로는 한눈파는것을 허용하지않습니다.
그나마 너무 험한곳은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수월했지요.
걷고 걷고 또 걸었던 등산로에 보이는 겨울풍경은 이곳까지 올라온 고단함을 잊고 보상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눈꽃도 아니고 서릿발도 아닌것
정상에 다가오니 구름이 노는 높이에 우리도 와있는것이고 구름이 한패거리 바람을 타고 몰려다니다가 나무에 맺혀 점점 얼어붙는 현상, 바로 구름꽃이었습니다.
구름꽃? 그런말이 있나 모르겠네~~ㅎㅎ
스님같은 복장의 동생모습입니다.
올라가면서 찍은 사진, 순서대로.
제수씨와 마눌과 누나.
아래쪽에서는 너무 더워 잠바는 허리에 걸치고 왔는데 여기서는 어림도 없지요.
구름이 나무에 맺혀 얼어붙을 정도이니 너도나도 꽁꽁 싸매야 합니다
안개는 끝이 없으나 구름은 떼로 몰려다니는것이 다르더군요
구름안에서 느끼는 구름은 안개같았지만....
서서히 나무들이 줄어들고 풀만보이는 모습이 시작됩니다.
구름은 풀이라도 잡고 쉬어야겠지요.
50미터만 더 오르면 정상이지만 그것은 수직높이이고 등산로는 경사지게 오르니 그보다 3~5배는 더 걸어야합니다.
그래도 코앞에 다가온 정상에 전율이 느껴지고 힘이나는곳입니다.
드디어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정상이 보입니다.
백록담에서는 빠른속도로 구름이 솟구쳐 올라와 머리위를 내려갑니다
생전 처음으로 구경한 백록담.
기대만큼 물이 차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훨씬 웅장한 모습이어서 놀랐습니다.
dslr이 없어 전경을 한컷에 담지못해 아쉽습니다.
구름은 한시도 가만있지않고 빠른속도로 움직였으며 아래에서 올라와 백록담을 덮어버립니다.
일부는 역시 빠르게 분화구를 넘어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한참을 기다려 구름이 걷히면 백록담을 볼수 있었습니다.
형이 찍은 사진
역시 광각렌즈가 아니라서 한계는 있군요.
바람이 강하여 백록담을 정면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워 조금 구경한다음에 아래 나무계단으로 내려오고
다시또 구름이 걷히면 올라가 구경하고.....
나무로 만든 계단과 평평한 공간은 그아래가 어떠했을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내 눈과 같은 높이에 멀리 구름이 보이고 그아래 바다가 보입니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오른 날....
다음엔 백두산에 올라야하겠지요.
그러나 정복의 대상으로 본다면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그위에는 또 다른 산이 있고 하늘이 있고 우주가 있으니 현실에 만족하렵니다.
까마귀
" 인간들은 이 높은곳에 뭐하러 자꾸 올라올까?" 까마귀생각~
"짜식 뭐 부스러기라도 없나 하고 얼쩡거리는구나" 인간들생각~
인증샷!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겨우살이 열매를 미슬토라고 하더군요. 붉게 익은 열매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일전에 약초카페 모임에서 미슬토 한알을 입에 넣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목에 걸려 있더군요. 미슬토를 입에 넣고 술과 안주를 제법 많이 먹었는데도 그대로 붙어있더군요. 목에 걸려있는 것을 도로 뱉어내었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미슬토는 항암작용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문용희님의 댓글
정상에 무슨 까마귀떼가 그리 많은지 몰겄어요
운영자님의 댓글
우린 가을에 다녀왔어요~